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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대미 비난 수위 조절·두달간 도발 중단…의도는?

‘아시아 순방’ 트럼프 대북 메시지 관망하는 듯…기술 확보 끝내지 못했을 가능성도
김가영 기자  |  2017-11-13 14:14

북한의 두 달 가까이 이렇다 할 무력 도발에 나서지 않고, 나아가 대외 위협 수위를 조절하고 있어 그 의도가 주목된다.

북한은 지난 9월 15일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을 시험발사한 이후 13일 현재까지 도발을 자제하고 있다. 이는 지난 5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또 지난 1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가장 긴 도발 중단 기간이다.

또한 지난 9월까지 미국을 겨냥해 고조되던 북한의 말폭탄 위협 또한 수위가 누그러지는 양상이다. 앞서 북한이 11일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을 ‘전쟁상인의 장사 행각’이라고 비난한 것도 과거 미국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 당시 내놓았던 비난과 비교하면 다소 절제됐다는 평가다.

이와 관련 백태현 통일부 대변인은 13일 정례브리핑에서 “(북한 외무성 대변인 담화는) 형식과 내용 면에서 비교적 절제된 것으로 평가한다”면서 “북한이 미 대통령 (한국) 출국 3일 후에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입장을 표명했고, 내용면에 있어서도 지난 9월 북한 김정은 성명과 비교했을 때 군사적 대응 조치 위협 등이 없으며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인신 비방도 감소했다”고 밝혔다.

실제 북한은 지난 2014년 오바마 대통령 방한 당시에는 출국 다음 날부터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대변인 성명과 국방위원회 대변인 성명, 외무성 대변인 담화 등을 통해 즉각적이고 강도 높은 비난 공세를 했던 바 있다.

백 대변인은 이어 “우리 정부는 북핵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고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 체제를 정착시키겠다고 밝혀온 바 있다”면서 “북한이 무모한 도발과 위협을 중단하고 대화의 장으로 나와 올바른 선택 시 밝은 미래가 있다는 점을 다시 한 번 밝힌다”고 강조했다.

앞서 북한은 외무성 대변인 담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을 겨냥, “우리 공화국(북한)의 자위적 핵 억제력을 빼앗아 내려는 호전광의 대결 행각”이라고 비난했다.

담화는 또 “세계의 평화와 안정의 파괴자로서의 진면모를 낱낱이 드러내 놓았으며 조선반도(한반도)에서의 핵전쟁을 구걸하였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순방은) 손아래 동맹국들의 돈주머니를 털어내어 미국 군수독점체들의 배를 채워주기 위한 전쟁상인의 장사 행각에 불과하다”고 강변하기도 했다.

담화는 특히 “간과할 수 없는 것은 트럼프가 지난 9월 유엔총회 마당에서 우리 공화국의 절멸이라는 미치광이 나발을 불어댄 데 이어 이번에는 우리의 사상과 제도를 전면거부하는 망발을 늘어놓으면서 우리 국가를 악마화하여 우리 정부와 인민을 갈라놓고 조선(북한)과 국제사회를 대치시켜보려고 꾀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8일 국회 연설 중 북한을 ‘지옥’으로, 김정은을 ‘독재자’로 표현한 것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도 북한은 12일자 노동신문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늙다리’ ‘전쟁 미치광이’ ‘테러 왕초’ 등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다만 대내 선전용 기관지인 노동신문과 달리 대외 메시지 전달용인 외무성 담화에서는 미국에 대한 자극을 최소화한 모습이라는 평가가 많다. 트럼프 대통령이 아시아 순방 중 내놓는 대북 메시지를 관망하면서 향후 대응 수위를 조절하겠다는 의도가 읽힌다.

이처럼 북한이 무력 도발은 물론 미국에 대한 말폭탄 위협도 자제하는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북한이 협상으로의 국면 전환을 모색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그간의 핵·미사일 도발로 유례없는 고강도 대북제재에 직면한 북한이 미북 협상으로써 출구 전략을 모색하려 한다는 관측이다.

혹은 핵 무력 완성 단계를 눈앞에 뒀다는 자신감을 바탕으로 본격 미북 간 협상 국면을 만들어보겠다는 포석일 수도 있다.

북한의 도발 중단에 맞춰 미국에서도 북한과의 협상 가능성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앞서 워싱턴포스트(WP)는 9일(현지시간) 조셉 윤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지난달 30일 미국외교협의회 강연에서 북한이 핵·미사일 실험을 60일간 중단하면 미국은 이를 직접 대화를 위한 신호로 간주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두 달 가까이 이어지고 있는 북한의 도발을 마냥 협상을 위한 수위조절로 보긴 어렵다는 분석도 만만치 않다. 오히려 핵·미사일 기술 완성의 마지막 관문인 미 본토 도달과 대기권 재진입 기술 확보를 끝내지 못해 도발 중단 기간이 길어지고 있는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김정은이 지난 9월 21일 ‘사상 초유의 초강경 조치를 고려하겠다’고 직접 성명을 낸 이후 아직까지 이를 실행단계로 옮긴 조치가 없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통상 북한은 대내 결속과 대외 과시를 위해서라도 최고지도자의 공식 발언을 어떤 방식으로든 관철해왔다는 점에서 북한이 아무런 도발 행위 없이 바로 협상 국면을 모색할 가능성은 적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도 지난 10일 블룸버그 통신 등 외신에 “북한과 2, 3개 채널을 가동하고 있다”면서도 “(북한의 도발 중단 기간이) 60일이면 꽤 괜찮은 편이라는 것은 아마 조셉 윤 대표의 견해일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그는 “김정은은 내일이라도 미사일 추가 발사로 우리를 놀라게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백 대변인도 “한미 양국은 북핵 불용 원칙 하에서 평화적 방식의 완전한 북핵 폐기라는 공동의 목표 달성을 위해 북한 북핵 문제 관련 모든 사안들에 대해서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 이 목표 달성에 도움이 된다면 다양한 방식의 대화가 가능하다고 본다”면서도 북한의 도발 중단 기간과 관련한 대화 재개 가능성에 대해선 “북미 간 관련 동향을 좀 더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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