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간부 아내, 빽 믿고 인민반장하려다 주민 반발에 낙마”

최근 북한 근로행정단위의 최하위 조직책임자인 인민반장 선출에서 기존 지명 방식이 아닌 선거 방식이 적극 도입되고 있다고 복수의 내부 소식통이 알려왔다.

당(黨)이나 행정기관 책임자의 추천이 아닌 해당 단위 주민들의 찬반으로 대표자 선발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는 것으로, 북한에서도 민주주의 의식이 싹트고 있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나온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21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최근 청진시 수남, 송평, 라남 지역 동 사무소들에서 인민반장 추천사업이 있었다”면서 “이번에 인민반장들은 해당 인민반원들이 모두 찬성한 사람이 됐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이어 “이전에는 동사무장이나 지역 핵심간부가 추천한 사람이 인민반장으로 무조건 선정됐었는데 지금은 그런 모습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면서 “일부 간부의 안면(인맥)으로 추천한 사람이라고 해도 인민반 전체가 반대를 하면 추천자체가 없었던 일이 된다”고 덧붙였다.

소식통에 따르면, 실제로 라남 구역에서는 구역 당위원회에서 추천한 한 간부 아내가 인민반장으로 지명됐다. 하지만 인민반원들의 강력한 항의로 결국 인민반장은 다른 사람이 됐다고 한다.

이에 대해 소식통은 “주민들은 ‘(인민반장은) 반원들의 생활을 잘 돌볼 줄 알아야 하는데 뇌물로 떵떵거리며 사는 간부 가족이 백성들의 마음을 알면 얼마나 알겠나’라며 한목소리로 반대의사를 표시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유사한 모습은 다른 지역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양강도 소식통은 15일 “지난해 가을 동사무장이 지적한 인민반장 후보가 반원들의 반대로 물러났다”며 “대신 주민들이 추천한 인민반원 중 한 여성이 반장으로 뽑혔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몇 년 전만 해도 상급단위가 결정했지만 주민들의 의견을 많이 반영해서 간부사업도 진행되고 있다”면서 “이런 모습은 당 간부를 선발에도 나타나고 있어, 평정서(평가서)를 좋게 받으려는 일부 당 간부들은 아래 단위 주민들의 생일을 챙겨주기도 한다”고 부연했다.

북한 간부들의 태도가 바뀐 것은 김원홍 국가보위상 출당철직 사건 이후부터로 전해진다. 당시 김정은은 “간부들의 겉발림식 사업 작풍을 없애고 철저히 인민대중 속에 뿌리를 박으라”는 지시를 하달했고, 관련 학습강연회도 진행됐다는 것이 소식통의 전언이다.

이 같은 변화에 주민들 사이에서는 “민주주의인민공화국인데 이미 이렇게 됐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당국에 대한 쓴소리와 함께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우리의 국회의원)과 비교해 인민반장 선출이 비록 보잘 것 없더라도 주민들의 요구를 수용했다는 건 좋아 보인다”는 긍정의 목소리도 나온다고 한다.

한편, 이 같은 민주주의적 형태를 띤 간부선발은 교육 부문에서도 도입되는 추세다. 소식통은 “학교에서 학급반장을 결정할 때 가정환경과 경제상황 고려 없이 학생들의 추천을 먼저 받아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