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천달러에 마식령‧백두산 구경” 北, 외화확보 안간힘

소식통 “‘김일성‧김정일 기금’ 내세워 우호 외국인 자금 확보 움직임”

북한 당국이 최근 김정은 체제에 신설한 ‘김일성‧김정일 기금’을 통한 외화확보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일성‧김정일 기금’ 회원의 북한 방문시 거액의 돈을 받고, 최근에는 강원도 마식령 스키장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고 소식통이 알려왔다.

북한 고위 소식통은 13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기금회원 가족들이 3000달러(약 320만 원)를 내면 전용비행기를 타고 백두산과 마식령 스키장, 평양시를 구경할 수 있다”면서 “최근 마식령 스키장을 찾는 외국인들이 많아지면서 ‘마식령 외화벌이기지’라는 새로운 말도 생기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이어 “마식령 스키장은 국내 주민들에게서도 높은 금액을 받아내고 있는데, 현대식으로 꾸려졌다는 선전물들이 텔레비전을 통해 공개되면서 돈이 좀 있는 사람들은 한번쯤 가고 싶어 한다”며 “또 해외여행자들도 필수로 들르게끔 일정이 되어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마식령에 돈을 뿌리게 된다”고 부연했다.

이처럼 북한 당국은 최근 마식령 스키장을 대내외에 적극 선전하면서 이용객들을 모집하고 있다. 대북 제재로 통치자금줄이 차단된 상황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는 평창동계올림픽 당시 김정은의 최대 치적으로 내세우는 마식령 스키장에서 공동훈련을 진행하면서 매체를 통해 적극 홍보한 것에서도 읽혀지는 대목이다. 결국 새로운 외화벌이의 수단으로 삼아 경제적 어려움을 타파하겠다는 의도다.

소식통은 “폐쇄된 국가에서 고급 스포츠를 즐길 수 있다는 심리를 이용해서 외국인들을 끌어들일 수 있다면 외화도 많이 확보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여기서 ‘김일성‧김정일 기금’이라는 명분을 내세운 것도 주목된다. 이는 선대(先代)에 우호적인 사업가들의 기부를 이끌어 내는 방식으로 현재 대북 제재 국면을 극복해 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소식통은 “‘김일성‧김정일 기금’은 주로 해외 투자자들을 통해 현금을 지원받는데, 일부 현물을 기부하는 단체나 개인도 있다”면서 “캐나다와 중국, 러시아는 물론이고 유럽과 미국에서도 지원자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영어와 중국어 등으로 홍보 책자를 제작해 김일성‧김정일 생전의 사업들을 적극 홍보하여 기부를 이끌어 내고 있다”면서 “이는 자금을 낼 수 있는 우호적인 인사를 지속적으로 발굴하겠다는 의지가 읽혀지는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김일성‧김정일 기금’은 김일성 생일 100돌과 김정일 생일 70돌(2012년)을 맞아 신설됐다. 이는 2007년 발족한 ‘국제김일성기금’을 확대‧개편한 것으로, 김부자 시신 보존 및 북한 김정은 통치자금 확보라는 목표에 따라 운영되고 있다.

북한 방문시 외국인들이 탑승한다는 전용비행기. /사진=내부 소식통 제공
경제학 전공 mjkang@uni-medi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