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10만호…”당창건일까지 껍데기 올리라”

평양 중구역 창전거리의 10만호 건설 사업이 빠른 진척을 보이고 있다. 평양 소식통은 3일 “창전거리 건설은 총 3만 세대인데 뼈대는 거의 다 올라간 상태”라고 전했다.


창전거리는 주변에 만수대의사당, 김일성 동상, 만수대예술극장이 자리한 평양의 중심거리다. 북한은 김일성 생일 100주년을 기념하고, 동시에 체제 선전과 김정은의 업적으로 삼기 위해 내년 완공을 목표로 이곳에 자재와 인력을 집중하고 있다.


특히 내년을 강성대국 원년으로 선포하려는 북한은 ‘4월 봄 예술축전’과 4.15 태양절을 맞아 세계 각국의 인사들을 초청해 대대적인 행사를 벌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연히 중심지인 창전거리가 주목받을 수밖에 없어 김정일의 특별지시로 공사를 다그치고 있다.


이와 관련 김정일은 지난 5월 방중 이후 ‘평양의 중심거리가 이렇게 한심하니 좀 잘 건설합시다’ ‘평양을 상해처럼 만들라’ 등의 지시를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창전거리 건설 공사장엔 당 창건 기념일까지 기초 골조공사를 마무리하라는 당국의 지시가 내려진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당국에서 10월 10일(당 창건 기념일)까지 껍데기를 다 올리라고 해서 공사속도가 빨라졌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총 40층까지 올리려고 5월 말에 시작했는데 35층까지 올라갔다”며 “건설에는 시멘트가 빨리 굳어지는 방수액이 사용되고 있어 하루에 3층을 올릴 때도 있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북한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은 지난달 29일 “낮과 밤이 따로 없는 과감한 공격전이 벌어진 결과 짧은 기간에 초고층살림집골조가 40층 계선으로 단숨에 솟구치는 눈부신 건설속도가 창조되었다”고 소개한 바 있다.


당국이 공사기간 단축을 위해 대학생 등을 대거 건설현장 투입했지만, 정작 안전설비를 제대로 갖추지 않아 추락사고도 빈번히 일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속도를 내라고 강요하니 안전성에 대해서는 후차여서 추락사고가 잦았다”고 전했다.


이밖에 평양 내 주요 도로 확장공사와 주변 환경조성 사업도 빠른 진척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보통강, 평양체육관 앞 도로 등은 확장공사가 마무리됐다”며 “거리에 화단을 꾸며 깨끗이 정리한 상태”라고 전했다.


반면 창전거리 이외의 살림집 건설 현장의 공사 진척은 더딘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도로 주변 집들은 당국에서 공사를 진행하고 있는데 보이는 곳만 깨끗하게 칠하고 다듬고 있다”며 “통일거리, 형제산거리, 용성거리 주변 건물들은 2009년 10월에 모두 철거됐는데 공장기업소에 공사를 맡겨 아직까지 진척이 없다”고 전했다.


만성적인 경제난에 따른 자재난으로 창전거리 등 일부 지역만 공사 진척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내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는 평양 10만호 살림질 건설은 사실상 어려워 보인다는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