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화폐교환 상한 액수 왜 자주 변경하나?

북한이 2일 오전부터 화폐교환에 들어가면서 최종적으로 구화폐 교환액수가 기본 10만원, 교환비율은 기본이 100:1로 정해졌다. 이 같은 변화는 북한 당국이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지면서 북한 당국이 교환 한도액수를 최초 발표 이후에 두 번에 걸쳐 수정했기 때문이다.


북한은 11월 30일 화폐개혁 조치를 처음 발표하면서 각 세대당 100:1의 비율로 10만원(구화폐 기준) 한도 내에서 교환을 허용하고 저축은 20만원까지 가능하도록 했다.


당국의 이 같은 발표는 사실상 10만원 이상의 돈은 휴지조각이나 다름 없다는 의미로 주민들에게 받아들여 졌다.


그 이유는 북한 당국이 1992년 화폐개혁 당시 주민들을 대상으로 2만 원까지 저축을 허용했지만 다음해에 돌려준 돈은 최고 4천 원에 불과했다. 이 4천 원을 돌려받은 사람들도 당이나 행정 간부 친척이나 은행원과 알고 지내는 사람들로 한정됐다. 일반 주민 상당수는 한 푼도 돌려받지 못했다. 따라서 저축 액수는 국가에 상납하라는 의미와 크게 다르지 않았던 것이다.


30일 화폐개혁 조치가 발표되자 낮부터 장마당은 거래가 중단되고 대부분의 직장에서 업무가 중단되는 등 큰 혼란이 일기 시작했다. 장마당 상인들은 날벼락을 맞은 셈이다.


장마당에서 주민들의 통곡소리가 끊이질 않고 당국을 향해 불만을 우회적으로 표현하는 등 극도로 흥분된 반응이 나오자 북한 당국은 그 다음날(1일) 교환액수 한도를 5만 원 늘린 15만 원으로, 저축액수도 30만 원으로 늘렸다.


그러나 사태는 진정되지 않았다. 특히 그 동안 장사를 하면서 돈을 모아온 상인들이 본인이 소유한 수십만 원이 휴지조각으로 변하는 사태를 맞게 되자 격앙된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


사태가 좀처럼 진정되지 않자 북한 당국은 2일 최종적으로 10만 원까지는 100:1, 그 이상은 1000:1로 교환해주고 저축 액수는 무한대로 늘린다고 발표한 후에 전국적으로 화폐교환을 시작했다.


이날 구화폐 20만원을 들고 가면 1100원으로 교환을 받는다. 1000:1 비율은 1백만 원을 내야 1천 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사실상 유명무실한 조치다.


현재 북한에서 돈주로 불리는 큰 상인들은 이전부터 중국 위안화나 미국 달러화로 거래를 해왔기 때문에 큰 타격을 받지 않을 전망이다.


또 하루 벌어 하루 먹는 영세상인들은 보유한 현금이 적기 때문에 마찬가지로 타격이 작다. 그러나 북한돈으로 다량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중간층의 타격이 클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