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대학생, 인민공화국과 3대세습 모순 고민할 것”

김영환 북한민주화네트워크 연구위원은 14일 북한 김정은 후계 전망과 관련 “후계체제 자체가 근본적으로 뒤집힐 가능성과 후계체제를 포함한 북한체제 자체가 치명적 위기로 치달을 가능성을 합쳐 60~70% 정도”라고 진단했다.


김 연구위원은 이날 일본 도쿄에서 열린 ‘데일리NK’ 정세 보고회에 참석해 “김정은 후계체제가 순조롭게 구축될 가능성은 10% 미만이고, 이런저런 심각한 어려움에 부딪히면서도 후계체제의 근간 자체가 유지될 가능성은 20~30% 정도”라고 말했다.


김 연구위원은 “김정은의 나이가 어리고 정치적 경험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빠른 속도의 후계작업을 진행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는 게 북한 지도부의 결정적인 약점”이라며 이에 따른 불안요인들을 지적했다.


그는 우선 “빠른 속도의 후계작업은 북한 고위층의 기존 질서와 서열을 크게 흔들어놓음으로써 적지 않은 간부들의 반발심을 불러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북한은 지난 10여 년 동안 간부의 인력 풀을 확대하는 일을 게을리 했고, 간부 교체 타이밍을 놓치는 경우가 많았으며, 고령의 간부들에게 지나치게 많이 의존했다”며 “김정일이 과거처럼 노소(老少)의 다양한 간부들을 쥐락펴락하는 강력한 리더십을 다시 보여줄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지적했다.


특히 “어리고 훈련이 되지 않은 김정은에게 이러한 복잡한 정치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기대하긴 더 어렵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김정일 후계과정에서는 김일이나 최현과 같은 혁명 1세대 조언자가 있었지만 “김정은에 대해 진심으로 충고하고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이 거의 없기 때문에 작은 문제를 크게 키울 가능성이 많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김정일은 어릴 때부터 다양한 형식으로 간부들과 교감해 간부들의 마음을 꿰뚫어 보고 그들을 다루는 재주가 뛰어났던 반면, 김정은의 경우 일반인들과는 철저히 격리된 채 완전히 다른 삶을 살았기 때문에 일반 인민들은 말할 것도 없고 간부들과 간부 자제들의 삶과 그들의 의식, 감정 등에 대한 감각과 유대의식이 극히 낮다”며 간부 장악력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만약 공포와 조작된 상징만으로 간부들을 장악하려고 시도한다면 중간 중간에 내비치는 김정은의 실수들과 빈틈들에 대한 간부들의 경멸과 적의(敵意)만 더 키울 뿐”이라고 강조했다.


공산주의 체제와 인민공화국을 표방하는 북한이 내용적으로는 세습적인 절대왕조체제를 구축하고 있다는 현실의 모순도 김정은 후계체제의 불안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김 연구위원은 “젊은 세대, 특히 대학생들은 이것이 과연 올바른 길인가 하는 의문이 끊이지 않을 것”이라며 “북한 내부에만 있으면 3대세습이 당연하게 여겨지는 분위기도 있지만, 해외에 나가 중국인들로부터 ‘공산주의 국가에서 3대세습은 말도 안 된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다보면 쉽게 생각이 바뀔 것”이라고 밝혔다.


이외에도 권력 남용에 따른 김정일-김정은 부자간의 불화 가능성, 김정은의 실정(失政)에 따른 야심가의 출현 가능성도 불안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연구위원은 다만 ▲중국이 김정은 후계를 사실상 수용한 점 ▲조총련에서 반발 움직임이 없다는 점 ▲북한 내 간부들 중에서도 반발 움직임이 관찰되지 않는 점 등을 들어 “당장 강력한 벽에 부딪힐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