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김정은, 새해 두 번째 軍시찰…“백두산훈련열풍 일으켜야”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2일 김정은이 최근 제1314군부대를 방문, “올해 백두산훈련열풍을 세차게 일으키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사진=노동신문 캡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직후 북한 미사일 위협 등에 강경 대응을 시사한 가운데, 북한 김정은은 새해 들어 두 번째 군(軍)부대 시찰에 나섰다. 이 자리에서 김정은은 “올해를 훈련혁명의 해, 싸움준비완성의 해로 정해준 당의 의도대로 백두산훈련열풍을 세차게 일으키라”고 지시했다.

조선중앙통신이 22일 전한 바에 따르면, 김정은은 최근 오중흡7연대 칭호를 받은 제1314군부대를 방문, “사상이 강하고 군대가 강하면 무서울 것이 없다. 적들과의 대결은 불과 불의 대결인 동시에 사상과 신념의 대결”이라면서 “우리는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꽉 들어찬 군인들의 정치사상적 우세로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무장한 적들을 타승하여야(쳐서 이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당 부대가 수여받은 칭호 이름인 ‘오중흡7연대’는 당에 대한 충성을 부각하기 위해 북한 당국이 오랫동안 선전해온 부대다. 북한 당국은 오중흡이 김일성의 항일 빨치산 투쟁 당시 ‘혁명의 사령부’를 지키기 위해 목숨도 서슴없이 바쳤다고 주장해왔다.

김정은은 이번 시찰에서 군부대의 전투임무와 훈련실태 등에 대한 설명을 듣고 난 뒤 “지휘관들은 싸움준비에서 빈틈은 없는가, 적들과 싸워 이기자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두고 늘 사색해야 한다”면서 “당의 의도대로 훈련에서 당정책화, 실전화, 현대화, 과학화, 다각화를 훈련혁명의 중심고리로 틀어쥐고 훈련을 강도높이 조직진행하라”고 주문했다.

그는 이어 “모든 전투원들을 다병종화, 다기능화된 진짜배기싸움군, 현대전의 능수, 펄펄 나는 맹수들로 키워야 한다”면서 “올해를 훈련혁명의 해, 싸움준비완성의 해로 정해준 당의 의도대로 백두산훈련열풍을 세차게 일으킴으로써 전투원들을 일당백의 싸움꾼들로 더욱 억세게 준비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김정은은 트럼프 행정부 출범을 전후로 군부대 시찰 행보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새해 이후 줄곧 평양가방공장과 류경김치공장, 금산포젓갈가공공장 등 민생행보를 보여온 김정은은, 트럼프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는 제233군부대직속 구분대(대대급 이하 부대)를 찾기도 했다(보도일 기준 19일).

일각에서는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 취임에 맞춰 미사일 발사 등 도발을 강행할 수 있다고 진단했지만, 아직까지 별다른 도발 정황은 포착되지 않고 있다. 2009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 취임 당시에도 북한은 ‘전쟁 준비’ 등을 주장하며 위협한 바 있지만, 이번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기조가 명확히 드러나기까지 관망하는 자세를 취하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북한 김정은이 신년사에서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개발이 막바지 단계에 이르렀고, 미국이 대화에 응하지 않을 시 추가적인 실험발사를 강행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친 만큼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기조 향방을 가늠한 후 유사 도발에 나설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한편 북한 노동신문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사실을 짧게 전했다. 신문은 “미국에서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가 20일 45대 미국 대통령으로 취임했다”면서 “이날 대통령 취임식이 워싱턴에서 진행됐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한 별다른 논평이나 해설은 내놓지 않았다. 그간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이 다가올 때까지도 아무런 공식 반응을 발표하지 않은 채, 되레 오바마 대통령의 대북정책을 대내외 매체를 통해 거칠게 비판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