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신형 ICBM 제작 정황 포착…김정은 기습 발사 노리나?

북한 당국이 2017년 들어 연이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실험 발사를 예고한 가운데, 북한이 ICBM으로 추정되는 신형 미사일 2기를 제작한 정황이 포착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김정은이 ICBM 발사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시기에 기습적으로 강행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우리 정보당국은 북한 내부의 정치행사가 몰려 있는 2월과 4월, 한미연합훈련인 키 리졸브 연습이 실시되는 3월 등을 ICBM 도발 시기로 예상해왔다. 2월은 김정일의 생일 75돌(2월16일)이고, 4월은 김정은 당 제1비서 추대 5주년(4월11일), 김일성 대원수 추대 25주년 및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추대 5주년(4월13일), 김일성 생일 105돌(4월15일) 등이 있다.

북한은 특히 정주년(5년, 10년 단위로 꺾어지는 해)에 대규모 정치행사나 탄도미사일 도발을 감행한 사례가 많았다. 이 때문에 ICBM 도발 시기를 2월과 3월, 4월 등으로 예측해 온 것이다. 하지만 북한이 신형 ICBM으로 추정되는 미사일 2기를 최근 제작한 정황이 포착되면서 발사시기를 단언할 수 없게 됐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오는 20일 출범하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에 ‘전략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목적 때문에 미사일을 노출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최근 북한의 대표적인 미사일공장에서 제작된 것으로 알려진 신형 ICBM 2기는 이동식 발사차량(TEL)에 탑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사일을 탑재한 TEL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언제든지 신속히 발사하고 터널 등에 숨을 수 있어 피격 가능성이 작다는 군사적 장점이 있다.

이번에 포착된 신형 ICBM은 기존 ICBM인 KN-08(19~20m)이나 그 개량형인 KN-14(17~18m)보다 짧은 것으로 분석됐다. 동체 길이를 짧게 해 전체 무게를 줄이면서 대기와 마찰을 최소화해 비행 거리를 늘리려는 목적인 것으로 추정된다.

2단 형태인 이 미사일은 지난해 4월 지상분출 시험을 한 대출력 엔진(액체연료) 3, 4개를 결합한 형태로 1단 추진체를 구성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북한이 당시 ICBM용 발동기(엔진)라고 밝힌 이상 다른 엔진을 장착할 이유가 없다는 것.

다만, 전문가들은 북한이 신형 ICBM을 쏘더라도 ICBM의 일반적인 비행 거리인 5500km를 넘지 않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만약 6500~7000km를 비행하면 하와이 인근에 낙하할 수 있는데, 이런 상황이 벌어지면 미국의 강력한 대응에 직면할 수 있고 북-미 관계가 파국 상황으로 치닫게 된다는 것을 북한도 잘 알고 있을 것이란 지적이다.

이와 관련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19일 데일리NK에 “북한이 신형 ICBM을 제작했다는 것은 트럼프 취임에 맞춰 미국 새 행정부에 어떤 행동을 취할지 만반의 준비를 다 했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도 “(ICBM 발사는) 한국에 전개돼 있는 미국의 전략자산 등을 고려해 조심스럽게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ICBM 개발 수준에 대해 신 대표는 “일각에선 북한이 ICBM 발사를 위해 대기권 재진입기술을 확보해야 한다고 지적하는데, 대기권 재진입기술은 작년 6월 무수단 미사일의 고각 발사를 통해 이미 보여줬다고 생각한다”면서 “북한이 ICBM 기술을 아직도 확보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너무나 낙관적인 판단일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