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전역 ‘김정은 목숨으로 사수’ 구호 설치 지시

28일 평양에서 김정일의 본 영결식이 진행된 것과 때를 같이해 전국의 지방 기관과 사회 단체, 일반 주민들도 해당 지역 광장과 경기장 등에 모여 영결식을 진행했다.



28일 양강도 소식통은 “오늘 장군님의 영결식 행사를 김정숙 예술극장 앞 광장에서 진행했다”며 “도당, 시 당, 도 인민위원회, 도 보안부를 비롯한 도안의 모든 간부들과 주민들, 여맹원들, 대학생들이 모여 집체적으로 행사를 거행했다”고 전했다.



소식통이 전한데 의하면 27일 저녁 각 동사무소의 동당비서들이 직접 인민반원들에게 알림장을 들고 다니며 행사참가자들을 체크했다. 동당비서들은 ‘오늘만은 모든 걸 다 내려놓고 행사에 집중하라’는 지시와 장마당에 일체 나가지 말 것을 지시했다.




소식통은 “도당에서 도 기관·기업소, 단체들에게 영결식이 끝나고 29일 중앙추모대회가 진행되기 전까지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를 수반으로 하는 당중앙위원회를 목숨으로 사수하자’는 구호를 내걸라고 지시했다”며 “이 같은 지시로 도 미술관을 비롯한 소년회관 직관원(미술 전문자)들에게까지 글씨를 부탁하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의 당 기관을 비롯한 공장, 기업소 정문에는 ‘경애하는 김정일 동지를 수반으로 하는 당중앙위원회를 목숨으로 사수하자’는 구호가 걸려있었다. 이 구호는 김일성이 사망한 이듬해 1995년 10월 인민군 군부대들에서 시작돼  전군중적 운동으로 확산됐다.



소식통은 “전에 있던 장군님 구호를 내려야 되는지, 아니면 그 옆에 함께 세워야 하는지 몰라 아랫단위 (기업소, 동사무소, 대학, 병원)에서는 갈피를 못 잡고 있다”며 “혹시 모를 불이익 때문에 결정을 못하고 상부 기관 눈치를 보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어 “애도기간행사로 눈 코 뜰새 없이 바쁜 속에서도 간부들이 서로 경쟁적으로 지시를 내리다 보니 사람들 속에서는 ‘정신을 못 차리겠다’, ‘조직적이지 못하고 제 각각이다’는 비판도 나온다” 고 주민들의 반응을 전했다. 



함경북도 소식통도 “수령님 서거 때와는 다른 모습이다. 간부들이 지금 이 같은 상황에도 서로 잘 보이려고 허둥대는 모습이 눈에 보일 정도다”며 “전에는 관심도 안보이던 도당 선전비서가 직접 나서서 이미 모신 김정은 동지의 구호 설치를 일일이 점검하며 재촉하는 지시를 내리고 있다”라고 말했다.