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북한 주민들이 청취한 대북 라디오 방송 중 주요 내용을 소개 합니다.
<열린북한방송/12월 13일>
취재기자연결-지금 북한은
앵커] 한 주간 북한 내부소식을 정리해 보는 <취재기자연결, 지금 북한은> 시간입니다. 오늘도 북한 내부 곳곳에서 보내주는 소식을 가지고 오성일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오기자 안녕하세요?
기자] 네, 안녕하세요.
앵커] 네, 반갑습니다. 이번 주에는 어떤 소식들이 전해져 왔나요?
기자] 네, 장성택이 처형당한 소식과 고모부까지 숙청하는 김정은은 배은 망덕하다고 인민들이 욕하는 소식, 북한의 금이 중국으로 대량 매각돼 북한경제가 붕괴 직전에 이른 소식 들어왔습니다.
앵커] 네, 근데 4일 전에 잡아간다 하더니 오늘은 사형했다. 북한이 요즘 많이 혼란스럽습니다.
기자] 네, 그렇습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12일 발표한데 의하면 김정은이 자기의 고모부 장성택을 국가안전보위부 특별군사재판 후 즉각 사형에 처했다고 전했는데요. 이날 재판에서는 장성택이 정변을 계획했고 정변대상이 바로 김정은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앵커]네, 그러니까 장성택이 김정은을 제거하고 자기가 최고영도자가 되려 했다는 거군요.
기자]네, 그렇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어이없는 것은 나라가 가난한 것이 마치도 당연한 것처럼 주장하는 건데요. 조선중앙통신은 “장성택이 ‘북한 주민들에게 현재 나라의 경제실태와 인민생활이 파국적으로 번지는데도 불구하고 현 정이 아무런 대책도 세우지 못하고 있는데 불만을 가지게 할 것을 조성’했으며 ‘일정한 시기에 국가가 붕괴직전에 이르면 국가정변까지 생각했다’고 진술했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네, 그러니까 장성택이 한 진술이 나라경제가 파국으로 가고 있는데 정부는 왜 가만있나. 투쟁해야 한다. 이렇게 바른 말을 한 것 같은데요. 이거 옳은 말 아닌가요?
기자] 그렇죠. 북한이 국가반역죄라고 주장하는 장성택의 진술은 틀린 말이 아니며, 주민들도 마음 속으로 하고 있는 생각 들입니다. 하지만 인민들의 이런 마음을 헤아리지 못한 북한당국이 거리낌 없이 장성택의 진술을 공개 했는데요. 아마도 많은 주민들이 장성택의 진술에 공감할 것으로 보입니다. 한마디로 김정은이 자기가 잘 못 하는 건지, 아니면 잘하는 건지 모르고 있는 거죠.
앵커] 네, 아마도 김정은이 평상시 주민들에 대한 관심이 없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실례가 되겠네요. 이번 사건으로 주민생활에 지장은 없습니까?
기자] 네, 신의주에서 보내온 소식에 의하면 장성택 체포 때부터 현재까지, 주민생활에는 크게 불편이 없는 것으로 전해왔습니다. 소식통은 “지난 8일 장성택 체포가 텔레비전에서 방송된 이후 원수님에게 결사옹위해야 한다는 모임이 기업소와 여맹 등 단체별로 꾸려졌다”면서 “모임에서는 결사옹위의 노래 부르기와 다짐 결의 발표 등이 있었지만 시장 등 통제는 아직까지 없다”고 전했습니다.
앵커] 네, 그러고 보면 이번 장성택사건이 북한당국에서 보도한 것처럼 그리 심각한 문제는 아닌가 보네요.
기자] 네, 보내온 소식에 의하면 그렇습니다. 소식통은 “모임담당자는 원수님은 이번 일이 별거 아니니 동요하지 말고 평소대로 일을 하면된다고 말했다고 하면서 시장통제 등 별다른 지시를 내리지는 않았다”면서 “시장을 닫는 조치는 하지 않았지만 보안원은 늘어 장사꾼들이 무슨 이야기만 해도 알고 싶어하는 등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앵커] 네, 평소처럼 생활하게 하면서도 한쪽으론 감시를 하는군요. 근데 북한에서 발표한 장성택의 죄 중에요. 국가전복은 빼고, 나머지 마약이나, 지하자원장사, 여자문제 등은 다른 간부들도 다 한다는 말도 있는데요. 그에 대한 설명 좀 해주세요.
기자]네, 제 경험에 의하면 현재 북한의 간부들은 거의 모두가 마약, 지하자원수출, 부화 방탕한 생활을 한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제가 이 문제와 관련해 북한에서 당의 중요 부분에 오랫동안 근무해오신 탈북자분의 말씀 준비했는데 함 들어보겠습니다.
탈북자 인터뷰
“야, 말도 말라요. 북한은 누구나 다 빙두를 해요. 간부들도 이젠 뇌물을 받을 때 빙두를 안가져 오면 받지도 안을 정도에요. 머 간부건, 노동자건 상관없이 온 나라가 빙두 해요. 아마 김정은이도 최룡해하고 할지 모르겠네요. 그리고 여자문제도 그래요. 간부들은 권력이라는 것이 있으니까 마음만 먹으면 아무 여자하고나 즐길 수 있어요. 그 나라에선 그거 아니면 할게 없으니까 어쩔 수 없죠”
앵커]네, 빙두라는 것은 마약을 말하는 겁니까?
기자]네, 그렇습니다. 필로폰을 북한에서는 빙두라고 합니다.
앵커] 네, 그런 상황을 김정은이 모를 리 없는데, 왠지 장성택을 무작정 몰아붙여 급하게 처형한 것 같네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지금까지 북한은 어떤 죄를 지었던 지간에 그렇게 빨리 처리한 적은 없었는데요. 특히 사형 같은 경우는 짧아서 1년은 조사를 해야 합니다. 외냐면 다른 죄도 아니고 국가전복인데, 그와 연관된 세력도 어마어마 하겠지만, 이런걸 모두 무시했고요. 법적으로 봐도 당, 안전, 보위, 검찰, 인민위원회, 재판소 이렇게 모여 안전위원회라는 것도 해야 하는 것이 원래 규정인데, 이런 것까지 무시한 것을 보면 또 다른 중요한 이유가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네, 뭔가 투명하지 안은 것만은 분명합니다. 그럼 이번 사건 관련해서 김정은에 대한 주민들의 평가는 어떻습니까?
기자] 네, 다음 소식을 보면 알 수 있는데요. 함경북도에서 데일리NK에 전한 소식입니다. 소식통은 “주민들이 인식하고 있는 장성택은 김정은을 가장 가까이에서 보좌하고 있고 더구나 고모부이기 때문에 가장 믿음이 가는 인물이었다”면서 “당에서 어려운 일이 생기면 장성택이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주민들의 의도와 달리 숙청대상으로 처리된 것에 주민들도 상당히 불안해 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앵커] 네, 그러니까 주민들은 장성택은 김정은의 믿음직한 일군이며, 고모부였다. 그런데, 조카에 의해서 처형되니 상당히 불안해 한다. 이 말씀이군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때문에 주민들은 김정은에 대한 나쁜 감정도 표현하고 있는데요. 소식통은 “주민들은 김정은이 아버지와 정치방식이 조금 다른 줄 알았는데 위험을 느끼면 가족, 친척도 가리지 않고 처벌하는 것은 아버지와 다를 바 없다고 한다”면서 “특히 일부 주민들은 ‘결국 자기말을 듣지 않았다고 해서 고모부를 숙청까지 하는 것은 배은망덕하다’고까지 말한다”고 전했습니다.
앵커] 네, 이러저러한 일을 떠나서 인간적으로 배은망덕하다. 이런 평가이군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또한 주민들은 김정은을 욕하다 보니 장성택에 대한 긍정적인 분석도 있었는데요. “김정은 체제에서 키잡이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 장성택이고 나이도 어리고 경험도 없는 김정은 정치방식을 고모부인 장성택이 조언을 많이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면서 “일부 주민들은 이번 사건이 경제와 관련한 김정은의 지시를 장성택이 뒤집었기 때문에 벌어진 사건이라는 소문도 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자유조선방송/12월 13일>
특집-장성택 숙청, 북한 내부 동향은
자유조선방송 특집, 장성택 숙청 사건 두 번째 시간입니다. 안녕하십니까? 진행을 맡은 김민수입니다. 오늘은 장성택 사건에 대한 북한 주민들의 반응과 내부 동향을 리태성 통신원을 통해 알아보고, 북한 언론 분석, 끝으로 김영환 북한민주화네트워크 연구위원의 의견 들어보겠습니다. 먼저 북한 내부 동향에 대해 리태성 통신원이 전해 드리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진행: 지난 9일 장성택 사건이 방송으로 나온 이후 북한 주민들과 통화를 하셨지요.
리: 네. 3명의 북한 주민과 통화를 했습니다.
진행: 북한 당국이 장성택 사건을 대대적으로 알리고 있는데요, 주민들 반응 어떻습니까?
리: 응당 그런 일이 벌어 질 줄 알았다는 반응입니다. 별로 놀라는 기색도 없고, 냉랭한 분위기마저 느껴집니다. 물론 다른 사건보다 관심과 반응은 다소 높지만 전반적으로 정치에 대한 불신이 높기 때문에 깊은 관심과 성찰은 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진행: 김정은에 대한 실망감도 표출되고 있다면서요?
리: 실제 김정은이 등장할 때 전혀 알지도 못했지만, 그래도 젊었기 때문에 그 어떤 기대가 조금은 있었습니다. 그러나 김씨 정치가 항상 그 모양새여서 실망하고 말았고, 이번 장성택 사건에 대해서도 있을 법한 사건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진행: 세대별로 장성택 사건을 받아들이는 것이 좀 다르다고 하던데요, 과거 여러 숙청 사건을 겪어본 나이든 세대는 이번 사건 어떻게 바라보고 있습니까?
리: 나이 든 축들은 고난의 행군 때보다 더 조심하고 말 조차 조심해야 하게 생겼다고 경계하고 있습니다. 당시 작은 실수도 시범갬으로 공개총살을 당하고 말았는데요, 장성택 숙청이 진행되고 있는 요즘 조심하지 않으면 큰 일을 치를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진행: 젊은 세대는 어떤가요?
리: 젊은 축들과 군인들은 장성택이 오래전부터 개방을 추구 했는데 아쉽게 됐다는 여론도 있음. 나라에 망조가 들었다는 말도 돌아가고 있습니다.
진행: 올해 김정은이 당 내부를 정비하기 위한 여러 사업을 벌였는데, 장성택 숙청 사건을 위해 그랬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면서요?
리: 네. 지난 6월 10대 원칙을 개정하고 이후 새로운 10대 원칙에 따라 사상투쟁회의를 진행했고, 새로운 당증을 교부하면서 당대열을 정비하는 사업을 했습니다. 이런 일들이 장성택 숙청 사건과 무관하지 않고, 김정은이 오랫동안 준비하고 계획한 일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진행: 장성택 일당이라는 말까지 쓴 만큼 대규모 숙청이 예상이 되는데요, 주민들도 자신들에게 불똥이 튈까봐 불안해 하고 있지요?
리: 네. 당 간부들은 연말을 맞으며 전 당적으로 대(大) 논쟁의 분위기 속에서 사상투쟁회의 진행될 것이라고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또 장성택의 반당, 반혁명적 종파적 행위와 관련하여 군중강연자료가 이미 도 당위원회에 내려와 있으며 조만간 각급 당비서들이 직접 강연을 진행 할 것이라고 합니다.
진행: 리태성 통신원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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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지금 여러분들은 자유조선방송이 준비한 ‘특집, 장성택 숙청 사건’을 듣고 계십니다. 북한 주민들의 목소리로 내부 소식 살펴봤습니다. 지난 8일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장성택에 대한 숙청이 결정된 이후 북한의 모든 매체들이 장성택을 집중 공격하고 있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북한 언론에 나타난 장성택 숙청 사건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조준현 기자가 자리에 나와 있는데요, 안녕하십니까?
진행: 네. 북한 당국이 장성택 사건을 언론 매체를 통해 대대적으로 알리고 있지요?
조: 네. 9일 조선중앙통신이 장성택의 숙청을 결정한 정치국 확대회의 소식을 전했는데요, 이례적으로 장성택이 현장에서 체포된 사진을 공개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북한 소식통들에 따르면 당국에선 주민들에게 당일 3시에 방영되는 조선중앙텔레비전의 중대보도를 조직적으로 청취할 것을 지시했다고 합니다. 이후 10일부터 노동신문 사설을 통해 김정은 유일영도체제를 선전하며 본격적인 내부 단속에 나서고 있습니다.
진행: 그러면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보도록 합시다. 9일자 조선중앙통신부터 살펴볼까요? 북한 당국이 장성택을 숙청 이유가 뭡니까?
기자: 가장 주목되는 죄목이 바로 반당반혁명종파행위입니다. 보도에 따르면, 장성택 일당은 당의 통일단견을 좀먹고, 당의 유일적영도체계를 세우는 사업을 저해하는 반당반혁명적종파행위를 감행했고, 강성국가건설과 인민생활향상을 위한 투쟁에 막대한 해독을 끼치는 반국가적, 반인민적범죄행위를 저질렀다고 전했습니다.
사회: 반당반혁명적종파행위라면 북한에서도 가장 큰 죄인데, 장성택이 무엇을 했길래 이런 무시무시한 혐의를 받은 건가요?
기자: 보도 내용을 그대로 인용해보면, 장성택은 앞에서는 당과 수령을 받드는척하고 뒤에 돌아앉아서는 동상이몽, 양봉음위하는 종파적행위를 일삼았다. 또 장성택은 자기에 대한 환상을 조성하고 자기 주위에 신념이 떨떨한자들, 아첨분자들을 끌어당기면서 당안에 분파를 형성하기 위하여 악랄하게 책동하였다고 보도했습니다.
사회: 이번 사건이 오래 전부터 계획됐다는 걸 암시하는 내용도 있지요?
기자: 네. 이런 내용이 있습니다. ‘당에서는 장성택일당의 반당반혁명적종파행위에 대하여 오래전부터 알고 주시해오면서 여러차례 경고도 하고 타격도 주었지만 응하지 않고 도수를 넘었기 때문에 더이상 수수방관할수 없어 장성택을 제거하고 그 일당을 숙청함으로써 당안에 새로 싹트는 위험천만한 분파적행동에 결정적인 타격을 안기였다’, 이 구절에서 장성택 숙청이 계획된 사건이었다는 걸 엿볼 수 있습니다.
사회: 장성택과 김정은의 의견이 출동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는데요, 북한 매체를 통해서도 그런 내용을 엿볼 수 있지 않습니까?
기자: 네. 정치국 결정서를 보면 ‘장성택과 그 추종자들이 당의 노선과 정책 집행을 의식적으로 태공하고 왜곡 집행하였다, 당의 방침을 공공연히 뒤집었다,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 명령에 불복했다’는 구절이 나옵니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6.28방침이나 경제개발구를 놓고 김정은과 장성택의 의견이 엇갈렸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사회: 최고사령관 명령 불복이라는 표현을 놓고도 올해 상반기 정세와 연관시키기도 하던데요?
기자: 네. 올해 김정은이 3차 핵시험을 강행하고 한국에 대한 전쟁위협을 하면서 대외 정세가 악화됐습니다. 특히 중국과 불편한 관계가 됐는데, 중국통으로 알려진 장성택이 김정은의 행보에 대해 충고를 했을 것이고, 개성공단이 폐쇄되는 사태에 대해서도 장성택이 다른 의견을 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북한에 미칠 영향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김정은에게 충고한 것인데, 이것을 최고사령과 명령에 불복하는 반혁명적인 행위로 몰고간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사회: 어제 강철환 북한전략센터 대표가 말했지만, 장성택을 반당반혁명종파분자로 몰고갈 명분이 부족하기 때문에 별별 죄를 다 뒤집어 씌웠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는데요, 죄목이 상당히 구체적이죠?
기자: 네. 좀 소개를 해드리면 ‘국가 재정 관리 체계를 혼란에 빠뜨리고 귀중한 자원을 헐값으로 팔아 버리는 매국 행위, 권력을 남용해 부정부패행위를 일삼고, 자본주의생활양식에 물젖어 부정부패행위를 감행하고 부화타락한 생활을 했다, 여러 여성과 부당한 관계를 가졌고 고급 식당의 뒤골방들에서 술놀이와 먹자판을 벌였다, 마약을 쓰고, 다른 나라에 병치료를 가있는 기간에는 외화를 탕진하며 도박장까지 찾아다녔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사회: 지금까지 열거한 죄들은 사실 김정일 일가가 다 하던 일인데 간부들이나 주민들은 어이가 없겠네요.
기자: 그렇지요. 방금 말했던 장성택의 죄는 김정일이 가장 앞장서서 했던 일입니다. 김정은도 별반 다르지 않을 텐데요, 결국 권력투쟁에서 밀린 장성택을 매장시키기 위해 온갖 죄를 다 뒤집어 씌웠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사회: 과거의 사례를 보면 종파사건이라면 당사자는 처형하거나 정치범수용소로 가두고, 8촌까지 수용소로 끌고 갑니다. 김정은이 장성택을 어떻게 처리할지에 대한 의견이 분분한데, 장성택의 운명을 암시하는 기사가 나와 눈길을 끌고 있지요?
기자: 네, 9일 조선중앙통신에서서 전한 정치국 결정서에서도, ‘앞으로도 혁명의 원칙을 저버리고 당의 령도에 도전하면 그가 누구이든 직위와 공로에 관계없이 추호도 용서치 않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10일 노동신문에서는 더 노골적인데요, 전면에 실은 사설에서 ‘장성택 일당을 적대 세력인 미국과 남측의 반공화국 책동에 편승한 역적 무리였다’고 규정하면서, “혁명가에게 있어서 혁명적 신념을 잃는 것은 곧 죽음”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이 구절이 장성택의 죽음을 암시하고 있는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사회: 장성택에 대한 공격과 함께 김정은 독재체제 강화를 위한 선전도 확대되고 있지요?
기자: 네. 김정은 유일영도체제를 선전하며 본격적인 내부 단속에 나서고 있습니다. 노동신문 10일자 사설을 통해 김정은의 유일적 영도체제를 옹호하고 고수하는 길만이 혁명이 승리하는 길이라는 것을 강조했습니다. 노동신문은 11일에도 김정은 옹위 관련한 글을 9개나 내보냈습니다.
사회: 네. 북한 언론에서는 주민들이 작성했다는 장성택에 대한 규탄 글을 계속 실으면서 김정은에 대한 충성을 강조하고 있는데요, 주민들이 동요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본격적인 선전사업과 숙청사업이 시작이 됐습니다. 장성택에 대한 숙청으로 전 사회가 위축될 것 같은데요, 주민들에게 큰 피해가 가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조준현 기자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기자: 네, 감사합니다.
<북한개혁방송/12월 13일>
안찬일의 시사논평-이제 마지막으로 평양정권을 숙청할 차례다
조선개혁방송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오늘 조선개혁방송 시사논평은 “이제 마지막으로 평양정권을 숙청할 차례다”이런 제목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장성택의 실각설로 한반도 전체가 시끄럽습니다. 장성택은 북조선 3대 세습권력의 실질적인 매니저로 북한 체제 재생산에 결정적 역할을 해오던 인물이기 때문입니다. 벌써 북조선은 기록영화(다큐멘터리)등에서 장성택의 모습을 지우고 당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체포하는 장면을 공개하는 등 장성택을 주인공으로 하는 공포영화 제작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이를 두고 북조선판 김정은 식 문화대혁명이 시작되었다고 보는 견해가 지배적입니다.
모택동이 1966년 주자파 류소기와 등소평 등에게 빼앗긴 권력을 되찾기 위해 문화대혁명의 광풍을 일으켰던 것처럼 김정은도 실용주의를 주장하는 장성택 등을 제거하지 않을 경우 권력이 불안하다고 판단했다는 것입니다. 김 제1위원장은 작년 4월 제4차 당대표자회를 통해 최고지도자에 공식 오른 이후 군과 노동당을 중심으로 권력기반 구축 작업을 착실하게 진행해왔습니다.
김정일 시대의 군부 원로들을 전부 일선에서 밀어내고 잦은 인사를 통해 최룡해 총정치국장을 제외한 총참모장 리영길 대장, 인민무력부장 장정남 대장 , 총참모부 작전국장 변인선 상장 , 인민무력부 제1부부장 서홍찬 상장 등 핵심 요직을 전부 소장파로 교체하여 자신의 군부를 만들었습니다.
과연 이와 같은 일이 장성택의 헌신없이 가능했을까요. 노동당의 경우 김정일 시대의 원로들을 핵심 보직에 그대로 둔 채 최휘 제1부부장, 박태성 황병서 김병호 홍영칠 마원춘 부부장 등을 중심으로 현지 시찰에 데리고 다니면서 신진 세력구축에 공을 들였습니다.
당중앙의 핵심에는 조연준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을 앉혀 그를 ‘제2의 이제강’으로 만들었습니다. 이번에 바로 그 조연준이 제 몫을 톡톡히 해 냈습니다. 그는 중국대륙을 숙청의 광풍속에 몰아넣은 문화대혁명의 강 청처럼 날뛰었습니다.
한국의 국정원은 김 제1위원장이 1인 독재 체제 강화를 위한 세대교체 차원에서 40∼50대 젊은 간부를 등용, 당 부부장급에서 40여 명, 내각 30여 명, 군단장급 이상 20여 명을 교체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또 국가안전보위부에 김원홍을, 인민보안부장에 자신의 농구 교사인 최부일을 앉히는 등 간부와 주민을 감시하는 공안기구도 정비했습니다.
아울러 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 정치국 회의, 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 등 그동안 유명무실했던 당 시스템을 정상화해 주요 정책을 결정, 취약한 지도력을 보완하기 위한 나름의 국정운영 체계도 세웠습니다. 김 제1위원장은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지난 2년간 나름대로 자신감을 얻고 자신만의 목소리를 내 최고지도자로서의 자리를 굳혀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런 자신감이 어쩌면 2인자의 지나친 영향력을 용납하지 않고 고모부인 장성택을 숙청하는 ‘만용’을 낳았는지도 모릅니다. 이제 김 제1위원장은 그야말로 고모부의 그늘에서 완전히 벗어나 혈육의 도움 없이 ‘홀로서기’를 해야 하는 새로운 상황을 맞게 됐습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김일성 주석이라는 거목을 업고 일인체제를 안정적으로 구축했지만, 김정은 제1위원장에게는 국정운영 경험과 경륜을 갖춘 든든한 정치적 보호자가 거의 없었습니다. 나이는 67세에 불과하지만 이제 지병으로 고생하는 고모 김경희 노동당 비서와 겨우 26세의 여동생 김여정 서기실 과장이 장성택의 공백을 메우기에는 역부족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김정은 제1위원장은 앞으로 일인 지배 체제를 서둘러 정착시키기 위해 자신만의 세력을 구축하는데 가속도를 낼 것으로 보입니다. 김여정은 향후 김정은 권력 강화의 중요한 투톱체제 형성의 주인공이 될 것이 분명합니다.
모택동은 문화대혁명으로 잃었던 권력을 회복했지만 1976년 9월 9일 사망하면서 일인천하 시대를 마감하게 됩니다. 그의 후계자 화국봉은 얼마 뒤 등소평에게 권력을 넘기면서 중국은 개혁과 개방의 길로 나아가게 됩니다. 김정일은 1974년 공식후계자로 되면서 3대혁명소조를 통해 비교적 완만하게 권력정지작업을 벌인 것과 달리 김정은은 ‘문화대혁명’방식으로 천하를 다스리려 하고 있습니다.
몇 년 안에 김정은식 문화대혁명이 또 다른 실패의 역사로 남게 될 지 무척 궁금하다. 장성택 세력은 북조선 안에서 인민들로부터 어느 정도 기대감을 가지게 만든 개혁과 개방의 선두주자였습니다. 만약 그가 숙청되지 않고 계속 당에 남아있었더라면 북조선은 분명 변혁의 길로 나갈 수 있었을 것입니다.
장성택이란 새 시대의 인물을 잃어버린 북조선은 앞으로 어떤 길로 나가야 할 지 걱정이 큽니다. 곧 이어 장성택 여독을 뿌리 뽑는다며 사상투쟁이 벌어질 것이고 그동안 수구세력을 몰려 뒤안길로 사라졌던 보수분자들은 다시 머리를 들고 기득권 회복에 나설 것입니다.
장성택 숙청운 여기서 끝나는 일이 아닙니다. ‘곁가지’를 쳐내 김정은의 유일 지배체제를 확립하려는 것으로 평가된다는 점에서 다른 ‘곁가지’인 김정남이 이제는 북조선에 발을 디디는 것조차 불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벌써 나오고 있습니다. 게다가 김정남은 김정은 체제 등장 이후 노골적으로 3대 세습을 비판하는 파격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이단아’임을 자처했던 터입니다.
마카오 등을 거점으로 북조선의 무역에 관여하던 것으로 알려진 김정남은 김정은 체제 등장 이후 최근 은둔에 가까운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북조선 국가보위부가 평양의 김정남 세력 근거지를 습격했다는 얘기도 전해졌고, 한국이 김정남 망명 공작을 추진하고 있다는 소문까지 나돌기도 했습니다.
평양의 피바람은 여기서 멈추어야 하며 체포된 장성택은 즉각 석방되어 모든 직위에 복직되어야 합니다. 만약 여기서 멈추지 않고 김정은식 문화대혁명의 광풍을 계속 이어갈 경우 마지막으로 평양정권이 숙청되는 운명을 면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오늘은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다음 시간을 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