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보위부, ‘南과 내통한 간첩’ 혐의 씌워 여성 4명 체포”

최근 북한 함경북도 회령시에서 중국산 손전화(핸드폰)를 사용하던 30·40대 여성 4명이 잇따라 체포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북한 당국은 이들을 적선(敵線), 즉 한국과 긴밀히 내통했다고 간주하면서 강도 높은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달 5일에서 10일까지 3명, 최근 들어 1명. 반체제 사범의 색출과 체제 비방사건 수사를 전담하는 함경북도 회령시 보위국 반탐처에서 조직적으로 중국 손전화 사용자를 잡아들였습니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14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최근 들어 외부와 통화하던 30·40대 젊은 여성들이 잇따라 체포됐다”면서 “이들은 최근부터 중국 손전화기를 사용했던 사람들로, (당국이) 신흥 세력 길들이기를 하면서도 손전화 사용자를 완전 장악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 “반탐처에서는 이들이 한국과 긴밀히 연락하면서 정보활동을 했다고 보고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이들이 적선이 아니라 돈 거간꾼(중개인, 한국과 북한 간 송금을 도와주는 사람)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지만, 성과를 부풀리기 위해서 몰아가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는 탈북 및 내부 정보 유출을 차단하기 위한 상투적인 수법입니다. 북한 당국이 국경지역 주민들 중심으로 이뤄지는 외부와의 전화 통화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다면, 각종 이탈 행동까지 막을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 겁니다.

이와 관련, 김정은은 지난해 5월 중국 핸드폰 사용자를 반역자로 처벌할 것에 대한 지시를 내렸습니다. 특히 ‘한국과 통화한 정황이 파악되면 처형해도 된다’면서 공포 분위기를 조성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국경 현지에서는 김정은의 이 같은 지시가 ‘단속원들의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소식통은 “간부들은 지시가 내려오면 바로 돈을 버는 궁리부터 한다. 여기엔 충성심이 없는 것”이라면서 “김원홍 사건 이후 보위성의 권한이 축소됐다지만, 꼬투리를 잡고 주민들 돈을 뜯어내는 그들의 습성은 그대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어 “처음에는 ‘관리소(정치범수용소)로 바로 끌고 갈 것’이라는 으름장을 놓다가, 시간이 조금 흐르면 ‘좋게 하자’면서 은근히 뇌물을 요구한다”면서 “또한 돈을 받고 나서 상급 간부에게 일정 금액을 바치는 충성 표현도 하니 이번에 체포된 여성 4명과 같이 억울하게 피해를 보는 주민들이 지속 나오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상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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