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김관진·北리수용 9월 방미…’워싱턴 외교전’

북한 리수용 외무상이 9월 중순 뉴욕을 방문해 유엔 총회 연설이 예정된 가운데, 우리 외교·안보정책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도 미국을 방문, 남북 간 치열한 ‘외교전’이 예상된다.

북한 외무상의 유엔총회 참석은 15년 만으로 리수용 외무상은 유엔 총회 연설에서 북한인권 문제를 지적한 유엔 보고서에 적극적인 대응을 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북한이 한국 정부가 추석을 계기로 이산가족상봉 등을 위한 남북 고위급접촉 제안과 관련해 아무런 답변을 내놓지 않은 가운데 미국과의 대화에 나서면서 한국을 고립시키는 ‘통미봉남(通美封南)’ 전략을 다시 펴기 위한 시도를 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북한은 남북이 유엔에 동시 가입한 1991년 이후 김영남 부총리 겸 외교부장과 백남순 외무상이 각각 1992년, 1999년 유엔총회에 참석했다. 이후 북한은 유엔총회에 외무성 부상(차관급)을 주로 보내왔다.

김 실장은 수전 라이스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만나 북핵, 한·미 동맹 등의 현안에 대해 폭넓게 의견을 교환할 것이란 게 외교가의 관측이다. 

특히 한·미연합군사 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이 지난달 28일 끝남에 따라 북한이 2차 남북 고위급접촉 제안을 어떤 식으로든 수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는 가운데 청와대와 백악관 간 직접 협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김 실장의 방문 시기는 현재 한·미 양국 간에 조율 중이지만 추석 연휴 전후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김 실장의 방미에 이어 윤병세 외교부 장관도 9월 하순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할 계획이며, 10월에는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한미안보협의회(SCM)차 워싱턴을 찾는다. 한·미 양국은 SCM 직후 외교·국방장관 간 협의체인 ‘한·미 2+2 회담’ 개최도 추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