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억압정권 물리칠 것…北도 예외 아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독재정권에서 민주화로 가는 과정에는 항상 불안감도 있고 위험도 따르지만 우리가 보아온 것은 인간 정신이 결국은 억압정권을 물리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을 국빈방문한 이명박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단독정상회담에서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연합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국빈방문 중인 이명박 대통령과 양자 정상회담을 한 뒤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최근 중동·북아프리카의 민주화 사태가 북한에서도 가능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변했다.


그는 “모든 사람은 스스로 자신의 운명을 결정하고 싶어하고, 일을 열심히 하면 보상받을 수 있고,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며 종교의 자유를 갖고 싶어 한다”면서 “북한 주민들도 예외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 사람들은 오랫동안 억압적인 정책을 겪어 왔다”고 지적한 뒤 “그런 (억압적인) 정부가 스스로 갑작스럽게 무너지는 시기를 마치 마술의 공을 보듯이 알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북한 사람들이 한국의 성공을 본다면 시장경제와 민주화와 자유가 그들의 후손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준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와 함께 천안함 격침 및 연평도 포격 등 북한의 잇단 도발에 대해 “북한은 계속 한·미 양국의 안보에 직접적인 위협(direct threat)이 되고 있다”면서 “우리 두 정상은 회담에서 북한 문제에 대해 완벽하게 의견일치를 이뤘다”고 전했다.


그는 특히 “북한의 도발은 보상이 아니라 더 강력한 제재와 고립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한 뒤 “국제사회의 요구를 계속 무시한다면 압박과 고립을 부를 것이고, 비핵화의 길로 간다면 기회를 얻을 수 있다”며 “북한이 선택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아울러 “이 대통령과 한국 국민은 북한의 잇단 도발에 뛰어난 역량과 자제력과 해결책을 보여줬다”면서 “양국은 어떤 위협도 억지할 수 있는 능력을 강화하고 경제 뿐 아니라 안보적 협력도 강화키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공동 기자회견에서 남·북·러 가스관 건설 구상과 관련  “당장 (진행)되는 문제가 아니라 시간이 걸릴 것이고 그 과정에 남북관계와 핵 문제도 진전이 있을 것”이라며 “러시아와 북한이 논의를 하고 있지만 아직 3개국이 모여서 논의한 일은 없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 문제는 경제적 측면을 1차적으로 따지겠지만 안보적 측면에서 어떻게 될 것인가는 다음 단계에서 따지게 된다”고 말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러시아 극동 지역에 있는 가스를 한국이 도입하는 것은 오래 전부터 이야기가 돼있고, 일부 도입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북한을 통해 가스를 가져오면 한국은 경제적으로 매우 값싼 가스를 받을 수 있고 러시아는 극동지역 가스를 팔아서 도움이 되고 북한은 통과비를 받아서 도움이 돼 3국이 다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양 정상은 이날 정상회담에서 2009년 6월 채택한 ‘동맹 미래비전’의 취지를 재확인하고 한미동맹을 다원적인 전략동맹으로 발전시켜 나가기로 했다.


또한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에 따른 비대칭적 위협이 현격히 증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더욱 실효적이고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필요한 능력을 보강하고 대비태세를 대폭 강화키로 했다.


이와 함께 북한이 진행하고 있는 우라늄 농축을 포함한 핵 활동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와 ‘9·19 공동성명’ 위반이라는 점에서 북한은 즉각 중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북한 핵문제를 근본적이고 포괄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앞으로도 양국간 긴밀한 공조와 협력체제를 구축해나가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