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AG참가 재검토…南, 응원단 규모 등 트집”

남북은 지난 17일 9월 인천아시안게임 참가와 관련해 실무접촉을 판문점에서 가졌지만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한 채 결렬됐다. 북한은 남측이 태도가 바꾸지 않으면 참가를 재검토 하겠다고 밝혔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실무접촉이 결렬된 것은 남측이 “‘국제관례’니, ‘대표단 규모가 너무 크다’느니 하고 트집을 걸었다”면서 “‘남쪽정서’니, ‘신변안전 보장이 어렵다’느니 하면서 응원단의 규모와 국기의 규격까지 걸고들었다”고 주장했다.


통신은 이어 “우리가 일언반구도 하지 않은 우리 선수단과 응원단의 비용문제를 꺼내들며 자부담이니 뭐니 하고 줴쳐대는(떠들어대는) 추태를 부렸다”고 비난했다.


우리측은 권경상 인천 아시아경기대회 조직위원회 사무총장 등 3명, 북측은 손광호 올림픽위원회 부위원장 겸 서기장 등 3명이 각각 대표로 참석한 이번 실무접촉에서 남북은 북측 선수단과 응원단, 이동 방식 및 응원방식, 숙소, 체류비 문제 등 관련 사안을 논의했다.


북측은 기존 150여 명의 선수단을 참가시키겠다고 밝혔지만 이번 접촉에서는 선수단과 응원단 각각 350명씩 보내겠다고 밝혔다. 또한 체류비용 문제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은 안 했지만 ‘편의 제공’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북측은 선수단은 고려항공 항공기를 이용해 서해 직항로로, 응원단은 개성을 거쳐 경의선 육로로 남한에 들어오며 응원단 숙소는 만경봉호를 인천항에 정박해 이용하고 싶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중앙통신은 또한 “우리측 안에 호응하던 남측이 오후에는 청와대의 지령을 받고 완전히 돌변하여 도전적으로 나왔다”면서 “계속 도전적으로 나온다면 우리의 경기대회 참가를 근본적으로 재검토할 것이라는 것과 경기대회 참가문제는 전적으로 남측의 태도 여하에 달려있다는 것을 천명하였다”고 협박했다.


이날 1차 전체회의에서는 우리측은 북측이 제안한 선수단 및 응원단의 규모와 이동 방식, 경기진행, 신변안전보장, 통신보장 등 대부분 사안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의견 청취에 집중했다.


1차 전체회의가 오전 11시 30분에 끝난 후 2차 전체회의가 시작된 오후 4시15분까지 5시간에 가까운 긴 공백이 있었던 것은 북측의 예상보다 큰 참가 규모 제안에 대한 우리측 내부 논의가 길어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2차 전체회의에서 우리측 대표단은 북측이 오전에 밝힌 선수단 중 임원과 선수의 비율, 응원단 중 취주악대의 규모 등을 반복해서 물었지만, 북측 대표단은 구체적인 답변을 하지 않은 채 나중에 서면으로 알려주겠다고 답했다.


이어 재개된 3차 전체회의에서 북측은 갑자기 우리의 태도를 ‘회담 파탄행위’라고 주장하면서 일방적으로 결렬을 선언하고 퇴장했다.


북측의 이러한 태도는 선수단과 응원단의 비용 분담 문제에 대해 불만을 우회적으로 표시한 것으로 보인다. 북측은 ‘편의제공’을 요청했으나 전례를 볼 때 이는 사실상 선수단과 응원단 체류 비용 대부분을 지원해달라는 뜻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측은 국제관례 및 대회 규정에 따르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으로 다른 모든 참가국처럼 선수단과 응원단 체류 비용은 북한이 스스로 부담해야 한다는 원칙을 고수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