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식량난 원흉은 ‘협동농장’…개인농 대폭 허용해야”

풍요로운 계절인 가을이 왔습니다. 올해 북한의 식량생산량은 지난해보다 백만 톤가량 늘어날 것 같다는 반가운 소식도 있습니다. 그런데도 협동농장원들의 시름은 깊어만 갑니다. 지난시기 만 풍년을 가져왔다고 요란하게 떠들었지만 살림살이는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 북한당국이 식량생산을 높이기 위해 내놓았다는 분조도급제, 포전책임제에 따른 현물분배 약속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아 농장원들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특히 큰물피해를 입은 함경북도 인근 지역 협동농장원들에게 당초 약속했던 수확한 농작물의 30%가 아니라 37%를 내라고 강요하고 있어 이 지역 농장원들이 반발이 거셉니다. 명분은 수해피해를 입은 농장원들에게 분배를 해줘야 한다는 것인데, 농장원들은 국가가 책임져야 할 일을 자신들에게 떠넘기며 있다고 불만을 터트리고 있습니다. 

양강도, 자강도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양강도에선 감자 국가알곡생산계획량이 정보당 26톤인데, 이번에 실적이 좋아서 정보당 28~30톤을 생산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농장원들에게 더 차례진 몫은 없었습니다. 오히려 올해 수확한 감자를 전분으로 만들어 바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하니 기가 찰 노릇입니다. 감자를 전분으로 만들기 위해선 노력이 많이 들어가고, 들어가는 감자도 많아서 농장원들이 큰 손해를 보게 된다는 게 현지 주민들의 반응입니다.

자강도에서도 “중앙에서 알곡생산량과 상관없이 농장원 1인당 하루 550그램으로 식량배급을 주라는 지시를 내려 보냈다”고 합니다. 이런 사례를 보면 국가계획량을 초과하면 여유식량을 농민들에게 돌려준다던 약속을 올해도 지킬 생각이 없나 봅니다.

이렇게 할 바엔 분조도급제요, 포전책임제를 뭣 때문에 도입했단 말입니까. 분조도급제나 포전책임제나 농장원들이 피땀 흘려 열심히 일한 만큼 차례지게 만들어 궁극적으로는 농업생산량을 높이자는데 있습니다. 그런데 약속을 지키기는커녕 수확철만 되면 이 핑계 저 핑계대면서 뜯어갈 생각만 하니 누가 열심히 농사를 짓겠다고 하겠습니까.

수천 번 말하지만 북한에서 식량문제를 풀 방도는 단 하나밖에 없습니다. 협동농장제가 아니라 개인농을 해야 합니다. 말로만 분조도급제, 포전책임제를 하느니, 농사를 짓겠다는 사람들한테 땅을 나눠주고 개인농을 하라고 한다면 아마도 도시에서 살던 주민들까지 저저마다 농사를 짓겠다고 떨쳐나설 것입니다. 농장원들을 억지로 붙잡아두고 분조도급제요, 포전책임제요 할 것이 아니라 대담하게 토지를 개혁하는 결단을 내리는 것이 훨씬 더 좋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