소식통 “김정은, 2014년에 이미 관련 지시 하달…완공에 큰 만족감”
“北 당국, ‘최대 7분 안에 핵탄두 탑재 ICBM 발사 능력 갖춰’ 평가”
북한이 4년여에 걸쳐 자강도 내 주요 군수공장을 잇는 지하갱도 관통 공사를 진행해 최근 완성했다고 소식통이 전해왔다. 이번 공사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이동과 발사 관련 동향이 외부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목적에서 진행됐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북한 내부 소식통은 5일 데일리NK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4년 1월 8일 중앙당 군수공업부(제2경제위원회)와 조선인민군, 인민보안성, 자강도당위원회 등 관련 책임일꾼들에게 내린 방침에 의해 자강도 내 군수공장 지하갱도 관통 공사가 시작돼 지난 4월 초 완성됐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 공사로 생화학무기 종합 생산기지인 강계화학공장(361호공장)을 비롯해 성간전선공장(성간11호공장), 공인분공장, 강계뜨락또르(트랙터)공장(26호군수공장), 강계종합기계공장(93호공장) 등 자강도 내 주요 군수공장이 지하로 연결됐다.
한반도 북쪽, 중국의 지린(吉林)성과 맞닿아 있는 자강도는 북한의 군수공장이 밀집한 지역이다. 북한 당국은 전체 면적의 90%가 산지에 속하는 이곳 자강도를 군사적 요충지로 여겨, 전략적 판단에 따라 군수산업을 의도적으로 발달시켰다.
자강도 내 군수공장을 잇는 지하도가 완공된 직후 이곳을 찾은 김 위원장은 큰 만족감을 드러냈으며, 이번 공사에 참여한 인민군 제7총국 제25여단의 지휘관 및 과학자, 기술자들과 함께 비공개 기념사진을 찍기도 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이와 관련해 소식통은 “현대전의 요구에 맞게 군사과학적으로 철저히 준비된 대륙간탄도로켓(미사일)의 종합기지로 발전시켜 적들의 음모와 도발에 대응할 수 있는 지하병기창을 완성하는 것이 이번 군수공장 지하갱도를 연결한 목적”이라고 말했다. 그 어떤 조건과 환경에도 구애받지 않고 핵탄두와 발사체, 이동식발사대를 안전하고 유리한 장소에 집결시키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북한에서는 이번 지하도 완공에 대해 ‘당(黨)이 결심하고 최고사령관 동지(김정은)가 명령만 내리면 단 3~7분 사이에 ICBM을 발사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언제, 어디서, 어떻게 미사일을 발사할 지 외부에서 눈치채지 못하도록 자강도 내 임의의 장소로 핵무기의 집합·이동이 가능하게 됐다는 것이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 관련 동향이 인공위성을 통해 수시로 포착되고 있다는 점, 이에 따라 미국으로부터 선제타격을 받을 위험성이 있다는 점을 북한이 극도로 경계하고 있는 것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때문에 북한 당국 입장에서는 인공위성으로도 파악하기 어려운 곳에 핵물질과 핵무기를 은폐하기 위한 다양한 방도를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 앞서 본보는 북한 고위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 당국이 최근 자강도를 ‘선군혁명특별지구’로 공식 지정할 데 대한 문제들을 논의했으며, 이와 관련한 구체적인 계획도 세우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당시 고위 소식통은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핵물질 및 무기를 철저한 체계 하에 관리하겠다는 의도가 읽힌다”면서 “자강도도 평양처럼 일반 주민들이 쉽게 들어갈 수 없는 지역으로 변모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