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외교행낭, 더이상 불법행위에 악용돼선 안된다

최근 북한 외무성 대변인이 조선중앙통신 기자와의 문답을 통해 “지난 16일 뉴욕 케네디비행장에서 미국의 불법무도한 도발행위로 말미암아 외교신서물(diplomatic package)을 강탈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뉴욕에서 진행된 장애자권리협약 당사국 회의에 참가하고 돌아오던 북한 외교관들의 외교행낭을 미국 안전성 소속 인물들과 경찰 20여 명이 완력으로 빼앗았다는 것입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유엔본부가 위치하고 있고 유엔총회를 비롯한 국제적 회합의 마당으로 돼있는 뉴욕의 한복판에서 주권국가의 외교신서물에 대한 강탈행위가 벌어진 것은 미국이라는 나라가 불법, 무법의 깡패국가임을 보여주는 뚜렷한 실례”라고 비난했습니다. 아직 미국 국무부의 공식 입장이 없어 확인이 필요하지만, 북한 측 주장이 사실이라고 해도 자초한 것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외교행낭안에 있는 내용물은 ‘불가침 특권이 있습니다. 그런데 북한 당국이 이런 외교 특권을 이용해서 지난기간 외교행낭을 통한 각종 불법 활동을 끊임없이 자행해왔습니다. 외교행낭 안에 밀수담배를 넣는 건 흔한 일이고, 금괴나 코뿔소 뿔, 상아 심지어 마약, 위조화폐 등 온갖 불법행위를 저질러 해당국가로부터 북한외교관들이 추방되는 수모를 겪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세계 곳곳에서 ‘단골 추방 대상’이 된 지는 이미 오래된 일입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지난 2월 말레이시아국제공항에서 살해된 김정은의 이복형 김정남을 죽이는 데 사용된 독극물 VX도 외교행낭을 통해 들여왔을 가능성이 있다고 수사당국은 보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북한 당국은 외교행낭을 통해 마약과 위조 지폐 운반 같은 범죄행위 뿐만 아니라 심지어 살인도구까지 이동시키고 있습니다. 이걸 잘 알고 있기에 미국만이 아니고 세계 수많은 나라들에서 북한 외교행낭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결국 김정은 정권이 북한 외교관들을 범죄의 길로 떠밀었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생긴 것입니다. 북한 외무성은 미국의 대조선적대시정책을 운운하며 주권침해행위를 논하기 전에 외교행낭이 범죄행위에 악용되지 않도록 하는 조치부터 취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