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돈 궁해 朴 당선인에 유화 메시지”

북한이 새해 들어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을 강하게 비판하면서도 새 정부에 ‘남북관계 재설정, 남북 대결 해소’ 등의 대남 유화 메시지를 연일 보내고 있다. 이는 새롭게 출범하는 박근혜 정부가 전 정부와 차별화된 대북 정책을 펴야 한다는 것을 촉구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은 그동안 남북 대화 등에서 각종 경제적 지원과 식량 지원을 요구했다는 점에서 새 정부에 이 같은 지원을 내심 바라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지난 5년간 북한의 천안함·연평도 도발과 박왕자 씨 피살로 남북경제협력과 금강산 관광이 완전 중단돼 남한으로부터의 현금 수입은 제로에 가까웠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북한의 대남유화 메시지의 궁극적인 목적은 통치자금 확보에 있으며, 남북대화 재개→5·24조치 해제→경제협력 및 금강산 관광 재개 수순을 밟는 대남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전문가들은 북한의 위장 평화공세에 말려들면 과거와 같은 도발→대화→지원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임강택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데일리NK에 “5.24조치가 해제되면 남북경협 확대·금강산 관광 재개 등이 이뤄질 수 있기 때문에 북한 당국은 외화를 획득할 수 있는 기회가 절대적으로 많아진다”면서 “특히 남한 기업들이 진출하면 북한 당국은 외화 획득이 더욱 용이해 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 대북 전문가는 “지난해 김정은이 권력 안정화를 위해 천문학적인 통치자금을 사용했기 때문에, 남한으로부터의 현금을 얻기 위한 경협 등을 재개하기 위한 일환으로 유화적인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화도 중요하지만 북한의 대남 전략에 말려들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도발하면 대화하고 지원하는 고리를 끊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광진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선임연구위원도 “김정은은 지난 한 해 동안 방만하게 자금을 사용했기 때문에 통치자금이 넉넉하지 않은 상황일 것”이라면서 “북한과 중국의 무역이 확대됐지만 내부적으로 우상화 작업 등과 같은 소비성 지출이 많았다”고 말했다.


한편, 정보 당국에 따르면 김정은은 김일성·김정일 우상화를 위해 약 4천억 원을 투입했고, 두 차례 미사일 발사에 1조 이상의 자금을 쏟아 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