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연애까지 통제?… “노련하고 건전하게 연애하라” 황당 지시 논란

함흥약대, 학풍 해친다며 공개 연애 금지… 학생들 “기준도 없이 숨어서 만나라니 황당해”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024년 10월 19일 “귀중한 조국을 위해 청춘을 아낌 없이 바쳐갈 열의에 넘쳐 있는 금성정치대학 학생들”이라고 보도했다. / 사진=노동신문·뉴스1

함경남도 함흥약학대학이 최근 학생들에게 교내 연애와 관련한 경고 조치를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애를 “노련하고 건전하게 하라”고 지시한 것인데 연애를 금지하는 것은 아니지만 교내에서 드러내지 말라는 통제 조치로 해석된다. 

26일 데일리NK 함경남도 소식통은 “지난 20일 함흥약대 당위원회가 전체 교직원 총회에서 교내 학풍을 좀먹는 온갖 불건전 행위를 근절할 것을 강조하며 학생 간 연애 문제를 신중하게 다루라는 지시를 내렸다”며 “연애 문제가 불거질 경우 학부장과 학과장은 물론 담임 교원까지도 연대적 책임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다”고 전했다.

함흥약대는 전국 각 도(道)에서 우수한 학생이 모이는 중앙급 대학으로 기숙사 생활을 하거나 자취하는 학생이 많다. 

중앙 대학의 특성상 집에서 부모와 함께 사는 학생보다 기숙사나 자취 생활을 하는 사람이 많은데, 그러다 보니 다른 대학보다 학내 연애 비율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기숙사의 경우 남녀 숙소가 따로 구분돼 있지만 기숙사에 사는 학생들은 자주 만날 기회가 많기 때문에 자취를 하거나 통학을 하는 학생들에 비해 연애 비율이 높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또한 기숙사에 살면서 연애를 하는 학생들은 통금 시간과 상관없이 밤에도 교내에서 만날 수 있어 보다 자유로운 연애를 하고 있다고 한다. 

간혹 자취를 하는 학생들은 숙식비를 아끼기 위해 연인끼리 비밀스럽게 동거를 하는 일도 종종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학교는 교내 환경 개선이나 실습 자재 마련, 교구 비치 등 각종 교육비를 학생들에게 부담시키는데, 교내에서 연애를 하면 연인과 함께 돈이나 자재를 마련할 수 있어 학생들은 “연애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는 말까지 하고 있다.

이렇게 함흥약대 내에서 연애에 대한 자유로운 분위기가 형성되자 학교 측이 이를 제재하고 나선 것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함흥약대 내 청년동맹은 “교내 연애는 학풍을 해치는 불건전 행위”라며 “연애를 하려면 노련하고 건전하게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대학생들도 성인이기 때문에 연애를 완전 금지할 수 없지만 교내에서 연애를 하려면 공개적으로 하지 말고 비공개 연애를 하라는 얘기다. 

다만 연애에 대한 이 같은 통제도 과거보다는 한층 완화된 것이라는 게 소식통의 얘기다. 소식통은 “과거에는 교내에서 연애를 하다 걸리면 둘 다 출학(퇴학) 조치를 당했지만 지금은 연애로 출학을 시키면 교원, 학과장, 학부장까지 연대 책임을 물어야 하기 때문에 출학까지는 시키지 않는다”며 “그러니 몰래 숨어서 연애를 하라고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연애 통제 조치에 학생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학생들은 “도대체 노련하고 건전한 사랑이라는 게 뭐냐”, “명확한 설명이나 기준도 없이 그냥 숨어서 연애를 하는 게 무슨 건전한 연애냐”며 학교의 연애 통제를 비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