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두만강변에 탈북차단 전기철조망 설치”

중국이 최근 북한 주민의 무단 월경(越境) 및 북한 국경경비대의 약탈, 강도 행위를 차단하기 위해 두만강(양강도 일부와 함경북도 국경선) 중국 지역 국경 연선(沿線)에 전기철조망을 설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때문에 이 지역 주민들의 도강(渡江)이나 탈북이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10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중국이 탈북자 주요 입국 루트에 전기철조망을 설치하고 있다”면서 “1.5m 높이로 4m를 한 구역으로 해 설치된 전기 철조망은 24시간 220V의 전기가 통해 접촉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철조망 부근에는 감시카메라(CCTV)까지 설치돼 탈북자 발생시 변방경비대가 즉각 출동하도록 했다. 


두만강은 강폭이 좁아 전기 철조망 설치를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다. 현재까지 무산군과 회령시 사이, 삼봉구와 남양구 사이와 마주한 중국측 연선에선 2010년부터 철조망 공시가 시작돼 최근 완료됐다. 철근 콘크리트로 철조망 기둥을 세워 임시 대책이 아님을 보여주고 있다. 


전기철조망은 위아래 20cm간격으로 전선 8줄을 연결하고 220V의 전류를 흐르게 한다. 그는 “고압인 380V의 전압은 사람과 접촉시 튕겨 내지만 220V는 사람을 끌어당기기 때문에 전기철조망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한다”고 설명했다. 


중국공안은 수 년 전부터 북한 도강자들의 약탈과 강도행위를 막기 위해 도강하기 쉬운 여울목과 일부지역에만 일반 철조망을 설치해왔다. 그러나 도강자들의 범죄가 줄어들지 않고 최근 탈북자 문제가 국제사회서 이슈가 되면서 이를 막기 위해 전기철조망을 설치하기 시작했다는 것이 소식통의 관측이다.


소식통은 “오래전부터 국경지역 북한 도강자들의 밀수나 강도 등의 범죄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철조망을 설치해 왔지만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면서 “중국 공안의 입장에서 전기철조망을 설치해 불법 월경자나 탈북자를 근본적으로 차단하겠다는 의도”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강 건너편에서 낚시와 물고기를 잡는 중국인들을 전혀 볼 수 없다”며 “자국민들의 일상 생활에 불편을 주면서까지 전기철조망을 설치한 것을 보면 중국 공안 당국이 도강자나 탈북자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북중 국경지대를 다녀온 이시마루 지로 일본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대표도 “투먼(圖門)에서 두만강 상류쪽은 이미 90%이상 철조망이 완성됐고, 나머지 구간은 공사중이며, 중국은 두만강 전역에 철조망을 세울 목표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지역에서 마약 밀수가 집중적으로 이뤄져 왔고, 월경자들에 의한 살인, 강도 등 범죄를 근절시키기 위한 목표로 공사가 진행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철조망 설치로 두만강 지역에서의 도강이나 탈북이 거의 어려워져 함경북도 사람들은 양강도 혜산쪽으로 도강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전기 철조망 설치로 북한 주민들의 탈북이 힘들어졌지만 북한 당국은 반기는 분위기이다. 소식통은 “경비초소 군인들은 주민들에게 ‘길을 열어 줄 테니 재간 있으면 넘어가보라’, ‘괜히 강을 건넜다가 다시 돌아올 바에는 꿈을 깨라’는 식으로 조롱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