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당국이 외부정보 및 영상 접근을 차단하기 위해 다양한 감시·추적 시스템을 구축한 가운데, 일부 주민들은 특정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방법으로 무력화 시도를 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외부정보에 민감하고 호기심이 많은 대학생 사이에서 이 같은 프로그램이 인기가 많다고 소식통이 알려왔다.
내부 소식통은 19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최근 (당국은) 승인하지 않거나 출처가 정확하지 않은 비서명 파일을 국산(북한) 손전화(휴대전화)에 태우는(실행하는) 행위를 단속하고 있다”며 “특정 프로그람(프로그램)을 통해 비법(불법) 동영상을 즐기는 주민들이 늘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여기서 “불법 동영상을 저장하고 보거나 유포한 경우 그 정도에 따라 전화기 회수, 벌금 1,000~3,000위안, 노동 단련대 1~6개월 등의 처벌을 받는다”고 소식통은 덧붙여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국내외에 유통되는 스마트폰은 외부에서 들어온 파일을 내부 인증 과정을 거쳐 실행한다. 그러나 북한의 스마트폰은 당국이 인증한 파일만 실행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고 실행된 파일은 꼬리표(태그)가 붙는다. 즉 생성, 열람, 유포 등 모든 과정이 추적되는 셈이다.
또한 북한 형법은 외국에서 그림, 사진, 도서, 노래, 영화 등을 허가 없이 반입, 제작, 유포, 청취, 시청했을 경우 문화 반입 유포죄(183조), 퇴폐적인 행위를 한 죄(184조)에 의해 최소 1년 이하의 노동단련형이나 최대 10년 이하의 노동교화형에 처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소식통은 “대학생들은 불법 영상물을 보더라도 단속을 피할 수 있는 프로그람을 사용하고 있다”며 “암호체계를 새로 발명해 109상무(외부 영상물 시청을 단속하는 조직)가 단속해도 암호를 풀지 못하면 체계(내부 파일)를 밝혀내지 못한다”고 말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외부 문서나 동영상에 임의의 인증 서명을 넣어 휴대전화 내부 인증을 회피하게 해주거나 파일 숨김 및 열람 이력을 삭제하는 기능을 담고 있는 프로그램 등이 북한에서 암암리에 유통되고 있다.
해당 프로그램을 사용하면 북한 당국이 마련한 차단, 검열, 추적으로 이뤄진 삼중망으로 모두 무력화시킬 수 있게 된다. 북한 주민들의 외부 정보 이용에 큰 도움이 되고 있는 셈이다.
다만, 소식통은 “손전화라고 모두 설치할 수는 없고 기기 종별로 태우는 회피 프로그람이 다르다”며 “예를 들어 아리랑(북한 스마트폰의 한 종류)의 경우 모든 프로그람을 다 태워 손전화기 자기 보고 싶은 영화나 (외부) 동영상을 적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휴대폰 별 설치 프로그램이 다른 이유는 기기별로 보안수준이 다르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북한 당국은 휴대전화를 개발하면서 보안 수준을 계속해서 높이고 있다.
본지가 입수해 분석한 평양2418과 평양2423만 하더라도 이전 모델인 평양2418은 USB로 컴퓨터에 연결하면 내부 폴더에 접근할 수 있지만, 평양 2423은 불가능했다. 새로운 모델에서는 외부 컴퓨터에서 스마트폰에 새로운 파일을 넣을 수 없도록 원천적으로 차단한 셈이다. (▶관련기사 바로 보기 : 북한 최신 스마트폰 평양 2423 입수…보안 한층 강화했다)
휴대전화의 보안 상태에 따라 회피 프로그램이 다른 만큼 앞서 언급한 세 종류 이외에 다른 프로그램이 존재할 가능성도 있다. 휴대전화를 통해서도 주민들과 당국 간의 정보전(戰)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셈이다.
한편, 북한은 외부 미디어를 접한 주민들에게 강력한 처벌을 내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한국 영상물을 시청했거나 한국산 제품을 사용할 경우 더욱 엄하게 처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식통은 “외국 손전화기를 이용해 중국인과 통화한 경우도 불법 휴대전화 사용으로 단속 대상이다”며 “특히 한국산(삼성) 전화기를 (불법적으로) 사용했거나 한국과 통화한 경우 전화기 회수는 물론이고 벌금 5000~1만 위안을 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정도가 심하거나 시범겜(본보기)으로 잘못 걸릴 경우에는 교화소나 정치범수용소로 끌려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의 형법(222조)은 불법으로 외국과 국제통신을 할 경우 최소 1년 이하의 노동단련형, 최대 5년 이하의 노동교화형에 처한다고 명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