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7일] “허울뿐인 북한 인민보건법”

▶전날 북한 주민들이 청취한 대북 라디오 방송 중 주요 내용을 소개합니다.

<자유조선방송/4월 4일>

논평-허울뿐인 인민보건법

지금으로부터 34년 전 인민보건법이 채택됐습니다. 무상치료제, 예방의학에 의한 인민들의 건강보호를 골자로 하는 인민보건법, 얼마나 좋습니까. 그러나 오늘날 전혀 필요도 없는 빈껍데기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그러면 차라리 가만있으면 더 좋을 듯도 하건만 그 주제에 또 한바탕 자랑을 늘려놨습니다. 더구나 망신스럽게 “우리민족끼리” 해외사이트에 “사회주의 우월성과 생활력을 힘 있게 과시한 인민보건법”이라는 기사를 떡 하니 올려놔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습니다. 기사 내용은 더 기가 막힙니다.

근로인민 모두가 사회주의 보건시책 아래 무상치료의 혜택을 누리고 있다느니, 인민보건법은 사회주의 제도 하에서만 채택될 수 있는 인민 사랑의 법령이라느니 도대체 우리 인민 누가 이런 혜택을 받고 있단 말입니까. 무상치료는커녕 아무리 아파도 병원에 갈 생각조차도 하지 않는 것이 현실인데 말입니다. 가봤댔자 무슨 필요가 있습니까. 이빨을 하나 뽑자고 해도 마취제를 본인이 사가야 하니 감기로 병원을 찾는 사람은 이상한 사람으로 여겨질 정도입니다. 아무래도 장마당에서 약을 사 먹어야 할 건 뻔한데 뭣 하러 병원에 가겠습니까. 그러다 보니 마약이 만병통치약으로 알고 있을 정도로 사회에 만연되어 있습니다.

수술을 받아야 하는 사람들은 더 최악입니다. 수술할 때 반드시 필요한 가재 천에다가 마취제, 항생제에 이르기까지 환자가 다 준비해야 하니 이게 도대체 병원입니까. 게다가 수술을 한 의사한테 고맙다고 인사치레로 음식까지 해다 바쳐야 하는 관습까지 생겼습니다. 수술을 집도한 의사나 간호사들도 이렇게라도 받아먹지 않으면 도저히 살아갈 수 없는 처지이기 때문입니다. 이 정도면 무상치료는 고사하고 의료체계가 완전히 붕괴한 것 아닙니까. 그런데도 “인민보건법을 채택한 것은 세계적으로도 드문 일입니다”라는 김일성의 교시란 걸 빌어 자랑해댔으니 창피한 줄 알아야 합니다.

이제 더 이상 이렇게 살 수는 없습니다. 허울뿐인 인민보건법이 아니라 진정으로 인민을 위한 새로운 의료체계 도입이 절실합니다. 그러자면 제일 먼저 3대째 독재 권력을 이어가고 있는 김정은을 그 자리에서 끌어내야 합니다. 그래야 인민의 건강을 실질적으로 책임지게 될 인민보건법이 재탄생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