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신년詩]아, 원없이 죽고 싶은 설날 아침입니다

2009년 1월 1일 오전 7시 20분경 북한 신의주에서도 새해를 밝히는 해가 떠오르고 있다.

분단의 한해가 가고
분단의 신년이 또 왔습니다

가다가 죽으리라
떠날 때 이미 버린 그 목숨보다
더 질긴 이 그리움 때문에
가는 세월 못 보내는 우리들
정녕 신년이 없는 탈북자들입니다

명절이 아닙니다
두고 온 사람들
그들이 흘려야 될 눈물
우리가 대신 쏟을 수만 있다면
원 없이 죽고 싶은 설날입니다

이 날만 되면
찾아 온 이 땅마저 미워집니다
왜 이 남한은
이리도 자유로운 것입니까
이리도 풍족한 것입니까

한번 가면
다시는 오지 못할 시간 속에서
갈라진 저 반 토막 사람들에겐
고통의 신년
절망의 신년인데

한 민족 이 땅에선
왜 이 날이
희망의 첫날
축복의 첫날인 것입니까

지금 갈 수 없는 저 북한처럼
올 수 없는 통일의 신년이라면
우리의 탈북은 누구겁니까
우리의 자유란 무엇입니까
우리의 조국은 어디 있습니까

술 한 잔 채워놓고
나누지 못하는 이 아픔에
머리가 더 무겁게 숙여지는 인사입니다
무릎이 저절로 굽혀지는 절입니다
이것이 북한에 보내는
우리 탈북자들의 신년인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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