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온라인 백화점 운영하지만 실제 이용은 의문”

진행 : 최근 북한주민들이 인트라넷을 기반으로 한 온라인 서비스를 통해 전자 상거래 플랫폼을 이용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휴대폰이나 노트북 사용의 증가로 온라인 서비스 이용이 늘고, 이로 인해 경제 소비 패턴도 서구식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김지승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 북한에 스마트폰, 노트북 이용자가 늘면서 온라인 쇼핑 이용자수가 증가하는 추세라고 합니다.  다만 인터넷이 아닌 인트라넷을 활용한 북한에서만 쓰는 온라인 서비스입니다. 김정은이 국산화, 현대화를 강조하면서 북한에서도 온라인 시장의 현대화가 이뤄졌는데요. 북한전문매체 엔케이뉴스(NK News)에 따르면 온라인 시장의 현대화로 인해 각종 서비스 산업이 발생했으며, 이를 이용하는 주민들도 눈에 띄게 늘었습니다. 채드 오캐럴 엔케이뉴스 대표는 14일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와 독일 프리드리히 나우만 재단이 ‘북한과의 비즈니스: 현대화와 신소비 문화’를 주제로 개최한 학술회의에서 이같이 밝혔습니다. 채드 오캐럴 대표의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채드 오캐럴 NK News 대표] “만물상이라는 사이트는 만개의 물건을 팝니다. 없는 게 없는 아마존 유형의 허브 쇼핑몰입니다. 2016년 2월부터 320만 명이 방문했고, 이들 중 하루 방문자 수는 2만 3천 명입니다. 또한 4천 개 이상의 물건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이런 통계를 보면 분명 수요가 있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기자 : 올해 1월 서비스를 시작한 려명이라는 사이트도 온라인 결제를 지원한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대부분의 온라인 백화점 사이트들은 평양은 물론 전국에 배송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고, 2011년 이후 현금이 아닌 카드, 현금 카드를 사용할 수 있어 결제 시스템도 다양해진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실제 온라인 결제 서비스를 이용해본 북한 주민들을 찾아보기 어렵다는 것이 북한 전문가들의 설명입니다. 안드레이 아브라하미안 조선익스체인지 연구실장의 이야기입니다.

[안드레이 아브라하미안 조선익스체인지 연구실장] “새별이라는 어플을 사용하면 식품을 집으로 배달해줍니다. 여러 가지 결제 카드가 있지만 온라인상에서 활용은 못하고 있습니다. 북한에서는 2012년 휴대폰과 연동해서 결제할 수 있다고 광고를 했지만 실제 카드를 가지고 전자 결제를 했다는 사람은 만나지 못했습니다. 식당 음식을 주문하면 현금으로 직접 결제할 수 있습니다”

진행 : 인트라넷 어플리케이션을 활용해 생산자 간 소비자간 직거래, 다른 지역으로의 송금 등을 서비스 하기도 한다고요. 북한 당국이 이러한 서비스를 승인했다는 사실 자체가 흥미롭네요.

기자 :  북한 주민들의 스마트폰 사용이 늘어나는 현상을 당국이 이용하고 있는 것인데요. 어플리케이션으로 거래를 하면 기존의 비공식 경제가 아닌 돈이 공식 경제로 유입됩니다. 국가 경제에 득이 될 뿐 아니라 북한주민들이 이용하는 통신 패턴을 파악하고 데이터를 모을 수 있다는 점에서 감시 용도로도 활용됩니다. 그러나 이러한 서비스가 북한 내에서 실제로 이용되고 있는지는 미지수입니다. 북한의 전자 상거래 수준이 워낙 초보적이라는 점에서 외부 세계에 본인들의 기술력을 과시하기 위한 용도로 개발했을 가능성도 높아 보입니다.

진행 : 온라인 백화점에서는 결제를 할 때 현금카드 사용을 장려한다고 하는데요. 그 이유는 무엇입니까?

기자 : 2009년 화폐개혁이 철저히 실패로 돌아간 이후 북한의 화폐는 물론 국영은행은 주민들에게 신뢰를 잃었습니다. 현금카드 사용 확대 조치는 붕괴된 시스템을 복구하고 국영은행 활성화를 유도하기 위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현금카드는 체크카드와 유사하게 은행에서 현금을 충전해서 쓰는 방식입니다. 충전식 카드를 사용함으로써 현금에 대한 의존을 덜고 국영은행과 금융시장을 활용하려는 의도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 북한의 국영은행들은 정기예금 이자율을 최대 7.5%까지 높이며 주민들의 저축을 유도하고 있습니다.

진행 : 북한이 금융 시스템을 정상화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이군요?

기자 : 이날 세미나에 참석한 최문 연변대 교수는 평양에 현재 30∼40개의 상업은행이 운영되고 있고, 저금이자율이 중국은행의 3배 정도로 높다고 주장했습니다. 최 교수가 파악한 북한 상업은행의 정기예금 이자율은 1년 만기 상품이 연 5.0%에 이르는데요. 이는 중국 상업은행의 최소 2.3배, 최대 3.3배에 달하는 셈입니다. 최 교수는 북한에서 금융 현대화가 많은 진척을 보이고 있다며, 북한의 은행 저금사업은 2∼3년 안에 활성화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다만,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하에서 자력으로 이뤄지는 북한의 경제개선 조치는 결국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