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아직도 소고기 먹으면 처벌?…”NO! 이제는 통조림까지 나왔다”

진행 : ‘한주간의 북한 소식’입니다. 오늘도 강미진 기자와 함께 하겠는데요. 강 기자, 우선 지난 한 주 사회 동향에 대해 전해주시죠.

기자 : 네, 역사적인 남북 정상회담으로 한국과 북한 모두 열띤 분위기가 느껴지고 있는데요. 북한 주민들은 노동신문과 조선중앙TV를 통해서 이번 회담의 내용과 관련 사진들을 보면서 나름대로의 판단과 분석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사실 한국에서는 실시간으로 회담 소식을 전했지만 북한은 제한적이었죠. 하지만 북한에서도 정보가 활발하게 공유가 되는 지역이 있습니다. 바로 북중 국경지역인데요, 북한 밀수꾼들이나 무역업자들을 통해 유통되는 여러 정보들이 빠른 속도로 주민들 속에 퍼지면서 이번 회담에 대한 주민들의 기대가 높아진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 : 이번 회담에 대해 북한 주민들은 대체적으로 어떤 기대감을 표출하고 있는 건가요?

기자 : 네, 보통 북한 주민들은 여행을 자유롭게 할 수 없고 또 통제와 감시를 받으면서 생활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부분이 자유로워지길 갈망하고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특히 경제가 활성화 되어서 중국의 수준을 뛰어넘는 그런 생활을 꿈꾸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또 남북이 통일하면 세계에서 가장 강대한 국가가 될 수 있다는 자부심도 있더라고요. 북한 주민들과 통화를 하다보면 군사력이 세계적 수준에 도달했다는 말을 자주 듣게 되거든요, 주민들은 세계 선진국과 당당하게 어께를 마주하고 있는 한국과 협력한다면 세계 강대국들도 감히 건드리지 못하는 그런 강한 국가가 될 수 있다는 말로 통일국가를 꿈꾸고 있다는 것입니다.

또 한 주민은 한국에서는 쌀이 남아돌아간다고 하는데, 처치곤란으로 쌓여 있는 것을 우리(북한)가 소화하고 중국에 헐값으로 내보내는 광물과 같은 천연자원들을 한민족인 남조선(한국)에 보내서 경제발전에 이용하면 얼마나 좋겠냐는 말도 전했습니다. 한국의 기술과 북한의 자원으로 민족의 발전을 꿈꾼다는 말이어서 듣는 마음이 설렜습니다.

진행 : 이번 남북회담을 통해 북한 주민들에게도 통일에 대한 기대가 싹트고 있었네요, 향후 좋은 진전이 있지 않을까 그런 기대를 가져 봅니다. 또 다른 소식도 전해주시죠?

기자 : 네, 북한 단속 기관의 주민들에 대한 인권침해가 여전하다는 소식 전해 드리겠습니다. 활기를 띠고 있는 남북 회담의 기대와는 어울리지 않는 소식이어서 전하는 마음도 밝지 않는데요.

다름이 아니라 지난달 함경북도 국경지역에서 송금 작업을 하다 현장에서 발각, 보안원(경찰)에 체포된 주민들이 보안서 감방에서 동상을 입을 정도의 추위 속에서 벌벌 떨고 있다고 하는데요, 이에 보안서 계호원(간수)들은 “죄를 진 놈들이 따뜻하게 지낼 수 없다”는 말로 위협했다고 하네요. 아직까지 간부들의 인권 의식은 멀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에 주민들은 찬 냉돌방에서 신장염이나 동상 등 각종 질환을 얻는 피해를 보게 되는 것이죠.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

진행 : 북한 주민들의 이런 고통이 더는 지속되지 않기를 기대해봅니다. 남북관계가 긍정적으로 흘러가면서 북한 주민들의 의식이나 시장 활동에서도 변화가 있을 것 같은데요, 최근 시장동향은 어떤가요?

기자 : 네, 매번 북한 전역의 시장동향을 점검하면서 느끼는 것이 있는데요, 북한 시장이 최근 몇 년간 정말 많이 변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런 변화들 중에 북한산 즉석식품들이 대량 등장하고 있다는 부분도 흥미로운 대목인데요.

내부 소식통들에 따르면 한국의 즉석식품과 유사한 제품이 등장하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었는데요, 이와 관련 데일리NK는 얼마 전에 북한 즉석식품 여러 가지를 입수한 바 있습니다.

오늘은 캔에 넣은 여러 식품들을 소개해 드릴 텐데요, 북한 시장에 오래전부터 등장하기도 했지만 이전에는 일부 돈이 많은 주민들 혹은 공급대상들만 받아봤던 통졸임(통조림)도 이제는 일반 주민들이 흔히 먹을 수 있는 식품으로 거듭났다는 점에서 북한 시장의 변화를 어느 정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진행 : 북한산 통조림, 흥미로운 부분이네요. 대체적으로 어떤 걸 넣어서 파는 건가요?

기자 : 네, 이런 통졸임은 육류도 있고 수산물도 있습니다. 최근에는 밥이나 죽도 캔에 포장해서 판매가 되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이렇게 북한에서는 캔에 들어간 모든 식품들을 통졸임으로 부르기도 하고요, 깡통식품이라고 칭하는 주민들도 있습니다.

진행 : 그렇다면 이제 자세히 소개해 주시죠.

기자 : 네, 오늘 시간에는 데일리NK가 입수한 통졸임들만 소개하려고 하는데요, 우선 육류로는 소고기와 돼지고기 통졸임이 있습니다. 그리고 수산물로는 임연수 통졸임이 있고요, 잣을 넣어서 만든 영양죽인 잣죽 통졸임도 입수했습니다.

그리고 한국에서도 몸에 좋기로 정평이 나 있는 검은찹쌀밥도 통졸임으로 포장돼 판매가 되고 있어서 여행을 하거나 가족끼리 야외식사를 할 때에도 즐겨 찾는다고 합니다. 돼지고기 소고기 통졸임은 각각 450g으로 포장돼 있었구요, 건강쌀인 검은찹쌀밥은 고려항공에서 기내식으로도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입수한 캔 식품들 외에도 정어리 통졸임, 고등어 통졸임, 그리고 각종 과일 통졸임도 있는데, 지방에서보다 평양에서 많이 팔리고 있다고 합니다. 소식통은 “우리(북한)사람들 수준이 비싼 돈을 주고 과일 통졸임을 먹을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며 “외국인들이 많이 오고가는 평양과 (강원도) 원산에서는 과일 통졸임이 많지만 지방에서는 소고기 돼지고기, 잣죽 등이 더 인기가 있다”고 부연했습니다.

진행 : 탈북민들을 만나보면 북한에 있었을 때 소고기를 먹을 수 없었다고 이야기를 주로 하시거든요. 그런데 이제는 통조림으로 해서 나온다니 정말 변화가 느껴지는 부분입니다.

기자 : 중요한 ‘생산수단’으로 간주돼 주민들이 소를 잡아먹지 못한 적이 있었죠. 당시엔 도살까지 금지했기 때문에 잡아먹다 걸린 주민들이 모진 고초도 겪어야 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세상이 달라졌습니다.

지금은 일반 주민들도 소고기를 즐겨 먹고 있습니다. 보양식으로 생각하는 주민들도 많습니다. 또한 (강원도) 세포등판도 고기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간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현재 전국의 매 시장들에 있는 육류 매대에는 소고기를 비롯해서 양고기 등 각종육류들이 판매되고 있어 일반 주민들도 일상적으로 먹는 식품이 됐습니다.

진행 : 북한 주민들의 식탁이 이런 식품들로 좀 더 풍성해지고 있지 않을까 생각이 되는데요, 그렇다고 일반 주민들이 이런 통조림을 즐겨 먹을 수는 없을 것 같은데, 어떤가요?

기자 : 맞습니다. 아까 한 주민의 반응을 전해드렸던 것처럼 북한 주민들이 일상적으로 이런 제품을 구매할 정도로 생활이 부유한 것은 아닙니다. 일부 계층들은 이따금씩 구매해서 먹을 수도 있지만 대부분 주민들은 생일이나 가족나들이 그리고 아이들이 학교에서 진행하는 집단 모임 때 등 특별한 경우에 구매를 한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가격대를 알아봤는데요. 파악한 데 의하면, 소고기와 돼지고기 통졸임, 그리고 임연수 통졸임은 북한 돈으로 13000원 정도였습니다. 북한 시장 시세로 쌀 2.7kg을 살 수 있는 돈입니다.

그리고 잣죽과 검은 찹쌀밥은 10000원 정도로 조금 싼 가격에 팔리고 있다고 합니다. 최근 북한 주민들도 아기에게 분유나 이유식을 하는 사례들이 늘고 있다고 하는데요. 그러다보니 몸에 좋다는 잣죽도 아이들 용으로 판매가 되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북한 시장에서 새롭게 등장한 또 다른 즉석식품인 마늘절임, 매운닭발, 멸치맛 칼국수, 북한산 라면인 즉석국수 등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 주에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 : 마지막으로 최근 북한 시장 물가동향 전해주시죠.

기자 : 네. 북한의 쌀값과 환율을 비롯해 최근 시장에서의 물가 동향 알려드립니다. 먼저 쌀 가격입니다. 1kg당 평양 5050원, 신의주 5000원, 혜산 4900원에 거래되고 있고 옥수수는 1kg당 평양 2200원, 신의주 2040원, 혜산은 224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다음은 환율 정보입니다. 1달러 당 평양 8000원, 신의주는 8030원, 혜산 8060원이구요. 1위안 당 평양 1250원, 신의주 1240원, 혜산은 130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이어서 일부 품목들에 대한 가격입니다. 돼지고기는 1kg당 평양 13050원, 신의주는 13000원, 혜산 1270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다음은 휘발유 가격입니다. 휘발유는 1kg당 평양 14500원, 신의주 14200원, 혜산 14300원으로 판매되고 있고 디젤유는 1kg당 평양 7500원, 신의주 7500원, 혜산 7800원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강미진 기자
경제학 전공 mjkang@uni-medi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