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단 분리’ 기술 확보…’재진입 기술’도 갖춘 듯”

한미 당국이 12일 북한 장거리 미사일의 탑재물이 궤도에 진입했다고 발표했다. 미사일을 발사할 때마다 번번이 ‘로켓 단 분리’에 실패했던 북한이 이를 집중 보완해 성공한 것으로 관측된다.


북한은 1998년 ‘대포동 1호’의 3단 분리 실패에 이어 2006년 ‘대포동 2호’ 1단 분리, 2009년 ‘은하 2호’ 3단 분리를 실패했다. 특히 지난 4월 은하3호 발사 당시에는 1단 분리에 실패하면서 발사 2분 15초 만에 공중폭발해 국제적인 망신을 당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번에 발사된 미사일은 ‘노동B 미사일’ 4개를 1단 추진체로, 스커드 미사일을 개량한 ‘화성 미사일’을 2단 추진체로 제작했다는 점에서 지난 4월에 발사된 로켓과 외형적으로 큰 차이가 없다.


성공적인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위해선 로켓이 일정고도에 도달 시 폭발볼트를 이용해 단을 분리시키고 즉시 로켓 진행 반대방향으로 추진체를 밀어내는 장치를 매우 정교하게 구성해야한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북한이 관련 기술을 상당히 개선하고, 노하우를 축적했을 것이란 평가를 내린다.


권세진 카이스트 교수는 데일리NK에 “추진체의 고도가 400km 지점에 이르렀을 때는 초속 8km의 추진력을 가해 지구중력에 벗어나게 하는 것이 중요한데 북한은 이 같은 프로세스를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단 분리가 매우 성공적이었던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이어 “추진체가 날아가면서 통제센터에 고도·속력 등 관련 자료를 전송하는데 북한은 이미 발사 10분후 성공을 가늠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이번 발사 성공으로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전용(轉用)할 역량을 갖췄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장수 새누리당 국방안보추진단장은 12일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이 고도 500km 이상을 10분 이상 머물러 발사에 성공한 것이며, 이는 대륙간탄도미사일 기술을 상당부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이 미국과 유럽을 사정거리 안에 확보하려면 로켓의 고도가 1000km까지 상승할 수 있어야 한다. 추진체의 고도가 1000km까지 도달하면 사거리 1만1000km를 확보, 유럽전역과 미국 워싱턴D.C까지 그 사정권에 포함된다. 


군 소식통은 이날 “은하3호를 ICBM으로 전용할 경우 사거리도 1만km이상에서 1만3천km 이상으로 연장됐을 것으로 로켓전문가들은 추정했다”고 전했다.


여기에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의 핵심인 ‘재진입 기술’을 확보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 로켓 전문가는 “재진입 기술은 이미 미국과 러시아가 50~60년 전에 개발한 기술로 북한도 10년 이상 관련 기술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면서 “북한 입장에서 확보 불가능한 기술은 아니다”고 말했다. 반면, 군 당국은 “재진입 기술 확보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