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응원단, 이번주 초 해산된 듯…”한국이 받지 않아”

45억 아시아인의 축제 2014 인천아시안게임이 오늘(19일) 개막, 16일간의 열전에 돌입한다. 이번 대회는 역대 최대 규모로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소속 45개국 1만 4500명의 선수단이 참가해 36개 종목에서 금메달을 놓고 경합을 벌인다.

북한은 이번 대회에 축구, 수영, 양궁, 육상, 복싱, 사격, 탁구, 역도, 레슬링 등 14개 종목에 선수 150명을 출전시켜 12년 만에 ‘톱10’ 진입을 노린다. 관심을 모았던 북한 응원단의 모습은 전날 진행된 선수촌 입촌식에서 끝내 찾아 볼 수 없었다. 

북한은 지난 7월 남북 실무접촉에서 350명 규모의 응원단을 ‘만경봉호(號)’를 이용해 인천에 파견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달 28일 돌연 우리 측의 실무접촉 태도를 문제 삼으며 응원단을 파견하지 않겠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북한은 응원단을 해산시키지 않고 평양에 대기시켜 놓았다고 데일리NK 내부 소식통이 알려왔었다. 또한 이달 초까지 응원단이 타고 갈 나선에 정박해 있는 ‘만경봉호’ 페인트 작업을 끝내라는 김정은의 지시가 있었다는 말도 나와 응원단 파견에 여지를 남겨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있었다.

북한은 이번 아시안게임에 파견할 응원단을 평양 금성학원과 예술분야 대학생들을 비롯해 각 지방에서도 23세 이하, 키 160cm 이상의 미모의 여성들로 선발했다.

우리 측에서 북한 응원단에 대한 아무런 언급 없이 원칙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대회 개막이 임박해오자 며칠전 평양에 대기 중이던 응원단을 해산시켰다고 내부 소식통이 전했다.

평양 소식통은 19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정확한 날짜는 모르겠지만, 지난주까지는 평양에 머물고 있었다”면서 “한국에서 받아주지 않아 응원 연습을 하다가 다 보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소식통의 말을 유추해보면 북한은 응원단을 이번주 초 해산시킨 것으로 보인다.  

소식통은 이어 “각 도(道) 예술단을 중심으로 선발했기 때문에 돌려 보내는 것도 그렇게 어렵지 않았을 것”이라며 “한국을 다녀오지 않았기 때문에 특별한 교양사업을 하지 않았고, 반면 한국에서 응원단 오는 것을 두려워 해 가지 못했다는 식의 교양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중국 단둥(丹東)의 한 대북소식통도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그는 “선수단 파견은 국제기구와 합의한 것이 때문에 참가하는 것이 응당하지만, 응원단은 남북 간 정치적인 문제로 민감하다”면서 “저쪽(북한)에서 응원단은 아시안게임에 보내지 않을 것이라고 했기 때문에 해산시켰다”고 전했다.

이어 “한국에서 응원단을 파견해 달라는 반응이 오기를 기대하며 해산시키지 않고 대기시켜 놓은 것 같다”면서 “(한국에서) 아무런 반응이 없자, 많은 응원단을 데리고 있으면 경제적 부담도 만만치 않기 때문에 해산시킨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아시안게임에 응원단을 파견하겠다고 하다가 돌연 파견 철회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민들 사이에서는 당국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북한 당국이) 쓸데없는 고집을 부리지 말고 응원단을 조직했으면 보내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이번 응원단을 위해 나라에서도 돈 들인 것이 많겠지만 응원단에 뽑힌 가정들도 적지 않은 돈이 들어갔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응원단에 뽑힌 가정들에서는 있는 돈 없는 돈 다 다 긁어모아서 보냈는데 이게 무슨 꼴이냐”며 실망에 차 있다고 분위기를 알려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