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핵위력 커져 외교적 압박보다 억지·방어에 비중둬야”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에 따라 한국 정부도 현실적으로 억제나 방어를 중심으로 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8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북핵문제, 이대로 좋은가’라는 세미나(김중로 의원실 주최)에 참석한 박휘락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장은 “북한의 핵위협 수준에 비해 한국의 대비는 ‘외교적 압박’에 치중돼 있다”면서 “북한의 핵 능력 수준을 고려해 ‘억제’나 ‘방어’에 더 큰 비중을 두는 것이 현실적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이날 박 원장은 현재 한국은 평화적이라는 이유로 또는 다른 대안이 위험하다는 이유로 6자 회담 등 외교적 해결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고 지적하며 “지난 3일 북한의 6차 핵실험으로 인해 발생한 인공 지진의 규모(한국 5.7, 미국 6.3, 중국 6.3, 일본 6.1)만으로 핵 위력을 정확히 진단하기 어렵지만, 목적에 따라 핵 위력을 조절할 수 있어 실제 북한의 핵 무기 위력이 더 클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핵위협 강화에 따른 일반적 경우와 한국의 대응방법 비교. 윤곽선의 종류와 굵기로 각 방법의 비중 차이를 설명했다. 점선의 경우 검토 수준, 실선의 경우 굵을 수록 비중이 크다. /사진=김중로 의원실 제공.

또한 박 원장은 “한국은 2013년 2월 12일 3차 핵실험 이후부터 고려를 시작했고, ‘소형화·경량화’ 단계로 판명된 이후 방어에 노력을 하고 있다”고 북한의 핵위협 강화에 따른 대응이 늦다고 지적했다.

북한의 핵 능력은 이미 ‘다종화·다수화’가 완성됐음에도 불구하고 한국 정부는 방어 필요성만 인식 정도이며, 타협의 경우는 필요성조차 인식하지 않고 있다는 것.

한편, 박 원장은 한국 정부의 대응 방법과 관련해 “핵위협으로부터 방어할 수 있는 조치로는 요격, 선제타격, 대피가 있다”면서 “요격은 탄도미사일 방어로 항공기 요격용 PAC-2 8대 포대만 보유하고 있어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배치의 경우 상당한 지역을 방어하지만 수도권 방어엔 어려움이 있다. 북한의 핵 공격 직전 선제타격으로 파괴시키는 방법이 가장 높은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보지만 정확한 정보획득엔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청와대 안보실을 ‘북핵대응실’로 전환해 억제 및 방어 전략을 구현하고, 군에 필요한 능력을 조기 확보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세미나를 주최한 김중로 국민의당 의원도 “북핵위협에 맞서 우리 자체의 군사력 증강을 검토해 볼 시기”라면서 “한미간의 대북정책 이견을 바로잡고 한미공조 체계를 더욱 강화해야할 때이다. 정부는 핵도발로 인한 동북아 정세의 불안을 해소할 모든 수단을 강구해야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