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 주민들도 터치폰(스마트폰)을 이용해 영화나 노래뿐 아니라 노동신문도 다운로드 해서 볼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외부 인터넷 망과 연결돼 있지 않은 북한 국내 전산망인 인트라넷이 활성화돼 체제 선전용 영화나 신문 등이 제공되고 있다고 소식통이 알려왔다.
평안남도 소식통은 5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여기(북한)서는 좋은 컴퓨터나 손전화기(터치폰)를 가지고 있어도 해외와 연결돼 있는 인터넷은 완전 차단돼 전혀 사용할 수가 없다”면서 “하지만 자국 내서만 사용할 수 있는 어설픈 인트라망(넷)이 설치되어 있어 당국에서 제공하는 일부정보는 공유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소식통은 “가정이나 사무실에 컴퓨터를 가지고 있는 간부들은 반드시 국내 인트라망에 가입해야 하고 손전화기 소지 주민들은 폰을 이용해 정보를 다운받자면 꽤 많은 돈이 들기 때문에 보통 다운을 받지 않으려 하지만 일부 주민들은 영화나 음악을 다운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주민들은 손전화기 기기 하나만을 구입하는데 500달러 이상의 많은 비용이 드는데다가 통화료마저 비싸, 대다수가 간단한 통화만 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손전화기 소지자가 점점 늘어나고 다양한 기능이 추가되면서 인트라망 가입자도 차츰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공공장소에서 핸드폰을 이용해 노동신문과 영화를 보거나 노래를 듣게 되면 부러움의 대상이 되기 때문에 돈이 들더라도 인트라넷을 이용해 정보를 다운 받는 주민들이 늘고 있다. 손전화기를 사용하는 주민들에겐 매월 말이나 초에 전신전화국 입금소에서 발행된 전화 사용료 카드가 전달되고 이 카드엔 통화 시간이나 노동신문 다운 횟수가 기재돼 있어 이에 따라 요금이 부과된다고 소식통이 알려왔다.
소식통은 “요즘 열차나 야외 공원에서는 손전화기로 다운받은 노래에 맞춰 춤을 추거나 노래를 따라하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다”면서 “귀에 귀수화기(이어폰)를 꽂고 노래를 듣거나 재미있는 동영상을 보며 길을 걷는 주민들이 늘어 이제는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소식통은 “노동신문은 재미가 없어 다운받는 주민은 거의 없고 신문을 의무적으로 봐야 하는 세포비서 이상급 기관기업소 간부들은 종이 노동신문 관리가 번거롭기 때문에 노동신문을 배포 받지 않고 다운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소식통은 “평양을 출발해 전국으로 배달되는 우체배송은 전력난으로 보통 3,4일 지난 후에야 겨우 노동신분을 받아볼 수 있다”면서 “이처럼 그날그날 신문을 받아보지 못하기 때문에 손전화기 소유자들은 ‘신문 보고 싶으면 핸드폰으로 보면 되지 굳이 신문을 배달받냐’고 말한다”고 전했다.
이밖에 북한에서 핸드폰을 통해 상품 가격과 환율 정보를 비롯해 날씨, 열차시간 정보도 확인 가능하다는 것이 소식통의 전언이다.
평안북도 다른 소식통은 이날 “(북한)여기서 손전화기 사용은 통화목적도 있지만 각 도의 시장 간의 상품가격 차이를 확인하고 주문한 상품을 유통하는 과정에서도 핸드폰이 사용된다”면서 “열차로 ‘짐쏘기’(돈주가 요구하는 상품을 열차로 보내는 사람)하는 장사꾼들과 도매를 전문하는 돈주들은 수시로 열차출발과 도착시간을 확인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소식통은 “지금은 날씨, 보도, 공항 정보까지 예측할 수 있어 장사꾼들은 ‘손전화가 전쟁무기처럼 사용한다’고 말하기도 한다”면서 “손전화기로 113번 누르면 열차 출발시간은 물론 미정, 연착시간 등에 대한 파악이 수시로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기존에는 여행자나 장사꾼들이 열차 이용하려면 10리나 20리 밖 큰 역전(급행, 준급행, 완행열차가 정차하는 도, 시, 군 역)에 걸어가 열차시간을 확인하거나, 연착되는 경우 밤새워 역전 대합실에서 고생해야 했지만 이제는 그런 일이 없어졌다”고 말했다.
소식통에 의하면 북한 핸드폰으로 인기식당, 공장정보, 오락프로그램 등의 인트라넷 홈페이지에 접속해 관련 정보를 볼 수 있다. 가령 공장정보에는 금성식료공장 등 국영 공장사진과 위치, 생산되는 상품가격, 전화번호가 있으며, 상품정보도 국영공장에서 생산한 팥소빵, 단설기빵 등 사진과 가격, 전화번호를 기재돼 있다고 소식통이 전했다.
이같이 확인 가능한 인기식당은 ‘해당화관’, ‘창천 해맞이식당’ 등이 있다. 단 장사하는 데 필요한 정보인 장마당 물가와 시장 환율은 확인할 수 없기 때문에 장사꾼들은 관련 장사꾼들과의 통화를 통해 이를 파악한다.
이와 관련 소식통은 “주민들은 손전화기로 지정된 국영공장과 식당만 볼 수 있게 해 놓지 말고 실제 존재하는 전국의 모든 시장정보와 상품가격을 알려주면 좋겠다고 말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