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군관, 영양실조 병사 개인 텃밭 농사에 강제 동원”

진행 : 최근 북한 양강도 삼수군 주둔 42여단에서 군관들이 영양실조에 걸린 군인들을 개인 텃밭 농사에 강제 동원시킨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몸 상태에 관계없이 권력을 악용해 군인들을 머슴처럼 부리고 있다는 겁니다. 자세한 소식 김채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영양실조에 걸린 군인들에겐 힘든 일을 시키지 않아야 되지만, 군관들은 ‘그냥 누워있는 것보다는 조금씩 움직이는 게 낫지 않겠느냐’는 말도 안 되는 논리를 펼칩니다.

양강도 소식통은 10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최근 농번기철을 맞아 군인들이 하루 종일 군부대 부업(副業)이나 군관 가족 텃밭 일에 동원되고 있다”면서 “한 눈에도 몸이 허약한 군인들이 머습처럼 일만 하니 보기에 안쓰러울 정도”라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 “군관들은 군인들이 영양보양식을 제대로 먹을 수 없는 상황을 오히려 악용하고 있다”면서 “‘텃밭 일을 해줘야 기름 한 방울이라도 얻어먹을 수 있지 않겠냐’는 말로 꼬드겨 강제 동원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군관들의 살림살이도 넉넉지 않기 때문에 고된 노동에도 군인들에게 차려지는 건 없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입니다. ‘가을이 되면 맛있는 것 많이 해줄 테니 그때 집으로 오라’는 허황된 약속만 늘어놓는다는 겁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병사들은 불만을 제대로 표출하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군관들의 말 한마디면 영양실조 명단에서 제외되고, 그러면 중대로 돌아가서 더욱 열악한 생활을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소식통은 “예전엔 이런 개인 일을 시킬 때 맛있는 음식을 대접하곤 했는데 최근엔 완전히 뻔뻔한 모습이다”면서 “군관들은 부대에서 강냉이(옥수수)밥과 염장 소금을 갖고 와 그것으로 점심을 먹게 한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군인들을 제대로 먹이지도 못하고 관리도 못하면서 왜 많은 청년들을 군대에서 썩게 만드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