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통일에 대한 일본과 러시아의 입장은?

일본의 한반도 통일에 대한 입장

일본은 한반도 통일에 대해 상대적으로 미국과 중국보다 이해관계가 많지 않다. 일본은 동북아의 안정과 한미일 공조체제의 구도속에서 한반도 통일을 공식적으로 지지하는 입장이다. 그러나 동북아 지역에서의 위상과 역할이 중국에 밀리고 있고 중국, 한국과의 영토 분쟁으로 외교적 고립을 자초하고 있다. 특히 한국과는 역사인식 문제로 잦은 마찰을 빚는 등 한반도에서의 발언력도 약화되고 있다.

최근 들어 일본은 꾸준히 보통국가화를 지향하며 우경화되면서 동북아 지역에서의 정치적 위상과 역할 증대를 도모하고 있다. 일본의 우경화 경향이 한일, 한중 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일본은 20년간의 장기적인 경기침체와 중국의 부상에 따른 위기의식 심화, 북한의 지속적인 군사적 위협 등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우경화의 경향이 강화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향후 일본이 중국이나 통일한국보다 국력약화를 우려해 한반도 통일에 소극적 지지 또는 부정적인 태도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한다. 통일되면 통일한국이 강대해지기 때문에 일본에 위협이 될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것은 기우에 불과하다. 통일이 됐을 때 물론 통일 한반도가 일본과의 관계에서 여러 가지 어려움이 생길 수도 있고 오히려 개선될 수도 있는 등 여러 가지 가능성이 있겠지만 일본이 명시적으로 반대할 이유는 없다. 궁극적으로 일본은 북한으로부터의 위협 제거, 지속적인 한미일 동맹 유지, 세계 2위의 경제대국 재진입을 위해 통일한국의 존재가 꼭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일본의 국익에 부합하는 한반도 통일을 일본이 특별히 반대할 이유가 없다.

일본의 입장에서는 동북아 지역에서의 한중, 한일 간의 역사문제 해결, 북핵 해결과 대량살상무기(WMD)의 제거, 북일관계 정상화의 이해관계를 같이 하고 있다. 일본은 한반도 통일과정에서의 안보적 비용이 발생할 수는 있지만, 결과적으로 한반도 통일로부터 얻는 정치적 이익과 경제적 편익이 훨씬 클 것으로 보인다. 통일한국의 입장에서는 가능하면 많은 나라로부터 각종 지원과 투자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한국이 너무 중국과 밀착하여 반일적인 입장에 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앞으로도 일본이 통일한국에 대해 우호적인 감정과 입장을 갖도록 지속적으로 다양한 외교적 노력을 펼쳐야 한다,

러시아의 한반도 통일에 대한 입장

러시아 또한 일본과 마찬가지로 한반도 통일에 대한 이해관계가 크지 않다. 러시아는 강력한 러시아를 표방하고는 있지만, 미국과 중국에 비해 동북아의 맹주 역할을 자처할 처지가 못 된다. 러시아도 한러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통일에 대한 지지의사를 명문화하여 밝힌 바 있지만, 특별한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지는 않다. 사실 러시아의 경우에는 경제적 이해관계도 뚜렷하게 크지 않고 외교적 이해관계도 많지 않다. 물론 최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문제로 외교적 고립에 빠져 있어 북한의 입장에 서지 않겠느냐 하는 의견도 있다.

북한도 고립돼 있으니 북한의 힘을 빌려서 북한하고 어떤 소통을 하면서 외교적인 협력을 하려 한다는 우려다. 그러나 러시아 입장에서는 북한이 독자적으로 유지가 되든지 남북한이 통일이 되든지 크게 중요한 이해관계에 있지는 않다. 일본과는 북방 4개 섬 문제로 갈등소지가 다분하지만 당장 한국과 뚜렷한 현안이 있는 것도 아니다.

러시아 입장에서는 한반도 통일이 북한과 극동, 시베리아 지역을 연결하는 개발 프로젝트에 기대하는 눈치다. 한국과 러시아를 잇는 철도와 가스관 공급 사업이 대표적인 한러 개발 협력 사업이다. 또한 시베리아 지역에는 다양한 형태의 자원들이 많기 때문에 통일 한국이 자원개발에 적극 참여할 수도 있다. 러시아는 아시아를 넘어 태평양 지역으로의 진출을 꿈꾸고 있기 때문에 한반도 통일이 오히려 도움이 된다는 입장이다. 러시아와 북한의 관계가 혈맹관계에서 일반 국가 간의 관계로 조정된 지 오래기 때문에 중국처럼 북한을 크게 의식할 필요도 없다.

철저하게 경제적 기회와 경제적 실리를 중심으로 한반도 통일문제를 대할 가능성이 높다. 러시아와 북한은 탈냉전 이후인 2000년대부터는 서로 간의 이념적 동질성이 없어졌고, 경제적 실리 차원에서 국가관계가 유지돼 왔기 때문에 북한의 변화, 더 나아가 한반도의 통일이 자국의 군사·경제적 이익에 부합된다고 여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