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시장화 확대, 김정은 체제에 ‘독’인가 ‘약’인가

통일 한반도, 누구나 꿈꾸는 미래일텐데요. 통일을 위해 각자의 분야에서 연구하고 또 일하고 있는 전문가들과 이야기 나눠보는 ‘통일대담’ 시간입니다. 북한에 확대되고 있는 장마당이 북한 주민들의 의식을 바꾸고 나아가 북한 체제를 변화시킬 수 있는 기제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북한 장마당을 통해 먹고 사는 주민들이 늘면서 오히려 김정은 체제 안정에 기여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배급 능력이 없는 북한 체제를 장마당이 대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10월 30일 이 시간에는 박인호 데일리NK 북한연구실장과 관련 이야가 나눠 보겠습니다.

1. 장마당이라고 불리는 북한의 ‘시장’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개념에 대해서는 명확하지 않은 것 같은데요. 북한의 ‘시장’, 어떻게 이해하면 좋을까요?

흔히 북한 주민들께서는 ‘어디가세요’라고 물으면 ‘장마당갑니다’라는 말씀 많이들 하시죠? 그런데 북한사회 변화를 연구하는 입장에서는 장마당이라는 말만 쓰면 다양한 북한 사회 현상들을 설명하기가 곤란합니다. 그래서 연구하는 사람이나 장마당의 전망을 고민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장마당과 관련된 용어를 구별하는 것이 국제적인 연구추세라고 볼 수 있습니다.

북한에서 물건이 사고 팔리는 곳이 이 장마당입니다. 현재 북한 주민들께서도 그렇게 부르고 있고요. 한편으로는 1962년부터 북한당국 승인아래 존재했던 농민시장이 있었죠. 농민들이 텃밭에서 키우는 자기의 잉여생산물을 일종의 물물교환방식으로 거래하는 것이었습니다. 대도시에서도 야시장 같은 개념의 노점상 골목들이 있었어요. 그러다가 1990년대 중반 국가공급이 끊기고 나니까 배고픈 사람들이 뭔가를 사야 되고, 팔아야 되고 해서 교통이 발달된,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으로 집중되면서 시장이 형성됩니다.

여기에다 북한 인민보안부에서 장마당의 질서가 무질서하니까 자릿세도 받고, 매대 번호도 붙이고 하자고 했는데 이때 시장을 외부 연구가들은 공설시장이라고 이름붙인 겁니다. 이 변화 추세를 보기 위해서요.

북한의 진짜 시장은 2004년부터 시작됐죠. 김정일의 승인에 따라서 북한 전역 시 구역마다 종합시장이 들어서게 됩니다. 매대가 있고 지붕이 있고 울타리, 출입문, 시장관리소 간판이 붙어 있는 곳이 종합시장이라고 할 수 있죠. 이 종합시장이 북한사회의 큰 변화를 이끌고 있다고 해서 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2. 그럼 소위 ‘시장화’라고 하는 것은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요?

시장화라고 하는 것은 국가공급 혹은 국유제와 반대되는 개념입니다. 그러니까 국가가 먹을 것, 입을 것 다 알아서 해줄 테니 당신들은 국가의 지시를 따라야 된다는 것이 기본 사회주의 경제체제인데요. 1980년, 90년대를 거치면서 당국이 공급을 못해주니까 주민들이 알아서 먹고 살아야 됐죠. 그래서 주민들 자발적으로 뭔가를 팔고 사면서 생계를 유지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것이 점차 사회적으로 확산되면서 파는 것도 늘어나고 사는 것도 늘어나 사고파는 관계가 복잡해졌어요. 이는 결국 북한사람들의 머릿속에 국가에 의존하지 않고 내 힘으로 내가 노력해서 먹고 살겠다는 것들이 ‘시장화’라는 현상으로 이해되고 있습니다.

3. 김정일 체제에서도 ‘시장’은 존재했습니다. 김정일의 ‘시장’과 김정은의 ‘시장’은 어떻게 다른가요?

김정일은 시장을 만들었던 사람이죠. 그래서 김정일 시대에 지금 종합시장의 원형이 등장합니다. 당시에 김정일은 종합시장을 허용하면서 마음대로 먹고 살라고 한 것 같지는 않습니다. 김정일은 죽을 때까지 북한의 경제제도를 국가주도형 공급제, 국유제, 국가배급제 같은 기존의 개념으로 되돌리고 싶어 했어요. 왜냐하면 국가에서 자꾸 뭔가를 주고 그것을 주민들이 받아먹어야 통제와 충성이 가능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김정일 시대의 시장통제 정책은 별로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2009년 화폐개혁이나 평성시장 폐쇄조치가 잘 안되니까 일단 시장에 더 손대지 말고 가만 놔두고 보자 하는 게 김정일 시대 마지막 시장의 모습이었습니다.

김정은은 권력을 물려받고 나서 굉장히 바빴죠. 간부들 점검에, 대외에 자기의 위신도 올려야 되고 그러다 보니까 초반에는 시장에 대해서 신경 쓰지 않았습니다. 그에 따라 시장이 활발해지고, 종합시장의 매대도 늘고, 사람도 늘고, 거래되는 물건도 늘고, 유통되는 돈도 늘어났죠. 그래서 상대적으로 김정은에 대한 주민들의 불만 같은 것도 별로 없어졌어요. 김정은은 시장을 풀어주자고 하는 측면에서는 김정일 때와 차이가 많습니다. 김정일은 시장을 제한적으로 통제 가능한 범위에서 두려고 했던 것이고, 김정은은 김정일 때 마지막 모습을 그냥 유지하는 정도였던 것 같습니다.

4. 좀 더 구체적으로 질문하겠습니다. 그렇다면 김정은 집권 초기‘시장’에 대한 정책과 이제 안정기에 들어섰다고 평가받는 김정은 정권의 현‘시장’정책, 변한 것이 있습니까?

일단 김정은이 최고지도자 자리에 오른 지 햇수로 4년이 되고 있는데요. 2012년과 비교를 해보면 시장에 나오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또 시장에서 거래되는 중국산 제품이나 북한에서 생산된 제품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고요. 눈에 띄는 것은 소비제품만 사고파는 게 아니라 장사를 하는 사람들에게 돈을 빌려주는 사람들도 생겼고, 물건들을 날라다 주는 써비차, 철도부문의 보안원이나 기관사들, 또 이런 장사를 눈감아 주는 중하급간부들, 여러 형태의 사회관계가 형성됐다고 요약할 수 있습니다.

5. 북한에서 ‘시장’은 살아 움직이는 것 같습니다. 이 ‘시장’에서 어떠한 일들이 발생하는 건가요? 물건을 사고파는 기본적인 기능 외에 다양한 일들이 발생하는 것 같은데요?

시장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한마디로 얘기하면 가격이 생긴다는 거죠. 사려는 사람과 팔려는 사람의 수요와 공급, 제품이 만나서 가격이 형성됩니다. 이 가격이 형성되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부차적인 현상들이 생기죠. 첫 번째는 정보교류입니다. 내가 알고 있는 정보와 다른 사람이 알고 있는 정보가 교환되는 거예요. 그게 합의가 돼야 가격이 형성되겠죠. 두 번째는 개인과 개인의 관계가 깊어지게 되는 겁니다. 국가가 배급하던 시절에는 국가와 개인이라고 하는 하나의 선밖에 없었어요. 그런데 그 선이 무너지고 나니까 개인들끼리 관계를 맺어야죠. 신뢰, 경쟁관계를 맺어야 돈을 벌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개인과 개인 간의 사회관계가 복잡해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는 북한주민들의 가치관이 변했다는 겁니다. 국가에 의존한다거나 사상정치 같은 신념을 내세운다고 하는 것은 배를 채워주는 일이 아닌 것을 알게 됐거든요. 때문에 자력갱생이라는 말이 북한에서 현실화된 것은 바로 종합시장, 시장거래, 가격이 만들어낸 성과라고 우회적으로 얘기할 수 있겠습니다.

6. 시장을 많이 연구하셨으니까 이런 질문을 드려보고 싶습니다. 많은 북한 인민들이 이 방송을 듣고 계실 텐데요. ‘시장’에서 돈을 많이 벌려면 무엇을 팔면 좋을까요? 혹은 돈을 잘 벌 수 있는 장사 수완을 북한 인민들에게 소개해 주실 수 있을까요?

시장경제라고 하면 흔히 자본주의라고 얘기합니다. 이 자본주의 꽃으로 불리는 게 바로 제품광고에요. 누가 어떤 형태로 어떻게 만들었느냐, 시장경쟁에서 잘 팔리느냐 아니면 망하느냐 이것을 결정짓게 되는 것이죠. 그래서 보통 일반적인 국가, 자본주의 체제에서는 TV나 신문, 방송을 통해서 제품광고, 기업광고를 굉장히 많이 합니다. 그러나 북한에서는 광고는 아직 할 수 없죠. 그렇기 때문에 제품정보보다는 판매하는 사람의 신용이 더 중요한 것이에요. 이 제품은 어차피 중국에서 온 것이고 또 좋은 것이라고 하더라도 도대체 어느 회사가 무엇으로 만들었는지 알 수가 없기 때문이죠. 다만 물건을 파는 사람이 하는 말은 그나마 믿을 만해서 그 사람이 하는 말을 듣고 그 값을 주고 집에서 써보면 그 값을 해 이런 신용이 장사를 하는데 첫 번째 덕목이 아니겠나라고 생각해보게 되고요. 한 가지 더 덧붙이자면 장사에 전략이 필요합니다. 박리다매, 많이 팔아서 많이 남길 것이냐 아니면 고가의 제품을 팔아서 이윤의 비율을 높일 것이냐 하는 거죠.

사실 지금 김정은 시대에 와서 북한에 시장도 많아지고 매대도 많아지고 너도 나도 장사를 통해 먹고살다 보니까 경쟁이 심해졌어요. 주로 들어오는 제품들은 중국산이고 또 북한에서 만드는 제품들도 다 비슷합니다. 때문에 뭐가 팔릴 것인가를 예측할 수 있는 사람이 장사를 잘 할 수 있겠죠. 경제학적으로도 이런 설명이 가능합니다. 수요가 있는 곳에 공급이 가는 것이 첫 번째 원칙인데 두 번째 원칙은 공급이 수요를 만든다는 것입니다. 인류역사에서 컴퓨터가 있기 전에는 컴퓨터에 대한 수요가 없었습니다. 컴퓨터를 누군가 개발하고 나니까 갖고 싶어지고 사고 싶어 진 것이죠. 그래서 컴퓨터 회사가 돈을 많이 번 것입니다. 이처럼 공급이 수요를 만들어낼 수도 있다고 생각을 해보시면 아마 남들이 팔지 않는 것, 앞으로 예측되는 제품이 무엇인가 이런 생각이 떠오를 것이라고 기대됩니다.

7. 시장에서 ‘매대’가 증가했다고 알고 있습니다. 인민들 입장에서, ‘매대’가 증가했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매대가 증가했다는 것은 일단 북한당국이 매대 증가를 허용했거나 눈감아 주고 있다는 것이죠. 북한당국 입장에서 보면 매대가 늘어나면서 얻는 효과가 몇 가지 있습니다.

첫 번째로는 주민들이 알아서 먹고 사니까 정치적 부담이 줄겠죠. 먹여주고 입혀줄 필요가 없으니까요. 두 번째로는 자릿세를 비롯한 준조세(準租稅)를 걷는 효과가 있어요. 세 번째로는 중하급 간부들도 국가로부터 배급을 못 받고 있는데 이들이 알아서 자릿세를 걷고 세금을 걷고 뇌물을 받아서 먹고 산다면 이들은 계속 당국의 말을 잘 듣겠죠. 그런 것을 관리·감독하는 것도 일종의 권력이고 이익이니까요.

두 번째로는 매대가 증가하면 경쟁이 심해진다는 얘깁니다. 이는 장사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늘어난다는 것이거든요. 그럼 장사를 잘하는 사람은 성공할 것이고, 못하는 사람은 망하게 되는 것인데 이런 것은 장사를 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는 일종의 장벽이 되는 것입니다. 매대가 많아진다는 것은 장사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 늘어난다는 것이고, 장사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매대에 대한 자릿세나 권리금이 올라가겠죠. 그래서 가난한 사람은 매대에 앉을 확률이 점점 떨어지는 겁니다. 이것이 북한 사회의 양극화와 같은 요인을 촉발할 가능성도 아주 높습니다.

8. 북한 정권에서 ‘매대 증가’는 어떻게 판단할 수 있을까요? 정권이 ‘매대 증가’ 상황을 묵인하고 있다고 봐야겠죠?

일단 북한당국 지도부에서나 노동당 차원에서 종합시장의 매대에 대해서 일절 말을 하지 않고 있으니까 중간단위 간부들이나 시장관리소와 같은 하급 간부들은 자기들의 재량에 의해서 종합시장을 통제·운영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들은 장사하는 사람들에게 뭔가를 걷거나 뜯어낼 것이 많아지니까요. 매대가 많으면 이 사람들한테는 좋은 것이죠. 또 다른 측면으로 보면 매대가 증가하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는 의미로 해석이 됩니다. 만족하는 사람도 많아지고 그 사람들 간에 만족도가 높아지면 사회 전체적으로도 만족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죠. 그런 것들이 매대 증가의 효과라고 볼 수 있고요. 매대 증가를 굳이 나쁘게 볼 이유는 없습니다. 북한당국 입장에서 매대가 늘어났다고 해서 자본주의 황색바람이 심해지는 것도 아니죠. 왜냐하면 기존의 종합시장이 용인되고 허용되고 있기 때문에 그런 정치적인 경계, 불안감 같은 징후가 특별히 없기 때문에 북한당국도 그냥 놔두고 볼 가능성이 높습니다.

9. 그만큼 자릿세도 많이 걷혔을 것 같은데요. 당국이 원래 자릿세를 많이 걷었나요?

자릿세를 걷던 것은 1997, 98년 이때입니다. 어지러운 장마당을 북한당국이 한 번 정리합니다. 그러면서 치안을 담당했던 인민 보안원들이 100원, 200원씩 푼돈을 걷어가기 시작했죠. 그걸로 자기 월급을 대신하기도 했고 또 실제로 장마당 질서를 유지하는데 최소한의 경비는 필요했을 테니까 그런 곳에 충당도 했습니다. 자릿세가 공식화된 것은 2004년 종합시장이 합법화 되면서부터인데요. 매대에서 팔리는 물건이 고가냐 저가냐 기준을 놓고 임의대로 자릿세를 매기는 것과 같습니다.

이윤이 많이 남는 고가 제품을 팔면 자릿세를 좀 더 많이 받아요. 대표적인 게 공업품 매대죠. 또한 먹거리나 식량 부식물 같이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고 이윤이 적은 것은 자릿세가 좀 싸다고 합니다. 북한말로는 ‘눅다’라고 표현하고 있는데요. 보통 북한 돈으로 500원에서 2000원 사이 중간 값을 계산하면 1000원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지금 북한 종합시장이 372개 정도 된다는 추정이 나오고 있고 매대가 총 몇 개일까 추정해보면 100만개 120만개 정도로 추정됩니다. 그럼 북한당국은 1년에 쌀 10만 톤 정도를 자릿세로 걷고 있다는 경제적 추산이 나옵니다.

10. 이번에는 ‘화폐’에 대해서 질문 드리겠습니다. 시장에서 물건을 사고 팔 때 북한돈은 얼마나 사용되나요?

북한 화폐는 값어치가 없습니다. 일단 북한 화폐는 북한의 물가를 못 따라가고 있어요. 지금 종합시장에서 쌀1kg에 6000원 정도를 오락가락 하고 있는데 북한의 최고 화폐는 5000원짜리입니다. 그러니까 북한 최고권을 들고 종합시장에 나가봐야 쌀 1kg도 못 사는 거죠. 너무 불편합니다. 한편 중국의 지원이 많아지면서 중국 위안화가 북한으로 많이 들어왔어요. 이에 따라 종합시장의 많은 상인들이나 소비자들은 위안화를 가지고 거래를 많이 하는 것 같습니다. 심지어는 상인들이 ‘25원입니다’ 라고 하면 북한 돈 25원이 아니라 25위안이라는 것이죠. 또한 달러도 많이 이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달러로 계산하면 잔돈이 없어요. 100달러짜리는 북한에 조금 있는데 100달러를 내면 거슬러줘야 되지 않습니까. 그런데 50달러, 10달러, 1달러, 5달러 같은 이런 소액화폐량이 부족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큰 거래에서만 달러가 사용되는 것 같고 종합시장에서는 주로 위안화가 대세를 이루는 것 같습니다.

11. 마지막으로, 북한의 시장에 대한 포괄적인 질문 하나 드리고 싶습니다. 북한의 ‘시장화’ 현상, 북한 정권에게 독일까요 아니면 경제 재건의 치료제일까요?

당분간은 북한당국이나 노동당이나 인민들이나 간부들이나 종합시장, 시장화 효과를 동시에 누릴 것 같습니다. 일단 인민들은 벌이가 많아지면 삶의 질이 높아지니까 좋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김정일 시대에는 장사를 많이 하면 황색 자본주의 바람이 들어서 국가 말을 안 듣지 않을까라고 했는데 지난 10년간 종합시장을 운영해본 결과 특별히 그런 일은 없었습니다. 그러니까 국가차원에서도 인민들에게 먹을 것을 공급해야 한다는 것에서도 자유로워진 거죠.

중하급 간부들은 장사하는 사람들에게 뇌물을 받거나 여러 가지 국가규정을 들이먹이고 겁을 줘서 이윤을 추구할 수 있기 때문에 사실은 국가간부, 인민 모두가 당장은 좋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평화가 언제까지 갈 것인가에 대해서는 또 다르게 생각해 봐야 됩니다. 사람 심리가 돈을 벌다보면 더 벌고 싶어 합니다. 그게 돈의 속성이에요. 어느 정도 주민들의 소득이 올라가게 되면 국가의 중앙통제 정책 때문에 내가 돈을 더 벌 수 있는데 못 버는 거 아닌가라는 불만이 생길 수도 있을 것입니다. 중간 간부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중간 간부들도 주민들이 장사를 할 수 있게 자유로워지면 나한테 기회가 더 많을 텐데 위에서는 실정도 모르고 자꾸 고루한 정책만 준다고 불만을 가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많은 나라들이 시장화 과정에서 체제전환의 시발점이 생깁니다. 이런 일이 북한에서 없으리라는 보장은 없죠. 특히 북한당국의 지도력이 뛰어나지 못하기 때문에 그런 위기의 순간은 언제든지 찾아올 수 있다고 전망해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