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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외교 당국자가 미얀마와 북한 사이의 외교관계가 복원됐다고 26일 밝혔다.
김영일 외무성 부상(사진)이 이끄는 북한 대표단은 25일 오후 미얀마를 방문했다. 정통한 소식통들은 북한의 이번 미얀마 방문이 24년간 단절된 미얀마와의 관계를 복원하고, 테러국가 지정 해제를 위한 준비 작업을 하기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미얀마는 1983년 10월 발생한 ‘아웅산 폭탄 테러’ 이후 북한과 외교 관계를 단절하고 있다. 북한은 한국의 전두환 대통령이 미얀마를 방문했을 당시 폭탄 테러를 자행, 총리와 수행장관 등 21명이 숨지는 참극을 빚었다.
미얀마는 북한 공작원 강민철을 체포, 범행의 전모를 밝히고 북한과 국교를 단절했다. 이 사건은 1987년 칼(KAL)기 폭파 테러와 함께 북한이 미국의 테러지원국 명단에 오르는 결정적인 근거로 작용했다.
북한이 미얀마와의 관계 복원을 통해 테러국가 지정해제를 위한 여건을 조성하고자 하지만 과연 북한의 의도대로 될 지는 미지수다.
국제위기감시기구(ICG)의 피터 벡(Peter Beck) 동북아시아 사무소장은 “북한이 이미 약 2년 전부터 미얀마와의 수교 재개를 위해 애써왔다”고 지적하며, 북한의 의도에 회의적인 시각을 피력했다.
피터 벡 소장은 24일 RF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미얀마와의 국교 재개에 나선 배경으로 세가지를 들었다.
첫째, 미얀마의 풍부한 석유와 목재 등 자원 수입의 필요성 둘째, 미얀마가 탈북자들의 남한 망명 경로로 이용되고 있는 사정과 관련 수교를 통해 이를 완전히 차단하고자 하는 목적, 그리고 세번째로 전 세계적으로 가장 고립된 나라 중 하나인 북한으로선 우방국이 하나라도 더 필요했기 때문이다.
이어서 그는 “북한에 못지 않은 인권탄압 국가인 미얀마와 북한간의 수교 복원이 성사된다 해도 미국의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되는 것에는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전망은 지난 1월 세계적 인권단체인 프리덤하우스가 북한과 미얀마를 최악의 인권 탄압국 등급인 7등급으로 분류, 발표한 사실을 통해서도 뒷받침된다.
북한의 테러지원국 지정해제에는 난관이 많다. 사실 북한은 미얀마보다 오히려 한국에 대해 자신들의 테러에 대한 ‘결자해지’를 해야 한다. 북한의 테러는 미얀마보다는 당사자인 한국과의 문제가 앞서기 때문이다.
또한 북한은 현안인 일본인 납치 문제와 관련해서도 일본 정부와 먼저 해결해야 한다. 오는 27일(워싱턴 시간)로 예정된 미-일 정상회담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부시 대통령에게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해서는 안된다고 강력히 촉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얀마를 곱지않은 시선으로 보고 있는 미국 정가는 북한의 이번 방문을 두고 미얀마와 북한 사이의 불법행위 협력에 대해 오히려 더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