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개성 근로자 나몰라라…”고향으로 돌아가라”

북한 당국이 개성공단 근로자 중 평양, 황해북도 지역 출신 근로자와 가족들을 해당 지역으로 이주시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개성공단이 중단됨에 따라 실업자가 된 5만여 명의 생계를 책임질 수 없게 되자 이같이 조치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앞서 데일리NK는 지난 3일 개성공단 북측 근로자들이 황해북도 지역 공장·기업소에 배치되고 자본주의 사상 탈피를 위한 강도 높은 ‘정신교육’을 받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황해북도 사리원 소식통은 8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당국은) 개성공단의 전면중단과 관련하여 그곳에서 근무하던 타 지역 출신 근로자들을 평양과 사리원으로 가족단위로 철수시키고 있다”면서 “개성공단 근로자들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해당 출신 지역으로 무리하게 배치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소식통은 “현재 개성공단 근로자들뿐 아니라 가족들은 ‘앞으로의 생계 때문에 앞길이 막막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면서 “개성공단에 희망을 걸고 뇌물도 쓰고 힘을 들여 개성공단에 배치 받았는데,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라니 주민들은 죽을 맛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위(당국)에서 무리하게 공단을 중단시키면서 5만 명에 달하는 근로자들의 생계를 책임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각 지역에 책임을 떠넘기고 있지만 해당 지역도 사정은 마찬가지라 무리 배치된 근로자와 가족들의 생계는 곤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개성 출신 근로자들과 관련, 소식통은 “개성에 거주했던 노동자들은 현재 공장과 농촌(협동농장)에 분리 배치돼 생활하고 있어 노동자들은 개성공단 재개는 ‘물 건너갔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면서 “개성 지역에 배치된 노동자들도 막막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평양, 사리원에 이주한 노동자들 속에는 단위 책임자들도 있어 공단 재개는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북한 당국은 개성공단 근로자들에 대한 노동 수요가 증가하자, 개성 지역이 아닌 타 지역에서 상당수의 노동자들을 선발해 개성공단에 배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평양과 황해도 지역 주민뿐 아니라 북한 전역 주민들 사이에서 개성공단에 가면 안정적인 배급과 좋은 처우를 받을 수 있다는 소문이 확산됐다. 때문에 일부 주민들은 개성공단 근로자로 배치받기 위해 간부들에게 뇌물을 바치는 일도 비일비재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와 관련 고위 탈북자는 “북한 당국이 5만여 명에 달하는 개성공단 근로자들을 관리하기 힘들기 때문에 지방에 무리하게 배치시키고 타 지역 출신은 해당 지역으로 돌려보내고 있는 것”이라면서 “5만의 근로자들과 가족들을 책임질 능력이 없는 당국이 지방에 떠넘기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