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年 배급 늘고 쌀값 안정에도 北주민 불만 커진 이유?

어느해보다 다사다난(多事多難)했던 2013년 북한. 집권 2년 차인 김정은은 핵실험을 강행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신(新) 경제정책과 개발구 추진, 그리고 김정은만의 치적 사업인 마식령 스키장 건설과 각종 유흥시설 건설 등이 진행됐다. 한해 끝자락인 12월엔 김정은이 고모부 장성택을 전격 처형하면서 반인륜성을 드러냈다.  


북한 주민들에게 2013년은 그나마 변화를 느낄 수 있는 해였다. 주민들이 가장 불만이 많은 시장 통제와 단속이 지난해에 비해 덜 진행됐고 배급도 늘었다. 최근 장성택 처형 이후 내부단속을 위한 통제강화가 예상됐지만 김정은은 주민들을 달래는 유화정책을 택했다. 김정은에 대한 절대적 충성만 강조할 뿐 시장이나 주민 일상 통제는 평소와 다름없다는 것이 소식통들의 전언이다.


이를 두고 여러 분석들이 나오고 있지만 고모부까지 처형한 김정은에 대한 주민들의 불만을 잠재우고 혼란스러운 민심을 다잡기 위해 통제를 강화하지 않고 있다는 데 무게가 실린다. 당군정 주요 간부들에 대한 감시와 국경 경비 등은 강화됐지만 주민들의 불만을 야기할 수 있는 시장에 대한 통제가 느슨해졌다는 것.


북한 당국은 올봄부터 주민들에게 군량미를 풀어, 배급을 주는 등 대부분 지역들에서 배급량이 늘었다. 농촌지역까지 감자나 옥수수로 3개월 분량의 배급이 이뤄져 현재 대부분 지역들 쌀 가격은 하락 안정세다. 평균 쌀 가격은 5000원 선에서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평양 지역 등은 5000원 선이 붕괴돼 4000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시기의 6,800~6,500원에 비해 1,800~1,500원이 하락한 것이다.


그러나 주민들은 어느해보다 더 바쁘게 보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는 김정은 집권 2년차를 맞아 북한 당국이 각종 국가적 건설사업과 내부 정치 행사 등에 주민들이 대거 강제동원됐기 때문이다. 강제동원이 늘면서 이에 대한 주민들의 불만은 높아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 내부 소식통들의 지적이다.


소식통들에 의하면 북한은 올해 전국적으로 유희장 건설을 진행했으며 이를 두고 “인민을 사랑하시는 김정은 장군님의 사랑”이라고 찬양, 선전하고 있다. 한해 각종 동원에 시달리고 연말을 맞은 주민들에게 장성택 사형사건과 연결된 각종 충성모임 등으로 주민들은 “먹는 것이 살로 안 간다”며 “최근 주민들 속에서는 ‘죽을 먹어도 편안해야 살이 되고 떡을 먹어도 편안치 않으며 살이 안 된다는 속담이 그른데(틀림) 없다’는 말을 하고 있다”고 말한다.


북한 김정은은 올해 주민들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각종 유희시설 건설과 새로운 경제관리개선제도 등을 올해 신년사에서 언급했다. 북한은 올해 능라유원지와 문수물놀이장, 미림승마구락부, 마식령스키장 등의 국가적 건설 사업을 추진했다. 이에 대해 노동신문과 조선중앙TV 등한 북한 매체들은 각종 유희시설들을 선전하고 김정은의 ‘후대사랑, 인민사랑’을 대대적으로 찬양하고 있다.


결국 2013년 예년과 달리 늘어난 배급과 물가 안정세으로 주민들의 생활이 조금이나마 나아졌지만 이를 구실로 각종 건설사업에 동원돼 이에 대한 주민 불만은 고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신의주 소식통은 “형편이 좋아졌으니 김정은 최고사령관을 드높이고 충성하는 일에 매진해야 한다는 주민들에 대한 세뇌를 적극 벌인 것”이라면서 “먹을 것도 제대로 주지 않고 각종 건설에 동원시키면 불만이 커질까 봐 이러한 이중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양강도 소식통은 “주민들을 위한 것이라고 도시꾸리기를 비롯해 곳곳에 버섯공장을 건설하라는 위(중앙당)의 지시로 주민들은 봄부터 초겨울까지 고생했다”면서 “믿는 사람들끼리는 ‘예전에도(김정일 때) 나라에서 백성들을 위해서 뭘 한다고 하면서 일만 시키고 주는 것은 하나도 없었는데 지금(김정은)이라고 약속을 지키겠나’며 국가에 노골적인 불신을 내비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장성택 사건이 있기 전에는 인민반회의나 동원 장소 등에서 불만을 보이는 주민들을 이따금 볼 수 있었는데 지금(장 사형 후)은 표정이나 행동에는 불만이 가득하나 말로 표현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경제학 전공 mjkang@uni-medi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