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주민도 ‘배달의 민족’…“전화 한 통화면 국수 배달”

진행 : 매주 수요일 북한 경제를 알아보는 장마당 동향시간입니다. 18일 이 시간에는 강미진 기자와 함께 북한 장마당 상황 알아볼 텐데요. 먼저 한 주간 북한 장마당 정보듣고 강 기자 모시겠습니다.

지난주 북한의 쌀값과 환율을 비롯해 북한 장마당에서 팔리는 물건 가격 알려드립니다. 먼저 쌀 가격인데요, 다소 떨어졌습니다. 평양에서는 1kg4880, 신의주도 4800, 혜산은 475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이어서 옥수수 가격입니다. 1kg당 평양은 1800, 신의주 1800, 혜산 190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다음은 환율입니다. 1달러 당 평양 8500, 신의주 8760, 혜산은 8800원이구요, 1위안 당 평양은 1335, 신의주 1320, 혜산 131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이어서 일부 품목들에 대한 가격입니다. 돼지고기는 1kg당 평양 11000, 신의주 11500, 혜산 10600, 휘발유는 1kg당 평양 7400, 신의주 7300, 혜산에서는 7300, 디젤유는 1kg당 평양 5350, 신의주 5200, 혜산은 525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한 주간 북한 장마당 동향이었습니다.

1. 네 지금까지 북한 장마당 물가를 들어봤는데요, 지난주 가격과 비교해 별 변동이 없는 듯 합니다. 요즘 쌀쌀한 초겨울이 다가오면서 북한 장마당들에서는 따뜻한 음식들이 잘 팔리고 있다고 하는데요, 관련 이야기가 준비돼 있습니다. 이 소식 취재한 강미진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강 기자 관련소식 전해주시죠.

, 북한 내부 소식통이 보내온 데 의하면 초겨울을 맞은 북한 대부분 장마당에서 따뜻한 음식이 잘 팔리고 있다고 합니다. 종일 밖에서 장사를 해야 하는 주민들은 장마당에 나오자마자 따뜻한 음식을 찾는다고 하는데요, 일부 장사꾼들은 하루 세끼 식사를 장마당에서 해결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장사꾼들은 아침 장마당이 열리는 시간인 10시쯤 물건을 매대에 옮겨놓고는 바로 주변의 음식 매대로 향한다고 하는데요, 아침으로는 뜨끈하게 데운 두부 한 모를 양념에 발라 식사로 대신한다고 합니다. 따뜻한 것이 배안에 들어가야 추위도 덜 탈 수 있다는 생활속 지혜가 아닐까요, 일부 장사꾼들은 따뜻한 물만두로 아침을 대신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솔솔 장마당 음식 냄새가 이곳까지 풍겨오는 것 같네요

2. , 저도 두부를 좋아해서 그런지 두부이야기에 군침이 도네요, 그런데요, 아침식사도 장마당에서 해결하는 장사꾼들이 있다고 하면 그 시간까지 아침식사를 하지 않고 장마당에 나오는건가요?

일부 장사꾼들은 집에서 아침식사를 하고 나오기도 하지만 일부 장사꾼들은 매일이다시피 장마당에서 식사를 한다고 하는데요, 집에서 그 시간에 나오면서 집에서 저렴하게 먹을 수 있는 식사를 하지 않았다면 낭비가 심한 가정주부라고 하겠지만 북한 여성들이 그렇게 쉽게 돈을 쓰려고 하지 않는답니다. 쌀이나 밀가루 장사꾼들은 물건을 도매하려고 아침 일찍 집을 나서기 때문에 집에서 밥을 지어놓고 식구들 밥을 챙겨줄 새도 없다고 합니다. 그러니 밥을 어디서 먹겠어요, 당연히 장마당이 이들의 아침식사를 챙겨주는 셈이 되는 거죠. 음식을 파는 장사꾼도 좋고 사먹는 장사꾼도 든든하게 하루 일과를 시작할 수 있는 겁니다. 저도 한때 장마당에서 음식을 팔았었는데요, 더운 때는 더위를 피할 수 있는 음식메뉴를 선택하고 지금처럼 날씨가 쌀쌀해질 때에는 따뜻한 음식을 준비하면 장사가 훨씬 잘 되더라구요.

3. 더울 땐 냉면이나 아이스크림과 같은 찬 음식을 찾고 추울 땐 더운 음식을 찾는 것은 당연한 것이죠. 현재 북한 시장들에서 팔리고 있는 따뜻한 음식들을 꼽는다면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 아까 말씀드린 따뜻하게 데운 두부라든가 김이 모락모락 나는 물만두도 있구요, 그리고 아침을 장마당에서 해결하는 동료들을 위해 온반을 해가지고 나오는 장사꾼들도 있다는데요, 장사 잘 해서 좋고 먹는 이들도 좋아하고 있어서 서로 기분 좋게 웃으면서 하루 장사를 시작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지역별로 조금씩 다르기도 하다는 것이 소식통의 말인데요, 북부 고산지대인 양강도에서는 감자전을 바로바로 부쳐주는 음식매대도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뜨거운 가마에서 바로 꺼내서 파는 순대도 있구요, 국수도 이젠 온면으로 팔리고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동지날은 아니어도 동지죽을 써가지고 나오는 주민들도 일부 있고 점심 같은 땐 감자떡도 잘 팔린다고 합니다.

이렇게 평상시에 집에서 자주 해먹을 수 없는 동지죽이나 감자떡 등이 장마당에 나오고 있어서 장사를 하는 사람들뿐 아니라 역전이나 길을 가던 주민들도 별식으로 한 그릇씩 사먹는다고 합니다. 사먹는 사람을 위해 따뜻하게 음식을 챙겨주는 것은 평안남도에서도 마찬가지라고 하는데요, 수수전이나 온반으로 장마당 상인들이 아침밥을 먹을 수 있게 해주고 있어 장마당에서는 아침부터 따뜻한 기운이 감돌고 있어 장사하는 다른 주민들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하고 있다고 하네요. 아마 전국의 장마당 풍경은 비슷하다고 생각이 됩니다.

4. 감자떡에 온면, 거기다 순대까지 정말 장마당엔 갖가지 음식들이 많을 것 같네요, 감자떡과 순대, 그리고 국수에 대해 궁금한데요, 가격설명 부탁드립니다.

감자떡은 개수로 팔리고 있는데요, 주먹보다 조금 작은 크기로 빚어진 감자떡은 개당 250원을 한답니다. 온면도 한 그릇에 따라 작은 것은 500원도 하고 그보다 조금 큰 그릇이면 10001500원 이렇게 양에 따라 가격이 다르답니다. 온반도 마찬가지이구요, 대신 500원짜리는 없고 1000원 짜리부터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순대는 굵기에 관계없이 1kg 13000원 정도를 하고 있는데요, 비싸기 때문에 여럿이 함께 사먹기도 한다고 합니다. 장마당은 별의별 음식이 다 있는 곳이어서 매일 음식을 사먹다 보면 갖가지 음식을 다 맛볼 수 있답니다

감자전 같은 경우는 500, 1000원짜리가 있는데요, 주민들은 음식취향에 따라 자신들이 먹고 싶은 음식을 먹을 수 있어서 좋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고 하네요. 함경북도 길주에서는 영양탕이 잘 팔린다고 합니다. 한 그릇에 2000원 정도를 하는 영양탕은 여름보다는 인기가 없지만 건강은 생각하는 주민들은 영양탕을 먹는다고 합니다.

 5. 네 저는 아까부터 입안에 군침이 살살 돌고 있는데요, 아쉬운 대로 지금 맛볼 수 없기 때문에 통일된 후 꼭 맛보고 싶네요. 통일되면 북한의 여러 지역들에서 갖가지 음식들을 찾아 소개하는 것도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언젠가 장마당에서 음식장사를 했었다는 한 탈북자분을 만났었는데요, 음식장사꾼들끼리 서로 교환해서 음식을 먹기도 한다고 하더라구요.

, 장마당에서 음식을 파는 장사꾼들 속에서 흔히 있는 일인데요, 빵 장사꾼은 국수를, 순대장사꾼은 두부를 먹을 수도 있고 먹고 싶은 음식 매대에 가서 바꿔먹자고 말하면 흔쾌히 바꿔먹기도 하구요, 그렇지 않으면 이번에는 어렵다고 다음에 바꿔먹자는 식으로 장사꾼들 사이에서는 오순도순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나누면서 식사시간을 즐기기도 한답니다. 그리고 생각해봐요, 대부분 음식장사꾼들은 음식 하나만 파는데 국수장사꾼이 매일 자기가 만든 음식을 먹는다면 지겹지 않겠어요, 이런 것은 다른 음식장사꾼들도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서로 좋은 생각이라고 하면서 교환하여 먹기도 하는 것이랍니다.

저는 음식장사를 한때 했었는데 주로 빵을 만들어 팔았습니다. 증기빵과 다른 형태의 빵을 만들었기 때문에 다른 장사꾼들보다 빨리 팔리는 날이 다반사여서 점심을 장마당에서 먹는 때가 드물었답니다. 이후엔 양을 늘리면서 점심을 대부분 장마당에서 해결했었는데요, 개인적으로 감자떡을 좋아해서 감자떡이나 국수를 먹기도 했답니다. 그때 시절을 돌아보니 정말 함께 웃고 떠들며 서로 나눠먹으면서 했기 때문에 어려운 시기를 이겨낼 수 있었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새삼 드네요. 일부 마음이 맞는 친구들끼리는 한가지 씩 음식을 가지고 와서 한 곳에서 먹기도 했는데요, 여럿이 모여서 먹으면 여러 가지 음식을 한 번에 맛볼 수 있어서 좋았답니다.

그리고 한 매대에서 여러 가지 음식을 파는 것도 있는데요, 기본 매대 주인이 파는 기본메뉴에 주변에서 팔아달라고 하면서 여러 음식들을 내오기도 한답니다. 매대 주인은 주 메뉴를 팔면서 곁들어 다른 주민의 음식을 팔아주는 것으로 일정한 수익을 챙기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일종의 타인을 위한 서비스이면서도 자신의 이익을 챙기는 것을 보면 북한 사회도 자본주의 시장과 별다르지 않다는 것입니다.

6. 북한 장마당에서는 어떤 서비스가 있는지 많이 궁금합니다.

, 없다고는 하지 못한답니다. 북한 전역이 시장화되면서 여러 서비스 업종도 등장을 했는데요, 가령 산 물건을 언제까지 집에 가져다 달라고 하면 가져다주기도 한답니다. 일종의 배달 서비스입니다. 좀전에 제가 빵장사를 했다고 했었죠?() 저는 빵장사를 할 때 하루 12kg이상을 빵을 만들었었는데요, 하루 잘 하면 본전을 빼고도 25kg짜리 밀가루 한 지대를 살 수 있었어요, 가족들이 먹을 수 있는 식량을 사고 다음 장사를 위한 준비물을 사고 나면 밀가루를 들고 갈 수 없기도 했지만 밀가루 장사꾼은 집에까지 날라다 주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했는지 매번 절 도와줬습니다.

저는 무역을 하는 기업소나 경조사가 있는 가정들을 대상으로 하여 빵을 만들어 팔았기 때문에 시장에서 팔 것을 조금 내놓고는 대부분 구매를 하는 사람들의 집에까지 가져다 주었거든요. 당시는 그것이 서비스인지는 몰랐지만 장사꾼들 사이에서는 확실히 그런 장사꾼들의 상품을 구매하려고 하는 모습을 보였답니다. 그런 것이 발전해서 오늘날 북한 장마당들에서는 매대에 앉아 있는 장사꾼들이 전화 한 통이면 음식장사꾼이 바로 따뜻한 음식을 배달한다고 합니다. 음식도 같고 양도 같고 할 때 서비스가 좋냐 나쁘냐에 따라 장사가 잘 되냐 안되냐를 결정짓는다고 봐도 틀리지 않는답니다. 북한 시장도 자본주의 시장의 틀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잖아요?

경쟁 없이는 버틸 수 없는 북한 사회에서 사는 주민들은 알아서 자발적으로 서비스업을 발전시키고 있는 것 같다는 것이 저의 소견입니다. 지금 이 시간에도 내일 장사를 어떻게 하면 남보다 빨리 그리고 많이 팔 수 있을까 하는 생각으로 잠자리에서 뒤척이고 있을 북한 주민들의 모습 눈에 밟혀옵니다. 오늘 하루도 가족과 그리고 나 자신을 위해서 하루를 알차게 사신 북한 주민 여러분 지금까지 한국 서울에서 보내드리는 국민통일방송을 청취해주신데 대해 감사드리며 저는 다음주에 찾아뵙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경제학 전공 mjkang@uni-medi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