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설 맞아 시장가격으로 술 공급하면서 원수님 배려”

▲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이 양력설을 맞는 북한 주민의 모습(2015)을 소개했다. /사진=조선중앙통신 캡처

북한 일부 지역에서 음력설을 맞아 각 세대에 술 1병을 ‘국정가격’이 아닌 ‘시장가격’으로 책정해 공급하면서도 ‘원수님(김정은) 배려’를 선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반적으로 술 1병은 국정가격이 500원, 시장가격이 1200원이다. 당국이 ‘공급’보다는 ‘판매’를 진행하면서도 인민애(愛)를 선전하는 황당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평안북도 소식통은 25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원수님(김정은) 생일(1·8)에도 아무 공급도 없었지만 음력설에는 오히려 인민반에서 세대별 술 한 병을 공급하고 있다”면서 “(김정은이) 생일보다 전통적인 설 명절을 부각시켜 백성을 위한다는 영상(이미지)을 선전하려는 것”이라고 전했다.

소식통은 이어 “다만 정부예산이 아니라 지방 식료공장에서 재배한 강냉이로 빚은 술을 공급하는 것”이라면서 “시장 체계로 예산을 확보한 후 술을 생산했기 때문에 식료상점에도 시장가격으로 공급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식통에 의하면, 평안북도에서는 양력설과 김정은 생일 연휴에도 국가명절 공급은 없었다. 하지만 음력설을 맞아 인민반에서는 술 1병 공급명목으로 약 열흘 전부터 ‘세대별 공병(空甁) 2개 상납’을 지시했다. 또한 병을 바치지 않으면 술 공급도 없을 것이라는 ‘엄포(?)’도 했다고 한다.

소식통은 “술 1병 공급 받으려고 공병 2개를 수집하는 것도 웃기지만, 배려로 공급된다는 술 가격이 시장에서 판매되는 가격과 같다는 점에서 황당해 하는 주민이 많다”면서 “주민들 사이에서 ‘당(黨)도 장사꾼 다 됐다’ ‘술 1병도 배려냐’는 불만이 나오는 것”이라고 현지 반응을 전했다.

다만 공장 술을 제대로 맛보지 못했던 일부 주민들은 ‘시장 가격’을 주고서라도 공급을 받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시장에서 팔리는 밀주는 원시적인 방법으로 술 정제를 하기 때문에 공장에서 생산되는 술보다는 맛과 질에서 떨어진다고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식통은 “간부나 돈주는 명절공급 술은 쳐다보지도 않지만, 일반 주민들은 공장 술을 맛보기 위해 길게 줄 서 있기도 한다”면서 “이마저도 공병을 내지 못한 세대는 판매원들의 제지에 분노를 표시하면서 돌아서곤 한다”고 전했다.

한편 북한 당국이 음력설을 맞아 설날인 28일부터 30일까지 사흘 휴식 방침을 하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민속명절을 강조한다는 부분과 일요일(29일)이 껴 있어 월요일까지 쉴 수 있도록 배려한다는 측면을 강조한 것 같다”면서 “돈벌이 잘하는 사람들은 좋아하겠지만 일반 주민들은 음식 장만할 돈이 없어 반가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