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선물정치 부작용…“질 떨어진 선물로 수령 위신까지 폭락”



▲평양식품공장에서 생산되는 여러 형태의 과자. 이 상품들이 김 씨 일가 생일 선물을 품질부분에서 압도하고 있다. /사진=데일리NK 자료사진

진행 : 북한 당국이 김정일 생일(2.16)을 맞아 전국의 어린이들에게 당과류를 선물합니다. 북한의 선물제도는 주민충성을 유도하는 전략으로써 초기에는 정치적 효과가 적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갈수록 선물문화가 수령의 위신을 하락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하는데요. 북한 선물제도의 부작용 실태, 설송아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설 기자 관련 소식 전해주시죠.

기자 : 지난 김정은 생일(1.8)에도 어린이 선물수여식이 있었지만요. 다가오는 김정일 생일(2.16)에도 전국의 탁아소, 유치원, 소학교(우리의 초등학교) 학생들에게 탕과류(1kg)가 공급됩니다. 선물 공급은 1977년 김일성 생일 65돌을 기점으로 지속됐는데요. 이때는 교복과 당과류 원자재를 국가에서 공급했습니다.

그러나 1987년부터 교복은 국정가격에 유료로 공급하기 시작했는데요. 경제난의 시작이었죠. 이후 1990년대부터 경제난이 심각해지자 북한당국은 선물 당과류 생산마저도 지방이 자체로 해결하도록 지시했습니다. 각 지방 산업공장에서는 원자재 마련에 머리를 싸매야 했는데요. 생산이 미달되면 정치문제로 확산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무역과 시장에서 원자재를 구입해야 했던 국영공장들은 생산계획에 집중했는데요. 오늘 이 시간에는 선물제품 품질 감독이 묵인되면서 수령 위신이 하락되는 부작용 실태를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진행 : 이제 김 씨 일가의 생일 선물 마련이 지방 책임이 됐다고 하셨는데, 그렇다면 생일이 다가오면 지방 정부의 고민도 만만치 않을 것 같습니다.

기자 : 선물생산을 보장하지 못하면 정치적 문제로 이어집니다. 최소 사탕, 과자를 만드는데 설탕, 밀가루, 기름 등 기초 자재가 필요한데요. 각 지방 식료공장에서는 중국과의 자체 무역으로 원자재를 조달합니다. 또 옥수수, 콩을 비롯한 농작물은 지방 식료공장에서 조성한 원료기지에서 확보하거든요. 식료공장의 자력갱생 수준에 따라 선물 생산자재는 부족할 수도 있습니다.
 
여기서 부족한 자재는 해당지역 주민 세부담으로 걷어 들이는데요. 이미 알려진 것처럼 김일성·김정일·김정은 생일 전이면 세대마다 깨, 콩, 달걀 등 모으곤 합니다. 평안남도 지역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농촌지역에서는 콩 두 키로(kg)를, 도시에서는 북한 돈 5천원을 걷었다고 합니다. 지역별 선물 생산능력이 다르다보니 당과류 선물은 모양과 맛에서도 차이가 나는 것이죠.

진행 : 선물용 당과류가 시장 상품보다 질적인 부분에서 떨어진다고 할 수 있겠는데요. 원자재 부족 문제로 봐야 할까요?

기자 : 원자재 부족보다는 위대성 선전에 선물을 이용하는 사회문제로 접근하고 싶습니다. 충성심을 가지고 자력갱생하라며 북한당국은 공장노동자들을 선물생산에 무보수 노동을 강요합니다. 그리곤 생산된 제품이 수령 이름으로 선물되고 말죠. 월급과 배급도 없이 선물생산에 충성하기에는 이미 북한 주민들이 깨어있는데요.

때문에 결국 간부들과 노동자들의 비리가 발생하는 것입니다. 우선 식료공장에서 생산작업반에 원자재 공급할 때 중간간부들이 자재를 뒤로 빼돌립니다. 또한 노동자들은 생산과정에서 설탕, 기름 등 원자재를 빼돌리고요.

식료공장 노동자들은 ‘선물식품을 생산할 때 일 년 농사를 짓는다’고 합니다. 각자 국가 자재를 훔쳐 월급과 배급을 대용하는 거죠. 결국 선물 간식을 생산하는 데 기름, 설탕 함량이 제대로 들어가지 않게 되고, 결국 맛은 떨어질 수밖에 없는 겁니다. 또 선물은 팔 것도 아니지 않습니까. 위대한 수령의 선물을 맛없다고 민원을 제기할 수도 없겠고요. 이 같은 신격화도 질을 떨어뜨리는 데 일조하는 ‘모순’이 발생하고 있는 겁니다.

진행 : 구조적인 문제로 품질이 떨어지고 있는 것이군요.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드는 게 있는데요. 그래도 지방 식료공장에 선물제품을 검사하는 체계는 잡혀 있을 것 같은데,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나는 건가요?  

기자 : 각 식료공장에는 품질감독부가 있습니다. 선물용 당과류가 기술조작대로 생산하도록 검사하는 거죠. 품질감독부 감독원 검사에서 통과돼야 합격품이 되지만요. 문제는 감독원도 먹고 살아야 하는 거죠. 규정대로 살아봤자 수익도 없는 판에 품질감독을 묵인하는 게 현명하다고 생각하지 않을까요. 그래야 뇌물이 들어오거든요.

반면 시장에 판매할 상품검사는 철저하게 진행합니다. 고객의 요구에 맞는 품질과 포장이 수익을 결정하기 때문입니다. 현재 평안남도 시장에는 대부분 평양대성식품공장 등 평양에서 생산한 사탕, 과자, 초콜릿이 판매되는데요. 모양과 포장, 맛까지 한국 제품 못지않다는 것이 소식통의 설명입니다.

평안남도 소식통은 6일 데일리NK에서 “‘중국 상품은 저리가라 할 만큼 국산(북한) 과자가 맛있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이다”며 “중국 당과류는 국산보다 눅어도(싸지만) 사먹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여기서 북한산 과자(1kg)는 (북한돈)1만 원, 사탕은 7000원이고요, 개인이 만든 과자는 북한돈 4000~5000원정도에 판매된다고 합니다. 선물 과자는 가장 눅은 가격에 판매되고 있지만 인기는 없다고 하네요. 

진행 : 강제적인 선물정치가 수령의 선물 위신을 자연스럽게 깎아내렸다고 볼 수 있겠네요. 좀 전에 교복이 유료로 공급된다고 하셨는데, 그 원자재도 지방 자체로 해결하는가요?

기자 : 네. 물론입니다. 양강도, 함경북도를 북부지역에서는 주로 원목을 중국에 팔아 원단을 수입하는 것으로 알려졌고요. 평안남도에서는 석탄을 비롯한 자원 수출로 자금을 마련합니다. 김정은 시대 12년제 의무교육이 시행되면서 교복생산 계획수행이 중요해졌는데요.

이에 대해 교복생산에 직접 참여했던 함경북도 무산군 출신 탈북민(2010년)은 “중국에서 들어온 원단이 피복공장으로 공급돼 학생용 교복을 만들었다”며 “무역이 잘 안될 때는 평양무역회사에서 천을 받아 올 때도 있었는데 후에 물어줘야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국제시장 물가에 따라 교복 가격도 상승하고 있는데요. 2006년 학생교복이 국정가격 100~120원에 공급되었거든요. 2~3년에 한번씩 공급되는 교복이 현재 북한돈 7000~9000원이라는 것이 평안남도 소식통의 전언입니다. 올해는 대북 제재 강화로 원단수입까지 막힌 상황에 학생들의 교복생산 차질이 우려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