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1만시대 ‘北민주화위원회’ 출범

▲ 북한민주화위원회가 10일 오후 프레스센터에서 창립대회를 열었다 ⓒ데일리NK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한 평생 나가자던 뜨거운 맹세~ 동지는 간 데 없고 깃발만 나부껴 새 날이 올 때까지 흔들리지 말자~’(임을 위한 행진곡 中)

이 노래를 부르며 거리에 쏟아져 나온 학생과 시민들이 그토록 염원했던 민주주의의 깃발이 국내 입국한 1만 탈북자들의 심장에서 되살아나고 있다.

10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진행된 북한민주화위원회(위원장 황장엽) 창립식은 ‘새 날이 올 때까지 흔들리지 말고 북한의 민주화를 쟁취하기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을 다짐하는 역사적 현장으로 기록됐다.

김일성-김정일 수령 독재에서 탈출해 남한 땅에 정착한 탈북자들이 탈북자 1만 명 시대를 맞이해 ‘김정일 정권 타도’를 기치로 한자리에 모였다. 그리고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를 위원장으로 하는 ‘북한민주화위원회’(이하 위원회)를 창립했다.

위원회는 이날 창립대회에서 ▲북한주민에 대한 인권과 민주주의 정신 계몽 ▲북한 내 反김정일 세력 확충 ▲남한 내 친북좌파 세력 척결 ▲김정일 정권 종식 운동 등을 표방하는 활동에 적극 나서겠다고 천명했다.

이 자리에는 20여개의 탈북자 단체를 비롯, 위원회 창립 소식을 듣고 전국 각지에서 달려온 탈북자 200여명 등 총 500여명이 참석했다. 행사장을 가득 메운 탈북자들은 북한의 민주화와 인권실현을 다짐하며 시종일관 진지한 표정으로 자리를 지켰다.

▲ 황장엽 북한민주화위원회 창립위원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데일리NK

황장엽 위원장은 이날 인사말을 통해 “한국식 자유민주주의를 단지 햇볕정책으로 받아들이게 한다는 사람보다 더 한심한 거짓말쟁이들이 어디 있느냐”며 “김정일은 햇볕으로 독재의 옷을 벗은 것이 아니라 핵무장을 한 독재의 옷으로 갈아 입었다”고 성토했다.

그는 “사선을 넘어 대한민국을 찾아온 우리 탈북자들은 앞과 뒤로 공격받는 어려운 처지”라면서 “김정일과의 민족적 공조를 주장하는 집단과 투쟁하는 길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황 위원장은 이어 “탈북자들의 단결과 투쟁은 국내외적으로 결코 외롭지 않을 것”이라며 “탈북자들이 북한 땅에 자유의 꽃이 활짝 필 수 있도록 중추적 역할을 해야 한다”며 북한의 민주화를 위해 탈북자들의 역할을 강조했다.

또 북한민주화동맹 명예위원장인 김영삼 전 대통령도 축사에서 “탈북자들이 북한 민주화에 반드시 승리해 자랑스러운 새 역사의 주인공이 되길 바란다”고 언급했다.

김 전 대통령은 특히 김대중-노무현 전현직 대통령의 대북정책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그는 “지난 9년은 혼란과 암흑의 잃어버린 세월이었다”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그는 “국민의 피 같은 세금으로 북한 핵실험을 지원하고 김정일 독재를 연명케 한 반역행위를 용서해서는 안 된다”며 “올해는 위대한 국민의 힘으로 반드시 이를 심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위원회는 이날 창립식을 시작으로 탈북자 1만 명을 대표하는 조직체로서 북한의 실상을 알리고 국내외적 연대를 전개하는 한편, 탈북자들이 통일된 한반도에서 중추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데 총력을 다 한다는 계획이다.

▲축사를 한 김영삼 전 대통령ⓒ데일리NK

또 탈북 엘리트를 중심으로 ‘북한전략센터’를 설립, 탈북자들이 대북정책 수립에 참여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예정이다.

특히 위원회는 올해 대선과 관련, “건전한 민주투사 양성과 북한 민주정권 수립을 위해 북한민주화와 인권개선을 강령에 명시하는 정당이나 북한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는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밝혀, 대선 정국에서 위원회의 선택이 주목된다.

위원회는 황장엽 위원장을 중심으로 김성민 자유북한방송 대표, 강철환 북한민주화 동맹 부위원장, 홍순경 탈북자동지회 회장, 허광일 통일을 준비하는 탈북자협회 회장, 안혁 북한민주화운동본부 전 대표 6명이 부위원장을 맡았다.

또한 위원회에는 겨레선교회, 광야횃불선교회, 기독북한인연합, 달래음악단, 북한민주화운동본부, 백두한라회, 서평방송(SPTV), 숭의동지회, 요덕스토리, 자유북한방송, 자유북한군인연합, 탈북민사역자연합회, 통일문필가협회, 통일을 준비하는 탈북자협회, 탈북여성인권연대, 탈북의료인협회, 탈북자동지회, 평양민속예술단, 평화통일탈북인연합회, NK인포메이션센터가 참가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축사를 하기로 예정돼 있었지만 일정상의 이유로 한나라당의 이재오 최고위원과 김기춘 의원이 참석해 이를 대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