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개성공단 폐쇄 급제동…정치군사 조건 삭제

북한이 7일 개성공단 정상화를 위한 7차 실무회담을 오는 14일 개최하자고 전격 제안했고, 우리 측도 이를 수용해 파국으로 치닫던 개성공단 사태는 일단 진정된 형국이다.


북측의 회담 제안은 우리 정부가 이날 개성공단 기업들에 대한 경협보험금을 지급키로 결정한 직후에 나온 것으로 지난달 29일 우리 정부의 ‘마지막 실무회담’ 제의에 열흘 만에 화답한 것이다. 공단 문이 닫히는 시점에 신호를 보낸 것은 자신들의 호의(好意)를 과시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대변인은 이날 특별담화에서 ▲개성공단 잠정중단 조치의 해제 ▲남측 입주기업의 출입 허용 ▲남측 근로자의 정상출근 보장 ▲남측 인원의 신변안전 담보 및 재산 보호 ▲남북의 개성공단 중단사태 재발 방지를 전제한 정상운영 보장 등을 천명했다.


조평통은 재발방지에 대해선 “‘북과 남’은 공업지구 중단사태가 재발되지 않도록 하며 어떤 경우에도 정세의 영향을 받음이 없이 공업지구의 정상운영을 보장하도록 한다”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달 25일 6차회담에서 제시한 합의문 수정안에서 “북과 남은 개성공업지구 중단사태가 재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면서 어떠한 경우에도 정세의 영향을 받음이 없이 공업지구의 정상운영을 보장하며 그에 저해되는 일을 일체 하지 않기로 하였다”는 내용을 제시한 바 있다.


북한은 여전히 ‘북과 남’으로 북측만이 아닌 남측도 공단 중단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그(정상운영)에 저해되는 정치·군사적 행위를 일체 하지 않는다’는 조건을 빼 기존 입장보다 진전된 안으로 볼 수 있다. 기존 안에서 ‘일체의 행위’란 남한에서 진행되는 한미연합군사훈련 등을 지적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 부분이 빠지면 북측의 공단 중단 트집잡기가 허용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정부는 북한의 실무회담 제의와 관련, “개성공단 문제 해결을 위한 우리 정부의 당국간 대화 제의에 북한이 전향적으로 나온 것으로 평가한다”고 말한 것도 북측이 우리 측 제안을 일부분 수용했다는 평가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정부는 이전 6차까지의 회담에서 북한의 태도에 대해 ‘전향적’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았다.


향후 북한은 공단 중단 재발방지에 북측의 확고한 약속이 합의문에 반영됨과 동시에 책임 있는 단위의 합의문 인정을 요구할 수도 있다. 북측은 책임 인정 부분에 대해서는 자신들의 자존심을 살리면서도 재발방지 문구에서 남측안을 수용해 공단 조기 재가동을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조봉현 IBK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데일리NK에 “북한 입장에서는 개성공단을 가동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와 있어 적극적인 의지를 보인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 “재발방지에 대해서는 북측만 넣을 수 없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재발방지’가 여전히 핵심 쟁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호열 고려대 교수는 “남북이 만나서 회담을 하는 것을 필요한 수순”이라며 “재발방지에 대한 북한의 입장이 과거에 비해 얼마나 진전되었는지가 개성공단 재개의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단 기업들에 대한 경협보험금 지급을 회담 이후로 유예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 대북전문가는 “북한의 대화 자세는 중국의 남북대화 요구에 대한 반응인 측면이 여전히 강하다”고 평가하면서 “김정은 체제 들어 당(黨) 국가 체제로 정비하고 있는 상황에서 개성공단을 살려야 한다는 당과 내각의 목소리가 커진 측면이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쿠바에서 군수물자를 싣고 오다 적발된 ‘청천강호’ 사례를 들어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강화로 인한 달러 품귀현상이 더욱 가중된 상황에서 다시 개성공단에 눈을 돌린 것으로도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번 회담 제의에 북한은 자신들의 “대범하고도 아량있는 입장표명에 남한이 적극 화답해 나오기를 기대한다”고 밝혀, 회담 파행 시 결렬 책임을 전가하기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해석도 낳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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