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출처 대라” 南가족 둔 北 20대女 모진 고문·구타당해

최근 북한 함경북도 무산군에서 한 20대 여성이 탈북 가족이라는 이유로 군 보위부(성)에 구속돼 심한 고문을 받다 한 달 만에 풀려났다고 소식통이 알려왔다. 국경지역 감시와 통제를 강화할 데 대한 지시가 하달된 후 탈북민 가족들에 대한 노골적인 탄압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30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최근 무산군 보위부에서 농사 짓는 일반인이 많은 금액을 보유하기에는 어렵다고 판단하고 한 20대 여성을 체포했다”면서 “이 여성을 취조실로 데려가 ‘돈의 출처를 대라’면서 한 달이 넘도록 고문한 것”이라고 전했다. 

소식통은 이어 “이 여성은 뚜렷한 죄가 없었기 때문에 한 달 만에 풀려 나오긴 했다”면서 “하지만 너무 많이 맞아서 현재는 숨만 붙어 있는 불구나 다름없는 상태”라고 덧붙였다.

소식통에 따르면, 올해 4월 이 여성의 이모도 같은 이유로 취조와 고문을 당한 적이 있다고 한다. 다만 안타깝게도 모진 고문에 10일 만에 취조실에서 목숨을 잃었다는 것. 하지만 이런 경우에도 제대로 된 하소연도 하지 못한다. 보위부에서 ‘반역자’라는 죄목을 뒤집어씌우기 때문에 쥐죽은 듯 살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당시 보위부에서는 ‘병으로 죽었다’는 황당무계한 변명을 둘러댔다”면서 “이번에도 한 사람을 운신도 못하게 만들어 놓고는 ‘응당한 처벌’이라면서 오히려 당당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당국은) 탈북 가족들이 남조선(한국)괴뢰들의 돈을 받고 은밀히 임무를 수행하는 위장 간첩들이라고 보고 있는 것 같다”면서 “보위부원들은 가족 중에 남조선으로 간 사람이 있으면 반성하고 허튼 짓을 말아야 한다는 엄포를 놓고 있다”고 전했다.

이처럼 탈북 가족들이 부(富)를 축적하는 경우엔 어떻게든 꼬투리를 잡는 방식으로 탄압에 나서고 있다. 가족들을 따라 언제든 이탈할 수 있다고 보면서 그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의도다. 여기에서 장사를 통해 자금을 확보했다는 변론도 통하지 않는다.

소식통은 “보위부는 이번 사건을 통해 이 여성이 갖고 있던 옥수수(5t)를 빼앗아 모두 보위부원들에게 나눠줬다”면서 “이에 주민들은 ‘뒤에서 나쁜 짓은 자기들이 다 하면서 힘없는 백성들한만 못살게 군다’고 비난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