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20여개 SNS 활용해 대외 체제선전 주력”



▲북한 조선의 오늘이 운영하는 트위터. /사진=화면 캡쳐

북한이 대외 체제 선전을 위해 공식적으로 운영하는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계정이 모두 24개에 달한다고 미국의 소리 방송(VOA)이 23일 보도했다. VOA가 분석한 바에 따르면, 북한 선전매체 ‘조선의 오늘’ 등은 트위터나 유튜브, 구글 플러스, 텀블러, 플리커, 핀터레스트, 유쿠, 인스타그램 등 전 세계인이 쉽게 활용할 수 있는 SNS에 버젓이 체제 선전물을 게재하고 있다.

2000년대 후반부터 SNS 사용자가 급격히 늘어남에 따라 북한도 이를 체제 선전 도구로 적극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 SNS 계정들은 대부분 2014년에서 올해 사이에 가입한 것으로 분석된다.

VOA는 북한이 ‘조선의 오늘’ 외에도 ‘우리민족끼리’와 ‘메아리’ ‘통일의 메아리 방송’ ‘김일성 방송대학’ 등으로 불리는 ‘우리민족 강당’ 등의 사이트를 연계, SNS를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인터넷 라디오 방송과 유사한 ‘통일의 메아리 방송’ ‘우리민족 강당’은 미국 애플사가 운영하는 팟캐스트를 활용해 체제 선전에 나서 주목된다. VOA가 공개한 ‘우리민족 강당’ 강의 녹취를 보면, “안녕하십니까. 이 시간에는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께서 정규무력의 핵심 부대를 창설하기 위한 사업을 힘 있게 밀고 나가신 데 대해서 학습하겠습니다”는 내용이 다뤄지고 있다.

게시물을 올리는 형태의 선전용 SNS들도 하루에 적게는 3개, 많게는 10여 개의 글을 올릴 만큼 활발히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시물은 주로 북한 체제 홍보나 그날그날의 북한 뉴스 등으로 구성돼 있다. 특히 단문 형태의 글 외에도 사진이나 동영상 등도 게재돼 있다.

북한이 이처럼 SNS 운영을 활발히 하는 의도에 대해 VOA는 컴퓨터 전문가 마틴 윌리엄스의 말을 인용, “북한 당국이 한국 정부의 인터넷 검열을 피하려는 목적”이라고 풀이했다. 한국 정부가 북한 웹사이트를 유해 사이트로 지정하고 아예 접속하지 못하게 차단해뒀지만, 북한이 운영하는 SNS에 접근하는 것까지는 막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란 얘기다.

다만 북한이 SNS 운영에 상당한 공을 들이는 것에 비해 전 세계 네티즌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우리민족끼리’의 트위터에는 누구나 접근할 수 있지만, 이를 인용하거나 리트윗(자신의 SNS로 공유)한 경우는 단 한 건도 없다. 또 유튜브 ‘조선의 오늘’ 페이지에 올라온 동영상들도 대부분 조회수가 50여 건에 불과하다. 북한이 체제 선전에 사용하는 문구나 사진 등이 최근 SNS에서 유행하는 방식에 크게 동떨어져 있어 네티즌 유인에 실패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그동안 유튜브에서 운영되던 북한 조선중앙TV 채널은 최근 ‘유튜브 커뮤니티 규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폐쇄된 것으로 확인됐다. VOA 따르면, 현재 해당 계정은 접속이 불가능하며, 900개에 달했던 영상물 역시 모두 삭제된 상태다.

유튜브 조선중앙TV 채널의 경우, 지난 2013년 9월 개설된 이래 북한 뉴스와 영화, 다큐멘터리 등을 하루 1~5개씩 올려왔다. 북한 선전 매체를 올리는 유튜브 채널 중에는 그나마 네티즌들에게 가장 많이 조회됐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해당 채널은 ‘조선중앙방송위원회’가 운영한다고 소개돼 있지만, 일각에서는 실제 북한이 운영하는 채널이 아닐 수도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