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인권압박 ‘미국탓’ 전가 말고 全세계 경고 되새겨야”

지난 9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북한의 인권 상황을 논의하는 회의를 3년 연속 개최한 것에 대해 김정은 정권이 외무성 대변인을 내세워 이를 맹렬히 비난했습니다. 어제(12일) “조선중앙통신 기자와 가진 문답”이란 것을 통해 악랄한 적대행위로 강력히 단죄 규탄한다느니, 유엔과 그 성원국들에 대한 노골적인 우롱이고 모독이라느니, 매번 하던 똑같은 말을 되풀이했습니다.

외무성 대변인은 인권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북한 인권문제를 다룬 것도 미국 때문이라는 어처구니 없는 말도 했습니다. 북한 외무성은 나라를 대표해 외교정책을 펼치는 곳인데, 유엔 안보리가 뭘 하는 곳인지, 모르는가 봅니다. 유엔 안보리는 2005년에 짐바브웨, 2006년에 미얀마의 인권 문제를 논의한적이 있습니다. 세계의 평화와 안전을 위해 중요한 결정을 내리고 협의하는 곳이 바로 유엔 안보리이기 때문에 인권 문제도 논의하는 것입니다. 북한의 인권 상황도 국제적으로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에 지난 2014년부터 3년 연속으로 정식 안건으로 채택해 다루고 있습니다. 김정은이야 외교 경험이 전혀 없기 때문에 그렇다손 치더라도, 외무성 대변인이라면 어느 정도 상식에 맞는 말을 해야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또 모든 걸 미국 탓으로 돌리는 것도 이제 지겹습니다. 미국 소리만 내면 북한 주민들이 무조건 믿을 줄 아는 모양인데 모든 책임을 미국에 전가하는 한심한 수법은 이제 그만둬야 합니다. 유엔안보리에는 미국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자기편이라고 굳게 믿고 있는 중국도 있고 러시아도 상임이사국입니다. 두 나라 중 한 나라만 반대해도 절대 합의가 안 되는 체계가 바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입니다. 그리고 2년마다 한번씩 바뀌는 10개의 비상임이사국도 있고, 여기에는 북한의 우방국이나 우호적인 국가들도 포함됩니다. 현재 비상임이사국들 중에는 에짚트, 베네수엘라, 앙골라 같은 나라들도 있습니다. 지난 9일 유엔 안보리에서 북한 인권 문제가 정식으로 채택된 건, 9개 이상의 이사국들이 찬성했기 때문이지 미국이 강압적으로 끌고 간 것이 아니라는 말입니다.

그렇다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그동안 다루지 않았던 북한의 인권 문제를 3년 연속 정식 안건으로 채택한 이유가 무엇 때문이겠습니까? 그만큼 북한에서 벌어지고 있는 인권유린상황이 엄중할 뿐 아니라 개선될 여지조차 전혀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김정은은 미국, 미국하면서 뚱단지같은 소리를 하지 말고, 현재 인권 상황이 어떤지, 어떻게 하면 인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 개선책을 세워야 합니다. 모든 것이 미국탓이라는 변명은 이제 그만두고, 국제사회가 우려하는 인권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똑똑한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