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在日 언론인] 고이즈미 직할 대북 파이프 라인 뜬다

▲ 지난해 북한을 방문한 고이즈미 총리

일본의 자민당은 지난 9.11 총선에서 296 의석을 획득, 86년 중·참의원 공동선거 때의 300석에 뒤잇는 압승을 거뒀다. 자민당이 중의원으로 단독 과반수(241 의석)를 회복한 것은 15년만으로, 연립정당인 공명당과 합하면 327석이 되어 전체 의석의 3 분의 2를 넘는다.

여당이 전체 의석의 3 분의 2를 넘은 것은 전후 60년만에 처음으로, 내정은 물론 외교에서도 큰 변화가 예측된다 .

특히 핵과 미사일 문제로 대립하는 북·일 관계에 여러 가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13일 고이즈미 총리는 “나머지 임기중, 북한과의 국교 정상화를 향해 최선을 다한다”고 밝힌 바 있다.

대북외교로 강해지는 고이즈미의 리더쉽

이번 선거로 자민당의 최대 파벌이 교체됐다.

고이즈미 총리의 출신 파벌인 모리파가 중의원 해산 전 51명에서 53명으로 2명 늘어나, 중·참 양원 합계 79명으로 당내 제1 파벌로 부상했다.

중의원 해산 전, 당내 최대 파벌이었던 구 하시모토파는 50명에서 35명으로 줄어, 양원 합계 70명의 제2 파벌로 전락했다. 여기에 와타누키 타미스케의 탈당, 후지이 타카오의 낙선으로 인해 그 영향력 저하는 피할 수 없다. 또 고이즈미 총리의 저항 세력인 카메이파는 괴멸 상태가 되었다.

무소속이나 소속 파벌이 정해지지 않은 의원이 93명에 달하고, 그 중에서도 신인 의원이 83(무소속 71)명을 차지하고 있다. 고이즈미 총리는 이들 신인 의원이 파벌에 참여하는 것을 금지하고 당 집행부가 직접 교육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것은 어느 의미로 최대 파벌 ‘고이즈미파’의 탄생을 말한다.

파벌의 변화와 함께 주목해야 할 것은 아베 신조 자민당 간사장 대리를 선두로 하는 교과서 문제·납치·야스쿠니 참배문제에서 강경파 의원 중 낙선자가 많았다는 점이다.

대북 강경파인 아베 신조 세력의 퇴조와 고이즈미 총리 친위대의 등장은 북·일국교 정상화 교섭 재개에 플러스 요인이 된다. 북한과의 채널을 갖고 있는 고이즈미 총리의 동지 야마자키 타쿠의 완전 부활도 북일 수교교섭을 강력하게 지지할 것임에 틀림없다.

이러한 변화를 읽었기 때문인지, 지난 2단계 4차 6자회담에서 북·일접촉이 네 번에 걸쳐 실현되었다.

시작된 관저 주도의 북한 접촉

대일 비난을 강하게 해온 북한도 이번 선거 결과를 환영할 것으로 생각된다. 소식통에 의하면, 선거 전부터 고이즈미의 승리를 예측한 일본의 관저(官邸) 주변에서는, ‘장래 관방장관’으로 불리는 이이지마 비서관이 조총련과의 접촉에 나서기 시작했다고 한다.

지금까지 고이즈미 총리의 북한 채널은 이이지마 비서관-허종만 라인을 비롯하여 타나카균 전 외무심의관 라인, 나카가와 히데나오 국회대책위원장-남승우 라인, 야마자키 타쿠-송일호 라인 등이 있는데, 향후 관저 주도의 라인을 강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각각의 라인은 서로 경쟁관계에 있으나, 조선노동당과의 연계성이 강한 야마자키 타쿠 의원 라인이 관저 주변의 이이지마 비서관 라인과 경합할 공산이 크다. 왜냐하면 조선노동당 라인과 조총련 라인은 최종적으로 김정일 총비서와 연결되어 있어 서로가 ‘공훈 다툼’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면해서는 북·일접촉이 갑자기 표면화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핵문제를 비롯한 미·북 관계에 일정한 방향이 내세워지면, 단번에 북·일교섭이 표면화하는 일도 예상해볼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남북관계 우선정책을 취하고 있는 노무현 정권과의 관계도 좋아질 것으로 보이며, 노 정권이 수면 위에 내세운 야스쿠니 참배문제나 교과서 문제, 독도문제 등을 보류할 가능성도 있다.

이번 6자회담 공동성명으로 북·일국교 정상화를 진행시킨다고 명기된 것은 그 조짐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박두진/ 본지 고문(재일 통일일보사 논설주간)


-일본 오사카 출생
-(前)在日 조선대학교 교수
-일본 통일일보사 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