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핵 협상 시간 끌수록 감내해야 할 고통만 커져”

이호령 한국국방연구원 북한연구실장 “김정은 정권, 상황 오판…체제 균열 촉진할 자충수”

북한 김정은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 발사 등을 통해 핵미사일 기술 진전을 과시하며 핵 문제를 협상 테이블에 올려놓지 않겠다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지만, 이는 되레 북한 체제 균열을 촉진시킬 자충수가 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북핵 협상 없이 핵보유국 지위를 얻겠다는 게 김정은의 의도이지만 오히려 국제사회의 제재 강화 여론에 힘을 실어주는 부메랑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호령 한국국방연구원 북한연구실장(사진)은 최근 데일리NK와의 인터뷰에서 “김정은이 북한 주민 결속과 체제 공고화에 정책적 우선점을 뒀다면, ‘화성-14형’을 시험발사하지 말았어야 한다”면서 “북한이 7월 4일에 쏜 한발이 얼마나 큰 부메랑이 돼 돌아올지 정책적 분석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시험발사를 강행한 것이라 본다”고 지적했다.

이 실장은 “북한으로선 ‘화성-14형’을 발사하기 전날이 국제사회와의 협상에서 가장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었던 시점이었다”면서, 그러나 “다음 날 ‘화성-14형’을 발사하면서 그러한 위치에서 추락하게 됐고, 결과적으로 향후 국제사회와의 협상에 이르기까지 더욱 많은 비용을 치러야 하는 계기를 자초한 셈”이라고 말했다.

이 실장은 “현 상황에서 북한이 협상에 나올 가능성은 매우 적다”면서 “국제사회의 제재와 압박이 김정은의 행동에 변화를 줄 만큼 크지 않았기 때문일 수도 있고, 북한 스스로 아직 대미(對美) 최소 억지에 이를 만큼 역량을 갖추지 못했다고 판단했을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전자의 경우라면 국제사회가 더욱 고강도의 대북제재와 압박을 가하는 국면이 펼쳐지게 되겠고, 후자의 경우라면 북한이 더 많은 전략적 도발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으로 가게 될 것”이라면서 “즉 전자가 됐든 후자가 됐든, 당분간은 북한에 대한 제재와 압박 수위를 높일 수밖에 없는 길로 가게 된다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결국 북한이 협상이 나오지 않는다면 이유가 무엇이든 더 큰 제재와 압박을 피하기 어렵다. 북한이 협상장에 나오기 전 시간을 많이 끌수록 제재와 압박으로 인해 본인들이 감내해야 할 고통의 비용이 더욱 커질 뿐이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이 실장은 북한이 국제사회와의 협상 가능성을 차단함에 따라 입게 될 영향에 대해 “북한 주민들은 자원 배분의 불균형에 따른 결과를 피부로 직접 느끼며 불만이 누적될 것이고, 북한 당국은 대미 최소 억지를 달성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따라 핵·미사일 개발에 더 많은 비용을 소모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역사적으로 보면, 소련은 미국과의 억지를 이루는 데 있어 안정점을 찾다가 이후 정책을 수정하고 개혁개방으로 돌아설 수밖에 없었다”면서 “북한이 이 같은 딜레마에 빠지는 상황 역시 불가피하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북핵 동결을 비핵화의 입구로 봤던 문재인 정부의 북핵 2단계 전략 역시 더욱 강한 제재와 압박을 가시화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주문을 내놨다. 이 실장은 “북한과의 협상 트랙을 가동하는 건 결국 제재와 압박 없인 불가능한, 일종의 동전의 양면과 같다”면서 “북한이 더 이상 출구를 찾지 못하는 상황에 이를 때까지는 한국 역시 주변국과의 공조에 총력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라고 제언했다.

다만 이 실장은 한국이 남북관계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남북 간 신뢰구축도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 그는 “주변국의 개입 없이 남북만이 한반도 문제를 풀어갈 수 있도록 신뢰를 구축하는 게 (남북관계 운전석에 앉을) 묘수란 제언이 많다”면서 “북한이 더 이상 출구를 찾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고, 북한이 남한에 대화를 요구하는 시점이 오면 우리가 북한에게 올바른 출구를 안내해주는 길잡이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북한의 도발 문제를 어떻게 대처하고 해결하는지가 향후 문재인 정부의 대북구상의 핵심이되어야 한다. 이를 간과하고 그저 쉬운 것부터, 또 북한이 수용할 만한 것부터 찾는 기능적 접근법을 고수한다면 별다른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면서 “신 정부에게는 그 어느 때보다도 대북정책을 구상하는 데 있어 더 많은 고민과 세부적인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래는 이호령 한국국방연구원 북한연구실장과의 인터뷰 전문]

-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4형’을 발사하고 대형 중량 핵탄두 탑재가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북한 측 발표만 보면 국내외 전문가들의 예상보다 북한 핵미사일 개발 속도가 더 빠른 셈인데, 북한의 핵미사일 기술력이 어디까지 왔다고 보나.

북한이 이번 시험발사를 통해서 대기권 재진입과 단분리 기술에 성공하고, 새로 개발한 대형 중량 핵탄두 장착이 가능한 기술적 재원 및 특성들을 확증했다고 주장했다. 여기서 우리가 짚어봐야 할 부분은 ‘대형 중량 탄두’다. 핵탄두 보호 장치를 제외한 탄두 크기라든지, 탄두의 폭발 규모라든지 하는 게 중요한데 북한은 여기에 대해 명확한 설명을 하지 못하고 있다. 핵탄두 중량이 대형이라고 선전한 것을 봤을 때, 이번 시험발사에선 탄두 보호 장치까지 포함한 규모를 과시하려 한 게 아닌가 싶다. 앞으로 북한이 핵탄두 소형화 기술을 확보하게 된다면, ICBM에 핵탄두 하나가 아닌 여러 발을 넣는 시도를 할 수 있을 것이다.

- 대기권 재진입 기술 확보 여부는 어떻게 봐야 하나?

ICBM이라 하면 보통 미사일의 앞부분이 6000℃에서 7000℃의 열을 견뎌야 한다. 북한은 새로 개발한 탄소 복합재료를 사용해 이 같은 열 견딤 특성을 비롯해 재진입에 관한 모든 기술을 최종 확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문제는 삭마기술을 확보했는지의 여부다. 탄두가 표적에 도달하기 전에 폭발하지 않도록, 탄두를 보호하는 장치가 균일하게 깎여 나가면서 안에 있는 탄두를 보호하는 기술이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균일한 삭마가 가능한 재진입체(RV) 소재를 확보하지 못했다고 보고 있다. 여기에 ICBM 미사일이 5500km 이상 비행하는 동안 성공적인 단 분리가 가능한지, 또 목표 지점에 정확히 도달할 수 있는지도 면밀히 살펴야 한다. 여기에 필요한 정밀 유도 조정 기술이 확보돼야 ICBM 능력을 갖췄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하나, 북한은 이번 ‘화성-14형 시험발사 당시 고정형 발사대를 사용했다. 이는 ICBM 연구 개발의 초기 단계에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한편 북한이 발표하는 무기 개발의 성능이나 기술, 배치 과정에서의 기준이 선진국을 비롯해 우리가 생각하는 기준과 다르다는 점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북한은 올해 신년사에서 ICBM 마지막 단계에 이르렀다고 주장했는데, 이를 이번 한 차례의 시험 발사를 통해 ‘완수’라고 표현하고 있는 것이라 볼 수 있다.

- 김정은이 ‘화성-14형’ 발사 장면을 참관한 후 “그 어떤 경우에도 핵과 탄도로켓을 협상탁에 올려놓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실상 비핵화를 의제로 한 대화에 북한이 복귀할 의사가 없다는 뜻을 내비친 게 아닌지.

지난 5년간 김정은의 행태는 전략가나 협상가의 유형이 아니었다. 김정은이 정말 북한 주민 결속과 체제 공고화에 정책적 우선점을 뒀다면, 이번에 ‘화성-14형’을 시험발사하지 말았어야 한다. 북한이 7월 4일 미국 독립의 날을 기념해서 쏜 한 발이 앞으로 북한에 얼마나 큰 부메랑이 돼 돌아올지 정책적 분석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 시험발사를 강행한 것이라 본다. 7월 3일, 즉 ICBM을 발사하기 바로 전날이 어쩌면 북한이 국제사회와의 협상에서 가장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었던 시점이었다. 다음 날 ICBM 발사로 그러한 위치에서 추락하게 된 셈이고. 결과적으로 북한은 향후 국제사회와의 협상에 이르기까지 더욱 많은 비용을 치러야 하는 계기를 자초했다고 볼 수 있다.
 
- 굳이 한국과 미국 모두 대화 가능성을 열어둔 이 시점에 북한이 ICBM 발사라는 초강수를 둔 데는 어떤 계산이 있을까.

북한은 대외적인 환경보다 김정은이 선포한 내용을 달성하는 데 더 중요도를 부여한다. ICBM 시험발사로 김정은을 강인한 지도자로 부각시키고, 주변 국가들의 예상을 과감히 벗어날 줄 아는 스트롱맨의 기질을 선전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물론 ICBM 시험발사가 가져올 파장을 생각하면, 그러한 계산이 결코 성공적인 게 아니었지만 말이다.

- 북한이 북핵 협상을 노골적으로 거부하면서 북핵 동결에서 시작해 비핵화로 나가겠다는 문재인 정부의 구상에도 차질이 빚어지는 게 아닌가 싶다.

일단 현 상황에서 북한이 협상에 나올 가능성은 매우 적다고 본다. 그렇다면 왜 북한이 협상에 나올 가능성이 적은지를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하나는 국제사회의 제재와 압박이 아직 김정은의 행동에 변화를 줄 만큼 크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해볼 수 있다. 다른 하나는 북한 스스로 자신들이 아직 대미(對美) 최소 억지에 이를 만큼 충분한 역량을 갖추지 않았다고 판단할 가능성도 있다. 전자의 경우라면 국제사회가 더욱 고강도의 대북제재와 압박을 가하는 국면이 펼쳐지게 되겠고, 후자의 경우라면 북한이 더 많은 전략적 도발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으로 가게 될 것이다. 즉 전자가 됐든 후자가 됐든, 당분간은 북한에 대한 제재와 압박 수위를 높일 수밖에 없는 길로 가게 된다는 얘기다.

결과적으로, 북한이 협상이 나오지 않는다면 이유가 무엇이든 더 큰 제재와 압박을 피하기 어렵다. 따라서 북한이 협상장에 나오기 전 시간을 많이 끌수록 제재와 압박으로 인해 본인들이 감내해야 할 고통의 비용이 더욱 커질 뿐이다. 이러한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북한 주민들은 자원 배분의 불균형에 따른 결과를 피부로 직접 느끼며 불만이 누적될 것이다. 동시에 북한 당국은 대미 최소 억지를 달성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따라 핵·미사일 개발에 더 많은 비용을 소모하게 될 것이다. 역사적으로 보면, 소련은 미국과의 억지를 이루는 데 있어 안정점을 찾다가 이후 정책을 수정하고 개혁개방으로 돌아설 수밖에 없었다. 북한이 이 같은 딜레마에 빠지는 상황 역시 불가피하다고 본다.

따라서 북핵 동결에서 비핵화로 가는 2단계 전략의 성사 여부는 더욱 강한 압박과 제재가 가시화될 때 가능하다고 본다. 즉 북한과의 협상 트랙을 가동하는 건 결국 제재와 압박 없인 불가능한, 일종의 동전의 양면과 같다고 보면 된다.

- 일각에선 북핵 동결 논의 전 군축 협상부터 시작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오는데.

군축이라고 하는 것은 전제가 있어야 한다. 양자 간 상호 억지의 균형점을 충분히 달성한 뒤, 이후 남은 (무기) 수량을 생산하고 유지하는 데 비용이 추가적으로 들 때 군축을 고려해볼 수 있다. 양자가 그러한 무기경쟁이 낭비라는 데 합의를 해야 무기 감축을 논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야 군비축소든 군비통제든 하는 얘기가 가능한데, 이러한 논의를 미국과 북한 간의 관계에 적용하기엔 맥락이 맞지 않는다.

- 문재인 정부로서는 남북관계의 운전석에 앉겠다는 게 목표인데, 현 상황에서 뾰족한 묘수가 있나?

외국의 전문가들과도 종종 이 부분에 관련한 얘기를 한다. 결국 주변국의 개입 없이 남북만이 한반도 문제를 풀어갈 수 있도록 신뢰를 구축하는 게 묘수란 제언이 많이 나온다. 다만 국제적으로 대북제재와 압박이 계속되는 환경을 고려해볼 때, 북한이 더 이상 출구를 찾지 못하는 상황에 이를 때까지는 한국 역시 주변국과의 공조에 총력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 그 후 북한이 더 이상 출구를 찾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고, 북한이 남한에 대화를 요구하는 심점이 오면 우리가 북한에게 올바른 출구를 안내해주는 길잡이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 과정에서 남북관계의 주도권을 잡는 논리가 적용되지 않을까.

이제까지 각 정부들의 대북정책은 이름표만 달랐지 추구하는 내용이나 방향에서는 큰 차이가 없었다고 본다. 정부 간 정책의 차별성이 희석되고 내용면에서 차이가 없어진 이유 중 하나는 바로 북한의 도발이었다. 즉 북한의 도발 문제를 어떻게 대처하고 해결하는지가 향후 문재인 정부의 대북구상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핵심을 간과하고 과거처럼 그저 쉬운 것부터, 또 북한이 수용할 만한 것부터 찾는 기능적 접근법을 고수한다면 별다른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북한이 남한 정부의 이 같은 접근을 수용할 리도 없을뿐더러, 국민들도 이에 공감하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신 정부에게는 그 어느 때보다도 대북정책을 구상하는 데 있어 더 많은 고민과 세부적인 전략이 필요하다.

- 이런 가운데 국제사회는 북한에 더 강한 제재와 압박이 필요하다는 입장과 대화를 통한 해결이 최선이라는 입장으로 나뉘고 있다. 향후 국제사회의 대북공조를 어떻게 전망하나.

일단 북한은 국제사회가 레드라인이라고 생각했던 지점들을 번번이 넘어섰고, 그 때마다 대북제재와 압박의 강도 또한 유엔 안보리 결의안 채택과 함께 점점 높아졌다. 북한이 이번에 ICBM을 발사한 건, 과거 북한이 핵실험이란 레드라인을 넘었던 것과는 다른 의미를 준다. 미국은 북한을 굉장히 비합리적인 행위자로 보고 있다. 이제까지는 북핵 물질이 한반도 밖으로 나가지 않도록 하는 데 방점을 뒀다면, 이제는 북한이 ICBM으로 미 본토에 직접적인 위해를 끼칠 수 있다고 평가하면서 상당히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이처럼 미국이 체감하는 북한의 위협이 더 커지면서 그만큼 대북정책에 있어서도 더욱 강경한 태도를 취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미국의 강경한 조치가 중국과 러시아 입장에선 미국과의 전략적 균형점에 있어서 변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이다. 즉 중국과 러시아 역시 북한이 핵실험이나 ICBM 발사로 레드라인을 넘을 때마다 국익의 계산을 모두 바꿀 수밖에 없는 것이다. 결국 북한이 국제사회의 레드라인을 한 단계, 한 단계 넘어설 때마다 주변 국가들이 생각하고 있던 한반도의 가치와 계산이 더욱 복잡해지게 되는 셈이다. 따라서 현재까지는 북한의 ICBM 시험발사 대응 조치를 두고 미국과 중국, 러시아 간에 정책적 이견이 두드러지지만, 중국과 러시아 또한 자국 국익을 생각해볼 때 마냥 미국에 반대하는 입장에 설 수도 없는 노릇이다. 즉 북한의 핵·미사일 증강 욕심을 막는 게 최우선 과제가 된 상황에서 되레 미국과 중국, 러시아 간에 협치점, 균형점을 만드는 환경이 조성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 미중 간 대북공조 전망이 마냥 비관적이지만은 않다는 뜻인가?

그렇다. 미국이 북한을 압박하는 데 있어서 가장 우선적으로 쓰고 있는 접근법이 중국에 대한 압박이지 않나. 즉 북한의 도발은 미국이 중국에 가하는 압박의 강도를 높이게 되므로, 중국 역시 과거와 같이 그저 대북공조에 협력하는 척에 머무를 수가 없는 것이다. 특히 북한 ICBM은 미국의 레드라인을 넘어섰다는 점에서 향후 대(對)중국 압박 역시 훨씬 커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 미국 조야에선 그 어느 때와 비교해도 세컨더리 보이콧(제3자 제재)을 시행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위기다. 중국이 이러한 맥락을 읽지 못할 이유가 없다. 따라서 중국 역시 미국의 대북 압박 정책에 결국엔 협조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

- 미국이 주목하는 제재로 대북 원유 공급 중단, 해외 노동자 송출 금지 등이 있다. 북한 체제를 위협할 만한 카드들인데, 중국이 이에 동참할까.

지난 2003년 2차 북핵 위기가 발생했을 때, 중국이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이끌어내기 위해 썼던 방법이 원유 송유관을 잠그는 것이었다. 당시 북한이 플루토늄과 달리 관찰하기도 어려운 고농축우라늄(HEU)을 보유하고 있다는 게 알려지면서 중국도 대북공조에 협조적이었던 것이다. 이번 ICBM 시험발사는 당시와 비교해도 중국이 체감하는 위협이 훨씬 크다. 아무리 과거 북중 혈맹 관계가 유지됐다고 해도, 현재는 전혀 다른 분위기다. 특히 북한 내에서 중국에 좋지 않은 감정이 확산되고 있는 만큼, 북한이 언제 군사적 수단을 갖고 중국을 압박할지 모를 일이다. 즉 중국이 보더라도 북한의 현 위협들이 단순히 남한이나 일본, 미국을 향한 것이라고만 보기 어렵다는 얘기다.

이런 측면에서 중국 역시 북한의 도발을 억지하는 데 도움을 주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오히려 그러한 억지에 동참하는 게 중국 입장에선 한반도의 불안정성을 최소화하는 일이 될 것이다. 만약 북한의 도발에 강한 채찍을 들지 않고 내버려둔다면, 그것이 되레 예측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한반도의 불안정성을 야기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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