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도굴꾼 ‘개성옛집’ 매입 통째 도굴”

▲한옥이 아직 많이 남아있는 개성 시가지 @연합

북한의 골동품이 도굴꾼들에 의해 남한 등 외부에 은밀히 팔려온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러나 고려의 수도였던 개성이 당, 보위부 등 권력층의 개입 하에 도굴꾼들이 매장 골동품이 많은 개성 옛집을 불법 매입하여 통째로 도굴하는 사례는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다.

북한 00창작사 중국사무소 책임자 류진수(가명,48세)씨는 몰래 고려문화재(골동품) 장사를 하고 있다. 필자는 한국에 입국하기 전 중국의 골동품 전문가 김명진(가명,46세 조선족)씨를 통해 류소장을 알게 됬다.

김씨는 북한에서 오는 골동품을 싸게 사서 한국, 일본 등지에 비싸게 파는 사람이다. 김씨는 골동품 전량을 류씨를 통해 구입하며 가짜가 없다는 것이다. 류씨는 북한에 거대한 도굴망을 가지고 있으며 뒤(권력)도 든든하다는 게 김씨의 설명이다.

류씨의 도굴망은 권력층이 개입하고 도굴-운반-판매로 짜여진 조직이다. 개성의 도굴책들은 고려문화재를 도굴하기 위하여 다음 순서대로 움직인다.

도굴= 개성 시내에 있는 아주 오래된 옛집(큰 기와집)을 통째로 매입한다. 옛집은 법으로 사고 팔 수 없게 되어 있지만 권력기관이 개입하면 가능하다. 도굴꾼들은 이때부터 옛집의 마당과 부엌, 구들장까지 통째로 파헤친다. 무덤을 도굴하는 경우는 오히려 사소한 일에 속한다.

개성 옛집에는 도자기류가 가장 많고 항아리속에 금은 노리개들도 나온다. 옛날 옷가지들, 고려시대 부자들이 사용한 금, 은, 청동으로 된 각종 머리핀(집게), 동전과 청동기 유물 등 종류가 다양하다.

운반= 골동품은 첫번째 운반책이 개성-평양행 열차를 이용하여 수화물 형태로 평양까지 가서 두번째 운반책에게 넘겨준다. 짐(골동품)을 넘겨받은 두번째 운반책은 평양-신의주행 열차를 이용, 똑같은 방식으로 신의주까지 가서 판매책(류진수 등)에게 직접 짐을 넘겨준다.

판매= 판매책은 신의주에서 휴대전화를 이용하여 중국쪽(단둥 등지) 골동품 상인 김씨와 접선장소와 짐(문화재)의 안전한 이동경로를 확인한다. 핀매책은 국경 경비대에게 뇌물을 주고 배(모터보트 등)를 빌린 다음 약속장소에서 차량을 대기하고 있는 김씨와 합류한다.

압록강 건너 중국쪽에서 혹시 있을지 모를 공안(경찰)의 단속은 골동품 상인인 김씨가 처리한다. 김씨는 단둥 변방대 대장과 호형호제하는 사이이며, 공안국 간부들과도 인맥을 가지고 있다. 이런 관계로 류씨는 중국에서 자유롭게 체류하면서 김씨와 골동품 거래를 하고 있다.

북 권력층 개입 없인 불가능

북한은 1994년 4월 8일 최고인민회의 제9기 제7차 회의에서 법령 제26호로 문화유물보호법을 승인했다. 문화유물보호법 제51조에는 ‘문화유물을 도굴하였거나, 역사유물을 팔고 사거나 또는 다른 나라로 내가거나, 발견한 역사유물을 (당국에) 바치지(신고하지) 않았을 경우에는 해당 유물을 몰수한다’고 되어 있다.

제52조에는 ‘문화유물관리에 엄중한 결과를 발생시킨 기관, 기업소, 단체의 책임있는 일군(일꾼)과 개별적 공민에게는 정상에 따라 행정 및 형사책임을 지운다’고 되어 있다.

일반인이 고려문화재 등 골동품을 도굴, 운반, 판매하다 적발되면 사안에 따라 최고 사형까지 받을 정도로 처벌수위가 높다.

개성 옛집의 원 집주인이 마당을 파고 도굴하고 싶어도 못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일반주민이 설사 도굴에 성공하여 골동품을 손에 넣었다 해도 팔 수 없다. 팔다가 적발되면 감옥에 가야 한다.

이 때문에 도굴에서 국외유출까지 권력층의 개입과 비호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김씨도 개성의 보위부장, 당, 정권기관 책임자 등의 묵인없이는 가능하지 않다고 고백했다. 이들에게 달러 등 정기적으로 뇌물을 상납해야 하는 것은 더 말할 필요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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