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버스타트 ②] “中, 북핵으로 올림픽 실패 원치않을 것”

6자회담이 실패로 돌아갈 경우, 미국의 대응에 대해 에버스타트 연구원은 ‘경제적인 압박(penalize North Korea economically)’을 시작할 것이라면서 “PSI(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 회원국과 경제적인 압박을 선도하며, 유럽의 동맹국과 북한에 제공되는 국제지원 물량에 대해 효과적인 합의를 이루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러한 압박정책에 한국과 중국이 걸림돌이라며 “무조건적인 지원정책의 비효율적이라는 사실을 다양한 방법을 통해 이슈화 한다면 북한에 대한 한국의 정책을 바꾸는 데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 “북한이 강력한 핵 보유국이 되면 한국, 일본, 대만은 미사일방어체계(MD)를 증강하려 할 것”으로 전망하고, 이는 “(중국) 국내안정의 감소와 사회불안을 야기하는 요인이 될 것이기 때문에 중국정부도 유엔의 대북제재를 결국 지지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대북 경제제재의 실효성에 대해 에버스타트는 “북한의 경우 국내경제가 극단적으로 취약하기 때문에 오히려 경제압박의 효과를 얻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국제평화와 협력의 기본원칙을 위협하는 북한정권을 상대로 가능한 모든 수단을 검토대상으로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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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라스 에버스타트 인터뷰 ①

다음은 6자회담 실패 시 대북압박정책의 전망에 대한 인터뷰 전문.

– 만일 6자회담이 실패로 돌아갈 경우, 다음 단계는 어떻게 될 것 같은가. 당신은 최근 “워싱턴은 실시간으로 평양에 압박을 가해야 한다”(타임 아시아판 8월 8일자)고 주장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좀 더 상세한 설명을 부탁한다.

우리가 시작해야 할 일은 북한에 대한 경제적인 압박이다. 미국은 PSI 회원국들과 함께 북한에 대한 경제적인 압박을 선도하며 적절히 증가시킬 수 있다. 어차피 세계경찰국가로서 실행해야 할 일이다.

또한 미국은 인도주의에 입각한 효과적인 식량지원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WFP(세계식량계획)와 같은 기존의 비효율적인 정책은 식량지원을 절실히 필요로 하는 북한주민보다 김정일 정권을 먹여 살리는 결과를 낳고 있는 만큼 기존의 지원프로그램들은 즉각 교체되어야 한다.

그와 더불어, 유럽의 동맹국들과도 북한에 제공되는 국제지원 물량에 대해 효과적인 합의를 이루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유럽은 근본적으로 북한의 인권실태에 대해 상당한 우려를 갖고 있다. 실제로, 북한은 지구상 최악의 반(反)인권국가이다.

북한에 대한 원조부문에서 가장 어려운 대목이 바로 한국, 중국과의 관계다. 특히, 북한에 대한 무분별한 지원은 오히려 북한의 군사력을 증강시키며, 결과적으로 한국의 안보가 위협을 받게 된다는 사실을 미국은 한국의 일반대중에게 더욱 효과적으로 알릴 필요가 있다.

실제로, 한국정부는 거의 무조건적인 원조를 북한에 공급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정부가 추진해온 그러한 지원정책은 결코 한국국민의 합의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며, 한국사회는 이로 인해 이념적으로 매우 분열되어있는 상태다. 그러한 무조건적인 지원정책의 비효율성을 다양한 방법을 통해 이슈화 한다면 북한에 대한 한국의 지원정책을 바꾸는 데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중국은 무조건적인 지원을 하는 또 하나의 근원지다. 한국정부가 어떠한 거리낌도 없이 북한에 원조를 제공하는 한, 중국은 더욱 편한 입장이 된다. 중국으로부터 더욱 엄격한 대북 지원정책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한국정부의 정책변화가 필요하다. 만약 미국이 한국정부가 (민족)감정이나 이념에 근거를 두지 않은 북한지원정책을 세우도록 설득할 수 있다면, 중국을 설득하는 것 또한 더욱 가능해질 것이다.

– 최근 <아메리칸엔터프라이즈> 기고에서 “북한은 경제제재에 상당히 취약하다”고 했다. 그러나 북한과 같은 빈곤국가는 다른 국가들에 비해 경제제재에 덜 취약하다는 주장도 있다.

그러한 주장은 실증적으로 볼 때 부정확하다고 본다. 햇볕정책이 시작된 1998년부터 북한은 알려지지 않은 외국자금조달원을 증가시켜왔다. 북한은 1990년대 중반 자칭 ‘고난의 행군’이라 부르던 심각한 기근에 시달리고 있었다. 그러한 기근은 정확히 햇볕정책과 더불어 외부의 정책적인 자금지원이 시작되면서 마침표를 찍었다.

북한의 경제는 기괴하고 많이 왜곡되어 있다. 역사적으로 빈곤국가를 상대로 한 경제적 압박외교가 목표를 달성하는 경우가 극히 드물다고 하지만, 지금 북한의 경우 국내경제가 극단적으로 취약하기 때문에 경제압박의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

– 중국은 UN을 통한 대북제제에 찬성할 것 같은가?

중국 지도부는 동북아 지역의 이해관계에 대해 이성적으로 접근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여기에 북한의 공격적인 핵개발계획은 중국의 이익을 전복시킬 수 있는 큰 위험요소가 될 것이다. 북한의 벼랑끝전술은 중국의 외교전략과 국내안정을 모두 위협하는 가능성을 수반하고 있다.

만약 북한이 강력한 핵무기 보유국으로 부상한다면, 중국뿐 아니라 한국과 일본, 그리고 대만이 보유하고 있는 핵의 성격도 바뀌지 않을 것이란 보장이 없다. 주일 미국대사에 따르면, 북한이 강력한 핵 보유국이 되면 한국, 일본, 대만은 미사일방어체계(MD)를 증강하려 할 것이다. 이와 같은 상황은 분명히 중국이 바라는 바가 아니다.

북핵은 중국의 국내문제와도 관련이 있다. 강력한 핵무기 보유국인 북한은 동북아 전체에 경제적 재앙을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단 몇 달 안에 심각한 실업사태를 겪게 될 수도 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오늘날 중국 지도부는 특히 국내안정에 많은 신경을 쏟고 있다.

북핵은 중국의 국내안정의 감소와 사회불안을 야기하는 요인이 된다. 미국 정부는 중국 지도부가 북한과의 이해관계에 대해 더욱 명확하게 생각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 그렇게 되면 한미간 이해관계의 공통분모도 오늘날보다 더욱 확대될 수 있을 것이다.

– 미국은 경제봉쇄를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는가?

경제봉쇄를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고 본다. 현재는 그럴만한 상황은 아니지만, 군사력의 사용이 절대로 고려대상이 될 수 없다는 생각은 오산이다. 예상하기도 싫은 상황이긴 하나, 미국으로서는 군사적인 조치를 고려하지 않으면 안 되는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

– 헤리티지 재단의 한국전문가인 발비나 황 (Balbina Hwang)박사는 2003년 김정일의 해외비자금이 5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 미국이 김정일의 모든 해외자산에 대한 동결조치를 시도할 것으로 보나?

북한의 해외자산을 조사하여 찾아내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 수치가 정확한지는 모르겠다. 1990년대 중반의 경제적 어려움을 거치면서 체제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비상재원 (rainy-day funds)을 동원했을 경우 몇몇 분석가들이 예상하는 액수만큼의 규모는 되지 않을 것이다.

– 만약 한국과 중국이 북한인권과 기근문제를 해소하려는 미국의 노력을 견제하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현실적으로 미국이 북한의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나?

사실, 한국과 중국은 북한에서 자행되고 있는 인권유린에 대해 의도적으로 묵과하고 있다. 그래서 북한인권을 다루기 위한 미국의 구체적인 외교전략이 필요한 것이다.

한-중 양국의 정책이 항시 고정되어 있는 것은 아닌 만큼, 한국정부의 유감스러운 대북인권정책으로부터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유럽과 연계해야 한다. 그렇게 한다면, 과거 민주화운동가들로 구성된 한국정부가 보다 전향적인 정책을 취하도록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

공산주의에서 새로운 민주국가로 탄생한 동유럽 국가들과 함께, 유럽의 주요국가와 NGO가 공동으로 북한의 인권실태를 더 이상 용납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전세계인들에게 알리기 위한 국제연대를 수립해야 한다. 묵인으로 일관하는 한국정부의 현정책이 바뀌도록 유도해야 한다. 북한이 전세계의 인권원칙에 예외로 남는 것을 한국정부도 원치 않을 것이다.

▲ “북한인권문제에 대한 국제연대는 한국정부의 정책변화를 유도할 것”, 사진은 2004년 워싱턴에서 열린 ‘북한자유의날’ 행사 ⓒ DailyNK

물론, 국제연대를 이끌어내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그 환경은 이미 마련되어 있다. 국제연대가 수립되면 한국 국민도 지금보다 더 적극적으로 대북인권에 개입하는 정책을 지지할 것이며, 기존 햇볕정책의 변화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유럽과 한국이 연관된 것처럼, 중국은 한국의 상황과 연관되어 있다. 만약 한국의 대북지원이 없어진다고 가정한다면, 중국은 대단히 중요한 선택을 해야 하는 심각한 입장에 처하게 될 것이다. 베이징올림픽을 치르게 될 2008년이 다가올수록 그 중요성은 더욱 심각해진다. 중국도 올림픽과 관련한 손익계산으로부터 결코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베이징올림픽이 실패로 돌아가기를 바라지는 않을 것이다.

– 좀 엉뚱한 질문인데, 미국이 한국과 중국의 협력 없이 김정일 정권을 교체하는 방법이 있을 것 같다. 북한 내 저항세력의 활동을 비밀리에 지원하는 것이다. 이러한 저항활동을 위한 미국의 비밀지원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가?

배제해야 할 선택은 확실히 아니다. 그러나 내가 보기에 지난 반세기 동안의 북한 내 비밀작전이 그리 명확한 성공이라고 생각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제평화와 협력의 기본원칙을 위협하는 정권을 상대로 하는 경우, 모든 가능한 수단들은 검토대상으로 유지되어야 한다.

– 인터뷰를 위해 많은 시간을 내주어 고맙다.

고맙다. 나도 데일리엔케이의 애독자다.

조슈아 스탠톤(Joshua Stanton) / 워싱턴 통신원

 

▷ 1998~2002 주한미군 법무관 근무

 

▷ 현재 미국 워싱턴에서 국제변호사로 활동

 

▷ 개인블로그  http://www.onefreekorea.net

번역 : The DailyNK 국제팀 akh@dailynk.com
정리 : 곽대중 기자 big@dailyn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