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당 핵심 세력 여맹원, 北사회 영향력 커

진행: 언론은 사실을 기록해야 합니다. 하지만 북한 노동신문은 김정은 체제을 위한 선전도구로 전락하고 말았는데요. 노동신문이 전한 내용을 사실과 대조해서 짚어보는 시간 <노동신문 바로보기>시간입니다. 북한민주화위원회 서재평 사무국장과 함께 합니다.

12일자 노동신문은 지난 제2차 전국여맹 초급일꾼 열성자 대회 소식을 전했습니다. 특히 제2차 초급일꾼 열성자들이 김정일 동지의 여성정치 조직으로서 사명과 이로써 주체혁명 위협의 최후승리를 앞당겨 나갈 여맹원들의 억척불명의 신념과 의지를 뚜렷이 과시했다고 신문은 전했는데요. 16일 이 시간에는 ‘제2차 전국 여맹 초급일군(꾼) 열성자 대회’에 대해 분석해보도록 하겠습니다.

1. 국장님, 우선 북한에서 ‘여맹’, 즉 조선민주주의여성동맹은 어떤 조직인가요? 자세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조선민주주의여성동맹은 1945년 11월 18일 조선민주여성동맹으로 창립됐었어요. 그리고 처음부터 조선민주여성동맹 즉 여맹은 북한 노동당에 앞에 있는 전위(前衛)조직으로서 방향을 분명히 정해놓고 정치사상적인 학습위주로 노동당의 정책과 결정을 옹호하고 그것을 집행하는 산하단체로 시행을 했어요. 예를 들면 일반적으로 조선민주여성동맹이라고 하면 여성들의 권익이나 여성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그런 것이 최우선이 아니냐는 생각을 할 수 있는데, 여맹은 노동당의 철저한 정책결정을 우선시하고 그 정책결정을 집행하는데 앞장서게 된 노동당의 강력한 여성 전위조직이라고 할 수 있죠. 노동당 산하 여성조직으로서 최고의 전위조직으로 연합돼서 결정돼 있습니다. 물론 북한 여성들의 권위나 같은 부분들도 조금 언급돼 있지만 그것보다 70%이상은 노동당의 기본 정책 결정을 결사옹위하는 여성조직입니다.

2. ‘전국 여맹 초급일꾼 열성자 대회’에서 초급일꾼도 궁금한 대목입니다. 어떠한 역할을 담당하는 사람들인가요?

보통 북한의 근로단체조직은 초급단체로 돼 있어요. 여맹도 마찬가지로 초급단체가 있습니다. 초급단체라는 것은 노동당으로 비유하면 하나의 세포와 같은 것입니다. 북한에서는 보통 기층조직이라고 하고 초급단체라고도 하는데 초급단체의 기본은 보통 숫자로 보면 20~30명, 많게는 40명 정도의 조직을 초급단체라고 합니다. 그 초급단체가 2,3개가 모이면 부분 초급단체라고 하고 부분 초급단체 2, 3개가 합쳐지면 그것이 1개의 초급위원회가 돼요. 또한 초급일꾼들이라고 하는 것은 초급단체를 이끌고 있는 위원장 내지 부위원장을 초급단체 일꾼이라고 하죠. 예를 들면 함흥에 방직공장이 하나 있는데 방직공장은 하나의 여성초급위원회고 방직공장 안에 방사 1,2,3직장이 있다고 하면 방사 1직장이 부분초급위원회고 각 작업반별로 초급단체가 소속돼있어요. 20~30명이 소속돼 있는 곳에서 위원장 내지 부위원장을 초급단체 일꾼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보통 단체를 빼고 초급일꾼이라고 하는 거예요. 즉 핵심기층 조직의 핵심맹원들이라고 보는 거죠.

3. 초급일꾼 열성자 대회에서 어떤 것들이 논의되는지도 설명 부탁드립니다. 

기본으로 전체여맹이 잘나가려면 초급단체가 잘나가야 돼요. 결국 여맹이 이루어진 것과 같으니까요. 전국에는 아마 정확한 수치는 나오지 않겠지만 수 십 만개의 초급단체가 구성돼서 여맹을 구성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핵심적으로 여맹이 잘나가면 초급단체가 튼튼해야 하는데, 초급단체에서 가장 핵심적인 사람들이 초급일꾼들이기 때문에 이 초급일꾼들을 강화하고 초급일꾼들이 했던 열의, 자신감 등 여러 가지 사기 진작을 위해서 이번에 초급일꾼 열성자 대회를 개최했을 것입니다.

4. 이번 ‘제2차 전국 여맹 초급일꾼 열성자 대회’는 북한에서 약 10여 년 만에 열린 것 아닙니까? 김정은이 이 대회를 개최한 의도가 무엇일까요?

내년 노동당 7차 당대회도 있고 지금까지는 김일성사회주의청년동맹 그렇고 직업동맹(직맹) 농근맹도 그렇고 거의 다 대회를 했습니다. 여맹만 못했어요. 이 대회를 개최하는 이유 중에 하나가 그게 하나 있고 사회에서 보면 북한의 남녀평등이 돼 있지만 여전히 남성에 비해서 여성들이 역할이나 권리 등이 굉장히 뒤떨어져 있어요. 아마 김정은이 여맹초급일꾼대회를 개최하는 가장 큰 의도는 여성들의 역할을 높이기 위해서는 그들의 사기를 높여주고 그들한테 자기의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해주고 김정은의 의도를 잘 따라올 수 있도록 전체 여맹원들이 김정은의 권력 안정화에 되도록 많은 도움을 받기 위한 김정은의 정치적인 전략으로 이 대회를 개최하지 않았을까 저는 그렇게 봅니다.

5. ‘전국여맹초급일꾼 열성자 대회’를 준비하기 위해서 여맹조직원들은 어떤 것들을 해야 합니까? 북한 여성들 지금 바쁜 시기로 알고 있는데요? 반응이 어떻습니까?

북한여성들이 제일 어려운 때가 늦가을 초겨울인 9월부터 11월, 12월이 북한주민들한테는 고통의 계절이지만 특히 여성들이 제일 고통스럽고 어려운 고비라고 할 수 있어요. 북한에서는 반 식량이라고 부르는 김장철이 있고 겨울의 월동준비를 하는 것도 거의 다 여성의 몫이에요. 또한 춥기 때문에 땔감을 마련하는 것도 여성이고, 물론 석탄만 있으면 남자들이 찍어주는 것은 별문제가 안 되지만 그걸 다 말리고 저장하고, 겨울에 방풍장치도 해야 하는데 북한의 여성들은 식구들을 챙기고 이런 일들도 해야 하니까 여성들이 더욱 이중삼중의 고비들을 겪는 게 바로 이 시기에요. 근데 이 시기에 여맹일꾼 대회를 하니까 부담스러워 하는 거죠.

대회는 그날 바로 이루어지는 게 아니에요 사전준비가 엄청 많거든요. 그렇지 않아도 먹고살기 힘든데 초급일꾼대회를 열면 얼마나 더 많은 부담이 생길까 생각이 듭니다. 여성들의 반응은 왜 하필이면 이때 초급 일꾼 대회를 하냐고 하는데, 제가 보니까 각 단체마다 창립일이 있어요. 11월 18일이 여맹창립일이거든요. 북한이 여맹절을 앞두고 초급일꾼대회를 한 거예요. 그래서 이렇게 날짜를 잡은 것 같습니다. 여성들의 이중삼중의 고통은 아랑곳하지 않고 자기네들의 정치적 의미에 맞춰서 가장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을 때 대회를 개최한 것이죠.

6. 그리고 대회장에 붙여진 구호들도 눈에 띠었는데요, 여맹들이 ‘수령결사옹위의 길에서 신념이 많다’고 선전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최근 여맹 조직원들이 이런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봐야 할까요?

최근 북한 여성들이 고난의 행군부터 지금까지 오면서 여맹원들의 역할은 ‘원군사업’(군인들에게 지원물자를 보내는 일)을 제일 많이 했어요. 장마당에서 여성들이 대부분 장사를 하잖아요. 따라서 북한에서 여맹조직은 영향력이 커요. 또한 수령을 결사옹위하는 부분에서도 역할이 크고, 꽃제비, 고아원, 장애인, 어르신 등 사회적 약자들을 돌보는 일에서도 큰 역할을 했어요. 한편으론 대부분 주민들이 경제활동을 하는 장마당에서 여성들의 활동이 많으니 이 모든 것을 그들의 열렬한 충성심이라고 표현을 하고 그 충성심을 높이 발휘해나가자는 것입니다.

7. 노동신문에서는 “여맹위원들은 대중운동을 통하여 기층조직들의 전투적 위력을 비상히 높여나가도록 했다”고 선전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여맹들이 대중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고 봐야 할까요?

청년동맹, 직업동맹과 더불어 여맹도 대중운동에 굉장히 앞장섭니다. 예를 들면 당 창건 70주년 때도 그렇고 여맹이 해마다 과제를 넘쳐서 수행해냈어요. 청년동맹이나 직업동맹은 잘 못했는데 여맹은 매우 잘 해냈어요. 또한 여맹원들이 뜰에 나가서 뽕잎을 따다가 키운 누에고치를 국가에다 바치기도 했었어요. 그게 전부터 여맹들이 꾸준히 해오던 것인데 이게 북한당국의 중요한 외화벌이 중 하나였어요. 이런 것들 때문에 여맹이 실제로 노동당 기층조직의 전투력을 비상히 발전시켰다는 평가를 받는 것이죠.

8. 최근 북한 부녀자들은 정치적인 문제보다는 장마당을 포함한 경제적인 문제에 더 집중하고 있다고 하던데요. 정말 그렇다면, 노동신문은 현실과는 동떨어진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 아닌가요?

현실과 동떨어져 있죠. 북한 여맹원들은 노동당원이 아니에요. 북한에서 가장 만만한 조직이라고도 할 수 있고, 북한에서 여맹원을 우습게 보고 어중간한 사람들은 여맹 반장 같다고도 할 정도로 여맹이 무른 조직인 것 같지만 장마당에서는 여성이 경제활동을 가장 많이 하고 있습니다. 실제 북한 중간 돈주들은 대부분이 여성이에요. 왜냐하면 장마당에서 장사하는 여성들이 90%거든요. 당의 전위조직맹원으로서 역할을 한다기보다 전위조직에 수긍하지 않으면 북한사회에서 살아남을 수 없기 때문에 여맹원들이 노동당에 대해 충성심이 있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또한 실제 여맹원들은 가장의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오죽하면 여성들이 장마당에 가면 남편들보고 집 지키는 자물쇠라고 할 정도로 비하되는 말이 나왔겠습니까. 노동신문이 여맹일꾼대회를 아무리 연다고 선전을 해도 그 여성들은 장마당에 나가서 장사를 하는 부분이 여성들의 충성심에 대해 평가할 수준은 아니라고 보는 거죠.

9. 김일성, 김정일은 ‘여성들을 혁명화, 노동계급화 할 데 대하여’, ‘강성대국 건설대전에서 주체의 조선여성운동의 자랑스러운 전통을 더욱 빛내어 나가자’ 등의 노작을 발표했습니다. 북한에서 이렇게 여맹 초급조직을 강화하고 있는 의도, 무엇일까요?

북한에서 항상 여맹 초급조직을 강화하고 있는 의도가 노동당의 기층전위 조직으로서 여맹의 역할을 강화하는 데 기본으로 두고 있습니다. 또한 기본바탕이 튼튼해야 그 위에 조직도 튼튼하다는 논리로 나가는 것이죠.

북한에서 전체 인구비례수를 보면 여성의 퍼센트가 더 높아요. 제가 학교 다닐 때도 남자학교가 1200명이었다고 하면 여자학교는 1400명 정도였죠. 때문에 북한에서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여맹을 강화해야 북한체제가 안정되고 노동당 체제가 안정되기 때문에 여맹의 초급조직을 강화하는 의도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서 김정은 체제의 안정화, 또 그전의 김정일이나 김일성 정권하에서도 여전히 체제안정을 위해서는 여성들의 역할이 중요했기 때문에 이 부분을 강조하고 있다고 보면 되는 거죠.

10. 마지막 질문입니다. 이번에 열린 전국여맹초급일꾼 열성자 대회, 김정은 체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김정은 체제에 독이 될지 득이 될지는 지켜봐야 되지만 저의 평가는 이미 여맹은 유명무실한 조직이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 같습니다. 여전히 여맹조직은 노동당의 전위조직으로서 살아있고 그 안에서 통제와 역할이 분명히 있기 때문에 이번 초급일꾼대회를 통해서 일정한 여맹조직의 역할이나 부분에 대해서 여맹 스스로의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봅니다. 한편으로 대부분의 여맹원들은 이런 생각을 할 겁니다.

북한의 절대다수의 여성들이 장마당에서 이 추운겨울에도 손을 호호 불면서 발을 동동 구르면서 뒤에 있는 가족들을 위해서 경제활동을 하고 있어요. 그런데 당국은 여맹원들의 이런 고충에 대한 부분들을 해결하려는 것이 아니라 여전히 노동당의 전위조직으로서 우리들에게 충성을 다해라, 김정은에게 충성을 다하라는 것을 초급일꾼대회를 통해 간접적으로 말하고 있어요. 따라서 여맹원들에게는 오히려 더욱 김정은에 대한 불만을 가져올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