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계층상 “움막에서 리모델링 아파트까지…”

북한내 빈부격차 현상이 심화되며 생활상 마저도 변화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외화벌이를 하거나 밀수 등을 통해 부를 축적한 북한의 ‘신흥 부자’ 계층은 외국 유명 브랜드의 의류나 TV, 노트북 디지털 카메라 등 전자제품을 거리낌없이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 북한 주민들은 그러한 외국 제품들을 구경하기 조차 어려울 뿐더러 애초에 그런 물건이 있다는 것 자체를 알지 못한다.


특히 북한에서 가정의 살림 형편이 어떤지 알고 싶다면 아이들의 겉모습을 보면 된다는 말도 있다. 유복한 집안의 아이는 옷, 신발, 가방 모두를 중국산(産) 제품으로 쓴다. 


반면, 형편이 어려운 집의 아이들은 대부분 손으로 만든 옷을 입거나 남이 입던 옷을 주워다 입기도 한다. 빈부 격차에 따른 차별과 빈곤의 악순환은 ‘부의 대물림’ 현상으로 귀결되고 있다.  


북한 가정의 생활 수준을 의·식·주 기준으로 평가해 상·중·하로 나눠 비교해 봤다.


①하층민 : 산에서 움막짓고 생활…나물 캐서 입에 풀칠만


북한의 하층민들은 집단농장이나 기업소에 출근하는 등의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다. 주거 문제를 해결할 수 없기 때문에 산간지역 같은 곳에 움막을 지어놓고 그 곳에서 생활한다.


의복도 여름·겨울에 입는 계절복이 전부다. 작업복·외출복은 상상도 못 한다. 신발은 밑창에 고무를 대고 그 위는 천으로 만든 ‘편리화’나 이보다는 목이 조금 긴 작업화 두 켤레 정도를 가지고 있다. 운 좋게 구두가 생겨도 신어볼 생각은 하지 않는다. 장마당에 빨리 팔아서 식량을 마련해야겠다는 생각만 할 뿐이다. 신발 밑창에 구멍이 나면 폐타이어 안의 튜브를 뽑아 잘라서 덧대어 신는다.


식생활에 있어서는 산에 있는 나물 등을 채취해 하루하루 겨우 입에 풀칠만 하고 살아가는 형편이다. 이들은 평소에는 산에서 캐온 나물에 두부 찌꺼기나 감자녹말을 가루로 만들어 함께 버무려 먹는다. 명절이 찾아와도 음식다운 음식을 먹어보기 힘들다. 명절이면 그동안 아껴왔던 소량의 밀가루로 빵을 만들고 언 감자로 채를 썰어 산나물과 함께 먹는다.


더욱이 하층민들은 집이 없는 경우가 대다수다. 때문에 산나물이 많은 산간지방이나 금광지역에 움막을 짓고 살아간다. 금광지역에 움막 짓고 사는 사람들은 금을 캐, 음식과 바꿔 먹으며 살아간다.


② 중산층 : 주택과 소토지 소유했지만 생활은 빈곤


북한의 경제난이 심하다고 하지만 중산층은 하층민과 비교했을 때 훨씬 사정이 나은 셈이다. 이들은 대부분 개인적으로 농사를 짓는 소토지를 가지고 있어 하층민들보다 안정적인 삶을 살아간다.


이들은 1년 농사를 통해 옥수수, 배추, 무, 가지 등을 자체 조달해 먹는다. 혹은 집안에 토끼, 닭 같은 가축들을 키워 장마당에 팔기도 한다. 닭은 비싸서 직접 잡아 먹을 엄두를 못 내지만 토끼 고기는 종종 먹는 편이다.


의복도 여유가 있다. 겨울·여름 계절복과 외출복이 있는 정도다. 또 입던 옷은 버리지 않고 모아놓기 때문에 의복에 대한 걱정은 없는 편이다. 신발도 작업화 2~3 켤레와 편리화, 구두를 가지고 있는 사람도 있다.


대부분 방 2개와 부엌이 딸린 일반 주택이나 아파트에서 거주한다. 다만 전기와 물을 사용할 수 없다는 점이 큰 문제고, 난방도 되지 않는 형편이다. 때문에 이들은 매년 겨울이 되면 산에서 나무를 해오거나 석탄을 캐와야 한다.


또한 이들이 사는 아파트는 교통이 좋지 않은 곳에 들어서 있어 장마당이나 역이 멀다. 하수도 시설도 갖춰져 있지 않기 때문에 물을 길어와야 하는 불편함도 있다.


③상류층 : 개조한 아파트 살며 외국 제품만 사용


북한의 상류층은 한국 중산층과 비슷한 수준의 생활을 누리고 있다. 이들은 중국을 통해 밀수를 하거나 각종 외화벌이를 통해 부를 축적한다.


외화벌이 일꾼들은 넉넉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자녀들에게 해외 유명 스포츠 브랜드 의류와 신발을 선물한다. 특히 삼성 디지털카메라를 사용하면서 “디지털 카메라는 역시 삼성”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한국의 여느 가정과 다름이 없는 모습이다.


외화벌이나 밀수 등으로 ‘부자’가 된 사람들은 아파트를 불법으로 개조하기도 한다. 아파트를 지탱하고 있는 기둥을 제거하는 식으로 내부 공간을 넓히고 내부 구조도 개인 취향대로 바꾼다.


2010년 한국에 입국한 한 탈북자는 이러한 무분별한 개조로 2007년 혜산시 분주소 아파트가 붕괴하는 사건도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혜산시에 있는 강성회사 사장 강남철은 돈이 많아 집을 개조했는데, 같은 아파트의 다른 부자들도 그것을 따라서 아파트 기둥을 제거하면서 결국 붕괴하고 말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탈북자는 “‘돼지 아파트’라고 부르는 부자들이 모여 사는 아파트가 있는데 이곳은 자가 발전기를 사다 놓고 전기를 사용하기 때문에 전기가 끊겨도 상관이 없다”면서 “직접 가 본적이 있는데 엄청나게 큰 TV며, 노트북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상류층의 경우 먹는 음식도 일반 주민들과 다르다.


이들의 밥상에는 흰쌀에 콩·잡곡을 넣은 ‘풀 끼 있는’ 밥이 항상 식탁에 오르며 생선이나 육류도 자주 먹는다. 물이 나오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 50리터 가량의 물을 사다놓기 때문에 단수 걱정도 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