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정전협정일 맞아 탄도미사일 발사…”무력시위용”

북한이 정전협정 체결 61주년을 하루 앞둔 지난 26일 저녁 스커드 계열로 추정되는 단거리 탄도미사일 1발을 황해도에서 동해 상으로 발사했다.


합동참모본부의 한 관계자는 이날 “북한은 오늘 오후 9시 40분에 황해도 장산곶 일대에서 동북 방향 동해 상으로 스커드 계열 추정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며 “사거리는 500㎞ 안팎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군 당국은 북한이 이번에 발사한 미사일은 사거리를 감안할 때 스커드-C나 스커드-C의 개량형, 혹은 스커드-ER을 시험발사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북한이 이날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황해도 ‘장산곶’은 서해 북방한계선(NLL)에서 불과 11㎞ 떨어진 곳으로, 군사분계선(MDL)과는 100여㎞ 떨어져 있다.


북한의 단거리 발사체 발사는 올해 들어 15번째다. 이번 발사는 지난 9일 MDL에서 40여㎞ 떨어진 황해도 평산 일대에서 스커드 미사일 2발을 발사한 데 이어 13일에는 MDL에서 20여㎞인 개성에서 스커드 미사일 2발을 각각 발사한 뒤 13일 만이다.


북한이 7월 들어 이전과 다르게 군사분계선(MDL)과 NLL 인근에서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도발 패턴을 보이는 것은 한반도 긴장 조성을 위한 무력시위용으로 분석된다.


특히 이번 발사체 발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지난 17일(현지시간) 북한의 최근 잇단 미사일 발사에 대해 “안보리 결의를 위반한 것”이라고 규탄한 이후 이뤄진 것으로 유엔 안보리 결정에 대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표출한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안보리의 규탄 입장에 대해 자신들의 미사일 발사는 자위권 차원이라면서 반발해 왔으며, 최근에는 유엔 북한대표부 명의로 유엔에 안보리 결의가 부당하다며 항의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합참 관계자는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에 대해 “북한이 인천아시안게임에 참가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도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전형적인 화전양면 전술”이라고 평가한 뒤 “군은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의 의도를 분석 중에 있으며, 추가발사 가능성에 대비해 감시를 강화하면서 만반의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군 당국은 북한이 일부러 주말 저녁, 취약시간대를 골라 한미 정보 당국에 피로감을 주면서 언제든지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는 것을 과시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한 대북전문가는 데일리NK에 “북한이 주장하는 전승절을 맞아 자축하면서 체제결속의 성격이 강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다음 달 예정인 한미연합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중단을 지속적으로 요구한 만큼 이에 대한 무력시위의 일환으로 의도된 도발로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7일 정전협정 전날 황해도 장산곶에서 동해 상으로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은 주한미군 시설 타격을 위한 것이며, 김정은이 미사일 발사를 직접 지휘했다고 전했다.


북한은 올 들어 미사일 발사 훈련을 강화해오고 있지만, ‘주한미군 시설 타격’이라는 구체적인 훈련 목표를 밝힌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조중통은 이날 “김정은이 전승절을 맞아 진행된 인민군 전략군의 미사일 발사 훈련을 현지지도했다”면서 “경애하는 최고사령관 동지께서는 남조선 주둔 미제 침략군기지들의 현 배치상태와 그를 타격소멸할 수 있게 가상하여 세운 발사계획을 보여주신 다음 로케트 발사훈련을 지도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